야호! 인소닷에선 처음이네요
이거 오토바이 이야기 예전에 인터넷에서 보고
되게 좋아했는데 갑자기 삘 꽂혀서 +_+
소설로 바꿔서 올려봤어요
어린왕자의 소원
[Prologue]
그러니까.... 내가 16살때였나...?
아 맞아. 중 3이었을 때니까 16살이 확실하지.
그날은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날이었어.
그리고 가온이하고 내가 사귄지 정확히 700일 되는 날이었지.
그 날, 가온이와 나는 700일 여행으로 바다에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되돌아가는 중이었어.
"재밌었다!! 그치? 가온아"
"응. 도연이라는 애가 나 바다에 빠뜨려 죽일뻔한거하고
볼에 뽀뽀한번 했다고 나 딱 죽기직전까지 팬거만 빼면 재밌었는데!"
"김가온, 아직도 그 얘기야? 남자가 되서 째째하게...
그거 미안하다니까?응?"
"그 때 한여사가 때린 허리 아직도 아퍼.
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어떡할거에요?"
씨익.. 개구지게 웃으며 장난스레 말하는 가온이.
내가 어이없단 듯 픽 하고 웃고 가온이의 한쪽팔을
아프지 않게 때리자 가온이는
"으... 아퍼"
하고 괜히 엄살을 부리지.
버릇처럼 한쪽눈을 찡긋거리면서 말이야.
그리고선 입을 댓발 나온채로 자기는 맞고사는 남자친구다,
여자친구가 너무 폭력적이다 하면서 투덜거리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가온이의 등 뒤에서 광년이처럼 나 혼자 키득거리면
가온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선 고개를 뒤로 돌려 잠시 날 바라보지.
그러고선 이내 방긋 웃으며 다시 정면을 바라봐.
응.. 그러니까.. 이 때까진 참 많이 행복했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게 마음대로 되진 않아어.
가온이는 지금 오거리에서 자기가 신호위반을 했을 때부터 그 행복이
없어지고 말꺼란걸 미리 알아버렸거든.
그런데... 난 바보같게도.. 그걸 깨닫지 못했지. 그때에는...
"어이구, 어이구. 김가온씨. 아주 미쳤구만!
아무리 니가 타락한 라이더라고 해도 지금 저 차가 쌩쌩 달리는
오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하면 어떡하냐? 응?"
가온이에게 잔소리를 해주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어.
그런데 내 잔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대답을 하지 않고
가온이의 안색은 창백하게 변해버리지.
"얼레? 가온아, 김가온?"
내가 가온이의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이면
이내 정신이 돌아온 듯 다시 한번 개구지게 씨익 웃는 가온이.
"응? 도연아, 아무것도 아냐. 응.
그냥... 재밌잖아. 원래 타락한 라이더의 로망은 신호위반이야."
"얼씨구. 그래 잘나셨어. 김가온군"
내가 어이없단 듯 픽 웃자 가온이는 한쪽눈을 찡긋하는 버릇을
내비치며 자신이 쓰고있던.. 풀페이스 헬멧을 나에게 씌워주지.
그로인해 나는 고글모 위에 풀페이스 헬멧을 또 한개 쓴 우스꽝스런 꼴이 되고말아.
"엑! 김가온,뭐야~"
"한도연 개그맨으로.. 아니 여자니까 개그우먼인가?
도연이 개그우먼으로 만드는 짓인데요"
"가온이 너 머리가 이상해졌구만? 응?"
"응. 나 원래 이러잖아. 그니까 한여사가 쓰고있어. 오케이?"
이 땐..그냥 단순히 가온이가 장난을 치는건줄로만 알았지.
몇십분 후에 일어날 일을 알았더라면.. 지금 가온이가 실현하고 있는 계획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가온이의 헬멧을 다시 가온이에게 씌워줬겠지.
"아. 있잖아. 도연아"
"응. 왜?"
"내가 지금 목적지를 바꿀껀데! 병원으로"
"엥? 왜?"
"아까 도연이가 바다에서 때린 허리하고 몇십분전에 때린
팔이 죽도록 욱씬거리거든요"
"어이구.. 엄살은.. 그냥 집으로 가자. 나 피곤해."
나의 말을 철저히 무시하고선 한솔 병원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가온이.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곤
잠자코 가온이의 허리를 꽉 잡고 병원으로 향했지.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째서인지 점점 오토바이의 속도가 올라가는 것.
그리고 병원에 거의 다 도착했을 즈음,
그러니까 병원에까지 2km정도 근접했을 때 즈음에는
계기판이 가리키는 오토바이의 속도가 135km를 육박한것.
"가온아, 속도 좀 줄여. 너무 빠르잖아. 멀미날 것 같애"
"싫어. 멀미하지 말고 속도를 즐겨. 도연아"
"진짜 멀미날 것 같다니까?"
또 한번 가온이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조금씩 올라가는 오토바이의 속도.
136...137...138...
"있잖아. 도연아"
"응. 왜?"
"좀 있으면 병원에 도착해."
"응. 알어"
"병원에 도착하면 의사들이 우리 마중나올건데.."
"의사가 왜 우릴 마중나와? 가온이 너 의사랑 친해?"
"아니. 친하진 않은데 마중나와. 그럼 있잖아.
도연이 너는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거야. 알겠지?"
".......응?"
내가 불길한 느낌을 느낀건 이 때부터였어.
진짜 바보같게도.. 멍청하게도.. 가온이의 개구진 웃음이
슬프단 걸 지금 알아버렸어.
가온이의 반달로 접어진 예쁜 눈에 눈물이 고여있다는 걸 지금 알아버렸어.
"근데 눈 뜨고 일어나고 괜찮아지면 옆에 나는 없을건데.."
"...가온아...?"
"그래서 아침마다 김밥 못 사다주니까
아침밥은 알아서 꼬박꼬박 먹고다니고"
"....가온아"
"지각하면 몸빼바지 학주한테 빠따로 20대 맞으니까
지각은 하지말고.. 이제 내가 대신 40대 못 맞는단말야."
".......가...온아..."
"나 옆에 없다고 울지말고"
"김가온...."
"다른사람이랑 사랑하고"
"김가온.....!!!!!!!!"
그리고.. 지금 확실히 알아버렸어.
가온이가 오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한 이유.. 아니,
할 수 밖에 없던 이유.
내가 멀미하는 걸 싫어해서 나랑 같이 오토바이를 탈 때에는
항상 오토바이를 천천히 몰던 가온이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이유..
"브레이크........."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빌어먹게도 오토바이의 브레이크가 고장나버려서..
".....가온아..... ....가온아..."
"마지막으로... 들어주세요."
"....가온아... ....김가온...."
........
..........
.....
............
"사랑해.... 많이 사랑해...
도연아... 되게 많이 사랑해."
가온이의 슬픈 고백을 끝으로 ..
콰앙....... 한솔병원 앞에서 바닥에 곤두박질 쳐버리는
가온이의 오토바이.
병원 앞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우리에게 달려오지.
"이봐요. 괜찮아요?정신차려봐요"
우릴 둘러싼 사람들 중 한명인 어떤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은 것을 마지막으로..
온몸을 피로 뒤집어 쓴 주제에 날 지켰다는게 기쁜 듯 예쁘게 웃고있는
하지만 심장이 멈춰버린 가온이를 본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눈을 감아버렸고 마중나온 의사들로 인해 응급실에 들어가버렸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2008년 11월 30일
김가온과 한도연의 700일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한도연 중상
김가온 사망
첫댓글 이런이야기좋아해요!!!!!!!우항항!재밌게써주세요~계속계속읽을께용~
우앙 감사해요 ㅠ3ㅠ 열심히 쓰겟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