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부터 가기로 맘 먹고
8시부터 일어나서 장 보고
10시부터 갈 준비해서 도착한 잠실.
3시반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초밥부터 뜯기 시작. 줄줄이 나오는 빵.. 방울 토마토 줄기차게 먹어대다보니 드뎌 경기 시작.
시작하자마자 로페즈 공에 심판 손은 올라가지 않아 우리는 아저씨를 불러댔고
결국 두산 공격일 때는 경기장에서 보기로는 누가 뭐래도 아웃 같아 보이던 김동주의 홈인. 집에 와서 얘기 들어보니 뭐? 포수가 팔이 짧아 태그가 정확히 안된거였다고? 에라이!
최희섭의 수비에러 다음에 맞은 만루홈런. 왜 이렇게 에러를 하고 나면 홈런을 잘 맞을까? 투수 마인드가 그렇게나 흔들리는 걸까? 하위타선이라 크게 걱정은 안했었던터라 충격이 더 컸다.
내가 만루홈런 맞는 꼴을 보려고 여길 왔던가.... 정말로 눈물 날 뻔 했다.
두산 응원단들이 칠대빵 칠대빵 이러면서 응원하는데 사람들이 왜 훌리건 되는지 알겠더라 바로 옆에서 그렇게 응원하는 거 들으면 피 거꾸로 솟을 듯.
야구에 좀처럼 재미를 못 붙이는 신랑을 겨우 끌고 왔던 경기인데 이렇게 된 이상 7회에 4점 이상 나면 더 보고 아니면 그냥 7회까지만 보고 가기로 신랑과 딜을 완료하고 시작한 7회.
장성호 홈런 나올 때는 진짜 잠실 기아팬 3만명(매진이었으니 3만 5천명. 두산 5천명 계산 ㅋㅋ) 전부 정신줄을 놓고 우린 정말 미쳤었다.
옆자리 사람들은 진 게임이라고 바람 빼고 가방에 넣었던 막대풍선을 다시 꺼내 입으로 불어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도 장성호 홈런 전에 다 불어서 홈런 때 정말 사람들 미친 듯 응원할 때 같이 하시더군.
그리고 8회말 너무나 허무하게 준 1점. 도루의 중요성을 배운 자리였다. 우리는 도루 성공 빵개에 도루하다 아웃된 김상현 한 개가 끝.
9회초는 그냥 보지 않고 8회말 후 바로 퇴장. 차를 가져가지 않아서 주차 때문도 아니었다. 가는 길에 두산 팬들이 최강 두산을 외치는 걸 들으면서 아무 소리 못하고 속으로 젠장젠장 거리고 있을 상황이 싫어서였다.
못 이긴다는 걸 어떻게 확신했을까?
9회초는 9번타자 이현곤부터 시작 1번 이종범 2번 대타 최경환 3번 나지완. 이현곤이 설사 출루한다고 해도 이종범은 이미 오늘치 안타능력을 다 쓴 듯 보였고 최경환이 또 안타를 친다해도 나지완이 설마?
어떻게 해도 아무리 최강의 경우의 수를 조합해도 1점 이상은 무리였다. 동점을 만들면 뭐해 두산이 또 끝내기 점수 낼 건데. 동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뭐 대충 이런 계산으로 나오고 집에서 봤더니 초강의 경우의 수 조합도 안된건지 그냥 조용히 경기 종료더라.
이렇게 된 이상 내일은 죽자사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하는데... 할.......수........ 있겠지?
참,...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처음에 4위만 해도 행복할 때가 엊그제였는데. 제발 4위 유지해서 플레이오프 가자고 생각한 게 몇 달 전인데
졌어도 행복했다. 재밌었다. 흥분에 겨웠다. 짜맀했다.
피에스 : 네네치킨 파닭을 시키고 받은 순간에서야 깨달았다. 파닭은 냄새가 넘 심해서 주변사람들한테 피해가 된다는걸. 그래서 알바도 파닭을 시킨다고 했을 때 살짝 놀랬었던걸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몇 조각 먹었는데 다행히도 네네치킨 파닭은 에러더라. 먹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