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전국 산림청 숲해설가 체험수기공모에 247명이 참여하여 당당2등을 한 제 작품입니다.
시간여유 있으신 분들 읽어 보시라꽁^^*?~심심해서.....ㅎㅎ
2009년 산림청 전국 숲해설가 체험수기 공모-'은상'수상 작
백운산을 짝사랑한 숲해설가
지은이 / 숲해설가 정다임
어린 시절,
산으로 들로 뛰어 놀기 좋아하던 말괄량이 시골 아이였던 나는 9살이 되던 어느 날,
오른쪽다리에 골수염수술을 했다.
하마터면 장애자가 될 뻔 했지만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열심히 산을 오르내리며 다리를 달랜 것이 효과를 보게 되어
누구보다도 건강한 삶을 살며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이 벌써 27년째,
처음엔 건강을 찾으러 산에 다녔고
나중엔 산이 좋아 주위사람들로부터 산에 미쳤다는 말까지 들으며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산행가이드 노릇을 했다.
그러다 내 경험만이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자격증에 도전해 보지 않겠느냐는 지인의 권유로
우리 지역 대학교의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을 수강하게 되었다.
늦공부가 신나는 데다 적성에도 잘 맞아서
나는 ‘자연환경’ ‘문화유산’ ‘순천만 생태’ ‘생태수도지도자’ ‘생태유아지도자’ ‘스토리 텔링’ 등
틈만 나면 환경관련 교육에 닥치는 대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기회가 닿아 순천만 에코가이드로 활동을 하고 있던 중
산림청에서 실시하는 산림문화 일자리 창출로
2008년 백운산 숲 해설가 1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겠다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냈고
운이 좋아 2008년 2월18일 백운산 휴양림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숲 해설가란 말을 처음 접하게 되는 휴양림에서는,
채용한 목적이 명분만 숲 해설이라 하고 통나무집청소와,
생태 숲에 야생화를 옮겨 심는 일이라 하여
처음엔 시키는 대로 호미를 들고 생태 숲에 들어가 풀을 매고 통나무집청소를 하였다.
그렇지만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향기로운 숲속 체험과 생태 숲 식물과 휴양림의 위치를 파악하며
숲속 모니터링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사무실 눈치를 보면서 주변 환경과
그동안 내가알지 못한 광양의 문화유적의 모니터링도 해 왔다.
자연물을 이용하여 오감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에도 신경을 써 왔으며
쉬는 날에는 시시때때로 변화는 백운산 모습을 담으며
소식을 전해주는 숲의 전령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2달을 지내고 담당자를 찾아 갔다.
용기를 내어 새로운 계획에 가슴 설레며
‘휴양림 청소와 생태 숲 야생화 옮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숲 해설가의 역할을 하게 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어렵게 운을 떼었지만,
담당자 이 주사님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흔쾌히 숲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라는 허락의 말씀이
마치 무릉도원으로 가는 티켓과 같이 느껴져
나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동안 풀 뽑고, 주변 청소를 하면서 틈틈이 구상해 놓은 프로그램을 열심히 소개했고,
휴양림 홈페이지에 올리기로 하였다.
그때부터 아직은 생소하기만 한 숲 해설가라는 직업에 걸맞은 역할을 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사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먼저 숲 체험시간표를 직접 만들어 홈페이지는 물론
내가 활동하는 카페마다 게시판에 올리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평소 친분이 있던 선생님들에게
전화와 메일을 보내드리면서 홍보를 하였다.
ppt 자료를 만들어 휴양림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곳에 붙였다.
신바람이 났다.
매점 유리창에는 주인에게 양해를 얻어 체험사진과 나무목걸이를 만들어
실체의 모습을 걸어 놓고 홍보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동분서주한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실망감이 앞섰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섣부르다고 판단했기에 홍보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숲 해설시간은 오전 10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황토 길에서 맨발체험과 동시에 실시하기로 하고
그곳에서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살피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백운산이 위치한 광양의 문화유산 해설까지 곁들였다.
또한 호남정맥을 완주했던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백운산 등고선의 지도를 만들어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 앞에서
우리나라 산줄기와 산 경표, 백운산의 산줄기와 얽힌 이야기도 해설에 넣기로 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하기로 하고,
날마다 10시가 되면 황토길 입구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 역시 처음부터 호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자, 계획을 바꾸어 30분을 더 기다려 보기로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제 사람들을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숙박동을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으로 해설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통나무집 문을 노크하여 숲 해설가라 인사하고
휴양림 방문에 불편사항은 없었는지를 물었으며
더불어 휴양림의 자연에 궁금한 것은 없는지도 물었다.
그들은 특히 야영장과 오토캠프장에 쭉쭉 뻗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테-다소나무를 가장 궁금해 했다.
나는 신이 나서 설명을 했으며 배운 대로 소나무 분류를 해 드렸다.
바람에 솔솔 스며드는 향기 ‘피톤치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보호색에 대한 설명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눈을 반짝이며 흥미롭게 듣는 아이들과 직접 찾아다니는 성의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들어주는 어른들을 보고 숲 해설가로서의 내 역할에 대한 희망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그 희망을 붙잡아 나는 인사를 드리면서,
숲 체험프로그램이 있으니 다음에 오실 땐 꼭 참석해 보시라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사무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없이는
나의 이런 소박한 노력은 말짱 헛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휴가철을 맞아 휴양림 일이 바빠지자
사무실에서는 ‘지금까지 숲 해설 안 해도 손님은 많이 오고
별 지장 없이 잘 되어 왔다’ 며
나에게 다시 본연의 임무였던 숙박동 청소 및 생태 숲 잡초 제거만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제 시작인 숲 해설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숲 해설가의 역할을 내세우며 고집을 부리면서
숲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내 의지가 워낙 강했던지
사무실에서도 손님이 많은 금, 토, 일은
무조건 숲 체험하는 날로 정하자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 주셨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그동안 홍보 했던 것이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치원, 초등학교어린이들의 방학숙제로
날마다 체험 프로그램을 찾는 어린이뿐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인기짱이 되었다.
숲에서 나무를 베어 오는 일부터 시작해
기계로 원판을 자르고 하는 일들이 여자인 내가 혼자 하기에는 버거운 일이었지만
이 주사님의 도움을 받아 자연을 이용한 것이라면 다 체험프로그램에 넣기로 했다.
단순히 만들기만을 하는 체험이 아니라 나무목걸이(나무에 얽힌 이야기),
솔방울공예(솔방울의 변화), 솟대 만들기(솟대의 역사)등,
재미있는 이야기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갔다.
짧은 기간에 체험 프로그램은 열심히 노력한 대가로 자리를 잡았다.
작년 가을 광양시 문화행사 이곳저곳에서 참여해 달라는 요청으로
도서관문화행사와 평생학습축제에 나무목걸이, 솔방울공예 체험은 최고 인기를 누렸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노력한 보람은 눈물이 나도록 좋았다.
꽃이 피어 열매가 익어 가는 것처럼 노력의 결실을 맺어 지고 있을 무렵
나는 소리 없이 평가를 받아 휴양림을 다녀간 분들이 아끼지 않고
시청 홈페이지에 칭찬 글을 올려
2008년 12월 1일 광양시 시장님으로부터 표창(공로)장을 받았다.
이렇게 큰상을 받은 나는 그동안 나를 아껴주시고 믿어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며 그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작년한해 숲 체험을 하고 가신 분들이 5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정신없이 한해를 보내고 2009년 재계약을 하려 하자 남편은 쉽게 승낙을 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한 백운산 숲 해설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 열정을 쏟았던 탓이었을까?
가정에 소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고3, 고2인데도 일에 빠져 돌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노력하여 만든 숲 체험을 흐지부지하게 만들 수 없어,
나는 염치불구하고 남편을 열심히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는 것도 좋은 엄마의 역할이지만
내가 내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도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고 자위하면서…….
다시 근무하게 된 나는 먼저 생태 숲에 큰 나무를 이용해 곤충과 인형을 만들었고,
생태관안에는 신령스런 백운산의 삼 정기(봉황, 여우, 돼지)를 나무 조각으로 연출을 하였다.
모두가 박수를 보내 왔다.
지금은 방송에서 ‘피톤치드’ 정보로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아오고 있다.
숲에 대한 이해와 숲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에 웰빙 운동으로 등산이 최고라고 말한다.
이제 나는 숲 해설을 하기 위해 통나무집 문을 두들기지 않아도 된다.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은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칭찬을 하며 홍보도 스스로 해 주신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고맙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을 때마다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해 온 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나의 일에 이해 못하던 남편도 든든한 후원자다.
올 3월 말에는
백운산에 ‘큰 바위 얼굴(박 준영도지사님께서 지어주신 황제바위)’을 발견하였으며
매일 오전 10시가 되면 방문객들과 황토 길에서
맨발체험과 함께 풍욕을 즐기며 산림욕을 하고 있다.
‘피톤치드는 곧 숲의 정기요, 숲의 정기는 땅의 기’라고 감히 말한다.
오늘도 나는 백운산을 찾는 분들과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백운산 지킴이로 내가 최초 발견한 큰 바위아래서
숲과 문화를 겸비한 멋진 산행안내자가 되는 목표를 향해 도전한다.
바람에 살랑대며 춤을 추는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오늘도 나는 고즈넉한 가을날에 부족하지만
마음의 열정을 담아 맑고 맑은 숲을 향하여 인생의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