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가 필요한 5가지 이유
노후소비의 불가항력인 지출명세서는 최소생활도 어려운 형편이다
항간에 떠도는 농담이다.
은퇴세대를 둘러싼 ‘3대 바보론’이다.
첫째는 자식한테 집 물려주고 얹혀살며 용돈 받아쓰는 바보다.
여기에 손자까지 봐주면 둘째 바보다.
셋째는 환갑 넘어 집 넓혀가는 바보다.
씁쓸히 웃어넘기되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주위엔 이런 3대 바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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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 비웃는 이유는 뭘까?
시간·금전통제가 힘들어 생활독립을 방해받기 때문이다.
압권은 사실상의 자산포기다.
자녀에게 넘기든 대형평형에 내걸든 평생의 생애자산을 턱하니 거대위험에 노출시킨 것과 같다.
장수사회라면 있어선 안 될 위험천만한 유동성포기는 악수다.
돈은 늙을수록 절실해진다.
“늙은이한테 돈이 왜 필요해”라 묻는다면 판단미스다.
늙어갈수록 지갑은 든든해야 옳다.
대접은커녕 괄시라도 안 받자면 필수다.
자금용처가 한두 곳이 아니기에 늙을수록 돈은 효자일 수밖에 없다.
“늙으면 죽어야지”의 넋두리는 새하얀 거짓말로 판명난지 오래다.
시대환경은 잘 늙지 않을뿐더러 죽는 일조차 쉽게 허락지 않는다.
고비마다 등장하는 현대의학의 놀라운 장수기법 덕분이다.
찾아온 저승사자는 현관문조차 못 열고 되돌아간다.
묵묵히 터벅터벅 살아내는 수뿐이다.
살자면 돈은 필수다.
3대 바보처럼 행동해서는 결코 안 된다.
돈이 전부일 수는 없다. 편리하긴 해도 모든 인생가치를 품어주진 않는다.
현역시절이든 은퇴생활이든 마찬가지다.
왕왕 돈이 아닌 다른 문제가 삶을 무너뜨린다.
균형적인 노후준비를 위해선 ‘재무+비재무’를 포괄한 영역확장이 맞다.
대표적인 조건이라면 관계(사람)·취미·건강 등이다.
이들 변수는 노년생활의 충실도와 직결된다.
재무완성을 전제로 인생후반전의 인간·시간·공간을 결정짓는 마침표로 손색없다.
주거환경, 네트워크, 사회활동, 심신건강 등이 거들어줄 때 준비된 금전대응은 빛을 발한다.
비재무적인 노후한계는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된다.
황혼이혼, 고령범죄, 심리질환, 은둔고립 등이다.
그럼에도 우선카드는 확실하다. 탄탄한 재무구조다.
노후준비가 종합예술이면 그 밑그림을 그리는 게 재무역할이다.
의심할 여지도, 재고할 까닭도 없는 절체절명의 해결과제다.
하물며 쟁여둔 자산곳간, 꾸준한 월급창구, 착실한 효자용돈등
이렇다 할 노후소득원마저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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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재앙’의 빈곤공포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회피방안을 만들되
그 결정적인 키워드가 소득확보다.
삶은 길다. 갈수록 더 길어진다.
일본에선 평균수명까지 살 때 65세 시점의 여유시간만 10만 시간이란다.
자고 먹는 걸 뺀 하루 13~14시간을 여명에 맞춘 시산결과다.
남자는 9만, 여자는 12만 시간까지 커진다.
평균수명보다 더 살면 처리(?)해야 할 절대시간은 상상초월이다.
시간이 돈이라지만 적어도 은퇴생활의 시간은 소득기대는커녕 소비부담에 직결된다.
이렇게 긴 시간을 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되레 몸마저 무너지는 게 일반적이다.
노후생활은 많은 돈을 요구한다.
노후소득은 한정되는데 지출수준은 점차 확대된다.
고령특유의 연령효과 때문이다.
늙기에 지출할 수밖에 없는 고령소비가 새로 가세한다.
생활유지를 위한 일상소비를 줄여도 고령소비의 신규항목 탓에 절감효과는 기대이하다.
심지어 고령소비의 압박경감을 위한 선제조치로 고령인구의 위험자산 선호마저 목격된다.
환갑·칠순의 투자데뷔·확대조류다.
‘고령인구=안전자산’의 전통적 금융이론마저 깨질 찰나다.
고령특유의 소비항목이 그나마 축소된 노후소득의 목줄을 죌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삶의 질을 높일 취미·여행 등을 위한 여유소비는 관심대상 밖이다.
유유자적은 희망일 뿐 현실은 최소생활도 간당간당한다.
글/전영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