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 바다에 의지하며 살아온 추자도 사람들. 매년 음력 6월 초하루에 용왕님께 어민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한다. 그러기에 풍어제를 지내는 추자도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경건하기만 하다. 어민들의 안전조업과 풍어를 기리며 살아온 섬사람들과 추자도수협의 풍어제를 소개한다.
> 지난 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개최된 추자도 풍어제. 사물놀이패가 안전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며 흥을 돋우고 있다
△추자도는 어떤 곳인가
유인도 4개·무인도 38개로 구성
인구 3200여명, 바다낚시의 천국
제주에서 북쪽으로 45km. 제주와 목포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으로는 1시간 30여분 남짓 걸리는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추포,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는 섬이다. 많은 부속섬을 거느리고 사는 추자도 사람들은 인심이 많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만큼 마음도 넓다.
또한 인근해역은 어업전진기지로 지정돼 풍부한 어장과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알려진 추자도. 멸치를 비롯한 조기와 방어, 삼치, 김, 미역, 우뭇가사리가 유명하며 최근에는 추자도 굴비가 최고의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추자도는 생활풍속이나 언어가 전라도와 비슷하고 생활필수품의 90% 이상을 목포와 완도에서 들여온다. 특히 주변 해역일대는 바다낚시와 갯바위낚시로 유명하여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든다. 면적은 7.0.5㎢이며 1415세대에 3200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음력 6월 초하루, 추자도의 풍어제
어민들의 안전조업과 풍어를 기원함은 물론 불의의 해난사고로 인해 귀중한 생명을 잃은 어민들의 넋을 위로하는 풍어제. 그 유래가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주 오래전부터 마을별로 혹은 개인별로 지내오던 풍어제를 지난해부터 추자도수협에서 주관해 매년 음력 6월초하루에 지내고 있다.
5일 저녁부터 시작된 전야제 행사에서는 추자초등학교 사물놀이팀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최영장군 사당에서 점화한 성화를 묵리와 신양리, 예초리, 영흥리, 대서리를 돌아 불글씨에 점화를 하고 곧이어 화려한 불꽃놀이로써 하루를 마무리 했다.
6일 열린 풍어제에는 박방규 북제주군의회 의원과 강태석 추자면장, 류정선 제주지방경찰청장, 고인철 제주지방해양수산청장 등을 비롯한 기관 단체장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전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와 함께 해난사고로 생명을 잃은 어업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용주사의 혜암스님의 협조로 수륙고혼제를 봉행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추자도산 참굴비에 대한 시식회도 열어 풍어제를 찾은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풍어제에서 강원복 추자도수협조합장은 “풍어제는 예로부터 어촌에서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어만선을 기원하는 제사”라며 “오늘 행사를 통해 함께 더불어 잘사는 복지어촌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추자도의 특산품
담백·영양만점 '참조기' 최고
멸치젓·액젓·고등어도 유명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깊은 암반층으로 구성된 청정해역인 추자도 연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고급어종인 참조기가 산란회유하는 어장이다. 추자도 참굴비는 제주 추자도 연근해에서 갓 잡아 올린 참조기만을 추자도수협이 직접 선별한 후 1년 이상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2~3회 세척한 후 맑은 해풍에 자연 건조해 담백하고 영양이 만점이다. 이밖에도 오래전부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추자도 멸치젓과 액젓은 추자도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고 싱싱한 고등어가 살아 있는 듯한 고등어살과 자반고등어는 최고의 상품이다.
△풍어제 주관 '추자도수협'
구매·판매~유통·가공사업까지
어업인 소득·삶의질 제고 앞장
추자도수협은 지난 1919년 구 단체인 「추자도 어업조합」으로 설립되어 1962년에 현 단체로 재발족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어업인 지도사업, 구매사업(유류ㆍ선수물자 공급 및 바다마트 운영), 판매사업 (수탁, 공동수집판매), 유통사업(매취판매), 이용가공사업(냉동, 냉장, 제빙), 상호금융사업(저축, 대출), 공제(보험)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예로부터 멸치젓갈의 원산지로 유명한 추자도가 최근에는 추자도 연근해에 참조기 어군이 형성되어 높은 어획고를 달성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참조기의 주산지로 또는 이를 가공한 굴비의 원산지로 더욱 유명해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추자도수협이 있었다.
추자도 어민들이 갓 잡아 올린 조기를 직접 가공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게 상품별로 고급스런 포장을 하며 대형 유통업체에 판매하기까지의 모든 일을 수협이 도맡아서 한다.
오늘 이 시간에도 강원복 조합장 외 임직원들은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어업인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 살기 좋은 추자도를 만들고자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강원복 추자도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
☞ "더불어 잘사는 복지어촌 만들어야죠"
“풍어만선만이 추자도를 살맛나는 지역으로 만들고 지역발전의 기틀이 됩니다.”
지난 5일 풍어제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강원복 조합장은 행사취지를 묻자 이같이 밝히고 “망망대해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고 협력하여 안전조업과 풍어만선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강 조합장은 “어민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풍어제를 지난해부터 추자도수협에서 체계적으로 행사를 개최해 추자도의 대표적인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추자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조합장은 풍어제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지역은 물론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여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복지어촌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안전조업과 풍어만선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조합장은 “도시에 있는 분들이 찾아오는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통이 원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하고 “다른 지역의 섬들처럼 추자도도 도항선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중국과도수역이 한국으로 넘어왔는데 과도수역에 대한 경비문제를 정부가 신경을 써서 당장 오는 가을부터 맘놓고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업현장에서 우리 경비정을 수시로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추자도수협의 운영상황을 묻자 강 조합장은 “100% 추자도 어민만을 위하고 100% 생산물을 취급하는 전국 유일한 수협”이라며 “조합원들간 화합이 잘 되고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알차게 운영되고 있는 우수한 협동조합”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인터뷰/ 이강구 추자도유자망선장협의회장
☞ "정부, 중국어선 철저한 경비를"
26년째 배를 타고 있는 이강구 회장은 선장 9년째의 배테랑 마도로스다. 풍어제 행사로 열기가 오를 무렵 이 회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풍어제에 대해 “풍어제를 지내면서 눈에 띄게 어장이 좋아지고 생산량이 많아졌다”며 “그러다보니 어민들의 호응도 매우 좋고 지역 축제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연료보조가 본도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2004년부터 끊겨 매우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항구가 좁아서 태풍시 피항하기가 어려워 멀리 한림항까지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 추가공사를 하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7월부터 과도수역으로 인해 조업범위는 넓어졌지만 중국어선들이 난폭해 충돌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막무가내인 중국어선들과 접촉하게 되면 피해가 엄청나게 많은 만큼 철저한 경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