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환의 풀어 쓴 한자 이야기 -02. 행복(幸福)
마음만 바꾸면 모든 것이 행복이 된다.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거지에게 물으면 돈이 많은 것이 행복이라 하고, 부자는 건강한 것이 행복이라 한다. 건강한 사람은 화목한 것이 행복이라 하고, 화목한 사람은 자녀가 있는 것이 행복이라 한다. 자녀가 있는 사람에게 물으면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한다. 결국, 행복이란 다른 사람에겐 있는데 나에게는 없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바꾸어 생각하면 행복은 남에게는 없는데 나에겐 있는 것이니, 마음 하나만 바꾸면 모든 것이 행복이 된다.
을사년 설날을 앞두고 카톡이 왔다. 소식이 뜸해 궁금하던 차에 선배가‘설 명절 행복하게 보내소서’라는 안부와 함께‘생각만 바꾸면 모든 것이 행복이 된다.’라는 덕담을 문자로 보내왔다.
건강하세요. 답장을 보내고 보니 내내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것이 행복이 아닐까? 우리는 때로 행복은 멀리 있는 거창한 것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부모께 안부 전화를 할 때, 동료가 건넨 커피 한 잔, 책상에 놓인 화초에서 꽃이 필 때, 청탁받은 원고를 마무리하여 보낼 때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해야 할 일을 하고 잠깐 쉴 때, 참 행복하다. 요즘 유행어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행복의 다른 표현이다.
정월 대보름날, 달집을 태우며 보름달을 향해 가족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기원해 본다. 그리고 행복(幸福)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소망해 본다.
다행 행(幸)자의 원자는 일찍 죽을 요(夭)에 거스릴 역(屰)을 받친 글자이다. 요절에 역행하여 장수한다는 데서‘다행’,‘요행’의 뜻을 나타낸다. 복 복(福)자는 제물을 차려 놓은 제단의 모양을 본뜬 글자인 보일 시(示)와 가득할 복(畐)자가 결합 된 회의자이다. 전자는 젯상에 제물을 차려 놓고 신에게 보인다는 뜻을 내포하고 후자는 모은다는 뜻의 한 일(一), 사람을 뜻하는 입 구(口), 밭 전(田)자로 다시 파자 해볼 수 있다. 옛 조상들은 농사지을 사람과 밭을 많이 모을 수 있는 형편을 가득할 복자로 표현한 것이다. 오늘날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과 가족이 많고 재물이 많은 것을 복이라 생각하니, 예나 지금이나 복에 대한 개념이 한 가지다.
덧붙여 복을 부르고 화를 피하는 법은 없을까? 하여 홍자성이 지은 잠언집『채근담』의 글을 소개해 본다.
‘복은 억지로 불러들일 수 없다. 다만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길러서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뿐이다. 화도 억지로 피할 수 없다. 다만 남을 해코지할 나쁜 마음을 버려서 화를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을 뿐이다.’ 그렇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모두 마음에 달려있다. 마음이 올바르고 밝으면 설령 어두운 방에 있더라도 푸른 하늘을 생각하며 밝은 세상에서 살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마음이 어리석고 어두우면 환한 대낮에도 도깨비를 보고 헛소리한다.
만해 한용운의 수필 「마(魔:마귀 마)는 자조물이다」에서 마귀는 스스로 만든 형상이라며 마음을 밝고 진취적으로 가지라고 권했다. 『주역』「규괘」에는 의심이 많으면 수레 한 대에 가득 찬 귀신이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새해 아침 어둡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환하게 떠오르는 해를 의령군 정암마을에서 거행된 솥바위 해맞이 행사에서 보았다. 솟아오르는 해의 힘찬 기운을 가슴 깊숙이 받아들이며 벅차게 소리쳐 보았다. 어느 해보다 건강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그리고 간절히 주문을 외워 본다.
마음만 바꾸면 모든 것이 행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