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1.10일 최보식 언론인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린 장문의 논쟁적인 글을 발췌해 올린 충격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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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이 나를 향해 ‘나쁜 놈’이라고 돌팔매질할 수도 있음을 익히 알고 있지만 이 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었네. 편지를 써야 할지 말지를 하나님께 여러 번 여쭤봤고 보름 남짓 기도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이 편지를 쓰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네."
작가 한강의 삼촌인 한충원 목사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SNS에 장문의 논쟁적인 글을 올렸다.
"문학 작가가 비극적 현대사를 다룰 때는 극히 조심해야 하네. 그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 있고 서로 다른 관점들이 대척을 이루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건을 어느 한쪽의 관점만으로 평하는 듯한 시각을 작품에서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네. 작가는 본의 아니게 특정 집단과 세력을 지지하는 '홍위병' 역할을 하게 된다네."
한충원 목사(68)는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의 13살 아래 막내 동생으로 전남대 공대를 나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45년 근무하고 퇴직한 뒤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대전에 소재한 '행복이넘치는교회' 담임목사다.
그는 젊은 날 지방신문의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등 형(한승원)처럼 작가의 길을 가려고 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한 목사는 37년 전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셋째형의 장례식에서 큰형(한승원)과 인간의 구원 문제로 크게 다툰 뒤로 거의 왕래가 끊겨 이같은 공개 편지 형식을 취하게됐다고 밝혔다.
그는 조카인 한강 작가에 대한 기억으로 "항상 차분하고 다소곳하며 혼자 방에 누워서 무슨 생각엔가 골몰하곤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조카가 아기 때 엄마 형수님이 담장 없는 1층 양옥집 마당에서 밥 짓는 불을 지피는 동안에 조카를 업어주었는데, 조카가 하도 울어대는 바람에 짜증이 나서 내가 조카의 엉덩이를 꼬집어 더 울렸다"라고 했다.
또 "형님의 제안으로 조카가 중등 2년에 영어교과서를 다 외우면 상금을 주기로 했었는데 석 달 후에 조카는 거짓말처럼 한 자리에서 교과서 전체를 연습문제까지 단 한 문장도 틀리지 않고 다 외웠다"며 "나는 기겁했고 그때 이미 조카의 비범함을 직감해 형님 내외분 앞에서 조카에게 상금을 주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한 목사는 글 중반부에 들어가면서 한강의 작품에 대해 예리하게 비판했다.
한 목사는 "최근에 자주 SNS 단체방에 조카의 작품에 대한 비난 글들이 게시되고, ‘조카의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지인들의 전화까지 받을 때는 참담하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조카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며 "노벨상 수상으로 인하여 오히려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격적이고 기쁜 일인데도 왜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하지 않을까?"라며 "한편에서는 ‘노벨번역상’이 더 낫겠다는 비아냥 조의 시비, 지구촌 지역 안배 차원이나 격년으로 남성․여성을 번갈아 가면서 수여하는 정치적 방식에 관한 시비, K-문화 세계화에 편승했다는 시비, 국내의 어떤 작가들이나 이웃 나라의 작가들과 비교하는 중량감 시비, 4.3사건과 6.25 전쟁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시비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투와 시기 때문에 비판한다고 이런 시비와 비판들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목사는 '채식주의자'를 언급하며 "작가는 양심과 기본적인 도덕률을 지키는 범주 안에서 작품을 써야 한다"며 "자기가 속한 사회에 대하여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네. 돈 버는 데 혈안이 된 포르노 작가가 아닌 이상 작가에게는 그런 기준이 있어야 하다"고 했다.
이어 "작품 구도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스스로만이 아니라 인류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 윤리로 패륜적인 것이 정당화된다면, 근친상간 행위도, 수간(獸姦) 행위도, 심지어는 인육(人肉)을 먹는 범죄 행위도 얼마든지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미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목사는 "문학 작가들도 이념이나 지역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인들의 세몰이에 영합하는 듯한 작품을 쓰지 말고 공평한 자세로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상처를 주고 그들에게서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다.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파는 듯한 시각으로만 쓰지 말고 이제는 양쪽의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4.3 소재)'라는 작품과 관련해 "제주 4.3은 남로당(공산주의자)의 선동과 난동에 휩쓸려 선량한 시민들까지 죽임을 당한 비극적 사건"이라며 "그러나 당시의 미군정(美軍政)은 대한민국의 헌정 수립을 반대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난동을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압 과정에서 남로당으로 몰려 죽은 사람들이 많았고 정말 가슴 아픈 역사"라면서도 "어찌 되었건 우리나라는 6.25 한국전쟁과 갖은 혼란 속에서 넘어지고 비틀거리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국가비상사태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불가항력의 피해를 받았다고 한다면, 가해자인 경찰이나 군인이 자원해서 가해했겠는가를 생각해보라"며 "우리나라 같이 두어 사람만 건너면 거의 다 알 만큼 높은 관계 밀도의 사회에서 이성적인 군경이 쉽게 총탄을 발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 현장의 군경(軍警)들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국가 권력을 집행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그들도 우리의 동족이요 한 가정의 가장이요 아들이었다. 그들이 그 현장에서 죽었다면, 그들도 국가 권력에 의한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소년이 온다(5.18 소재)'와 관련해 "나는 20대 중반에 그 시대를 살았고, 5.18의 시작이요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남대 출신(1975학번)이지만 5.18의 발발 원인은 몇 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김대중 선생’이 한국에 없었다면 5.18이 일어났을까? 아마 5.18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5.18이 정당화(正當化)되고 국가 차원의 역사적인 기념비가 되려면, 이제 광주광역시도 유공자 명단을 온전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명단 관리를 국가 보훈부로 넘겨야 할 것"이라며 "유공자 보상금이 국민의 혈세인 국가 예산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네. 유공자 명단 관리를 국가보훈부로 넘기지 않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반국가적인 행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
첫댓글 한충원목사님 !
참으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강이란 철없고 비뚤어진 역사관의 조카를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