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께서
모든 피조물과 각 사람 안에
현존하심을 온 마음을 다해
이해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이 진리를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주시어
제가 그 진리를 통해,
그 진리 안에서 살게 하소서.
오늘의 기도지향
냉담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세례성사로 주님의 자녀가 되었으면서도
주님을 잠시 떠나 살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의 진리와 사랑을 새롭게 깨닫고
성실한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오늘의 말씀
사순 제4주간 월요일
그때에 43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셨다. 44예수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증언하신 적이 있다. 45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 가시자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분을 맞아들였다. 그들도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예수님께서 축제 때에 그곳에서 하신 모든 일을 보았기 때문이다. 46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셨다. 거기에 왕실 관리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카파르나움에서 앓아누워 있었다.
47그는 예수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시어 아들을 고쳐주십사고 청하였다. 48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 49그래도 그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50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51그가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마주 와서 아이가 살아났다고 말하였다. 52그래서 그가 종들에게 아이가 나아지기 시작한 시간을 묻자, “어제 오후 한 시에 열이 떨어졌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53그 아버지는 바로 그 시간에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게 되었다. 54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시어 두 번째 표징을 일으키셨다.
오늘의 묵상
사랑 때문에…
제 고향 마을에 자식을 앞세운 어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스무 살 무렵에 세상을 떠난 아들을 늘 잊지 못하는 그분은 산속에 있는 아들 무덤에 가 앉아 계시는 일이 많습니다. 부모가 죽으면 땅에다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가슴에 묻는다는 것은 자식의 생명이 곧 나의 생명과 같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병으로 죽게 된 아들 때문에 예수님께 와서 함께 가 주십사 간청하는 카나의 고관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왔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누구나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지요. 가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여자 친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그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생명을 준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친구들의 얼굴에는 조금씩 주름살이 늘어가고 점점 더 나이 드는 티가 나는 데 비해 아이들은 점점 더 예뻐지고 생기 있게 자랍니다. 자식이 생명을 피워갈수록 부모는 기쁩니다. 그의 생명과 나의 생명이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식이 생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부모는 하느님께 달려갑니다. 우리 생명의 참 주인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카나의 고관을 예수님께 달려오게 만든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고 예수님이 그 고관의 아들을 살려주신 것도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내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나를 구해 주셨고 지금도 돌보아 주시는 그분께 의탁합니다. 아멘.
[황인수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영적독서
이런 군난 때에는 주의 시험을 받아 세속과 마귀를 쳐 덕공을 크게 세울 때다
교우들 보아라. 우리 벗아, 생각하고 생각할지어다. 천주무시지시로부터 천지 만물을 배설(配設)하시고, 그중에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위자(慰藉)와 그 뜻을 생각할지어다.
온갖 세상 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다. 이 같은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난 보람이 없고, 있어 쓸데없고, 비록 주은(主恩)으로 세상에 나고 주은으로 영세 입교하여 주의 제자되니, 이름이 또한 귀하거니와 실이 없으면 이름이 무엇에 쓰며, 세상에 나 입교한 효험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배주 배은하니, 주의 은혜만 입고 주께 득죄하면 아니남만 어찌 같으리요.
씨를 심는 농부를 보건대, 때를 맞추어 밭을 갈고 거름을 넣고 더위에 신고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씨를 가꾸어, 밭 거둘 때에 이르러 곡식이 잘 되고 염글면, 마음에 땀낸 수고를 잊고 오히려 즐기며 춤추며 흠복할 것이요, 곡식이 염글지 아니하고 밭 거둘 때에 빈 대와 껍질만 있으면,주인이 땀낸 수고를 생각하고 오히려 그 밭에 거름 내고 들인 공부로써 그 밭을 박대하나니, 이같이 주 땅을 밭을 상으시고 우리 사람으로 벼를 삼아, 은총으로 거름을 삼으시고 강생 구속하려 피로 우리를 물 주사, 자라고 염글도록하여 계시니, 심판 날 거두기에 이르러 은혜를 받아 염근자 되었으면 주의 의자로 천국을 누릴 것이오. 만일 염글지 못하였으면 주의 의자로서 원수가 되어 영원히 마땅한 벌을 받으리라.
우리 사랑하온 제형들아, 알지어다. 우리 주 예수 세상에 내려, 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 데로조차 성교회를 세우시고 고난 중에 자라게 하신지라. 그러나 세상 풍속이 아무리 치고 싸우나 능히 이기지 못할지니, 예수승천후 종도 때부터 지금까지 이르러 성교 두루 무수 간난 중에 자라니, 이제 우리 조선에 성교 들어온 지 5,60년에 여러 번 군난으로 교우들이 이제까지 이르고 또 오늘날 군난이 치성하여 여러 교우와 나까지 잡히고 아울러 너희들까지 환난중을 당하니, 우리 한 몸이 되어 애통지심이 없으며, 육정에 차마 이별하기 어려움이 없으랴. 그러나 성경에 말씀하시되, 작은 털끝이라도 주 돌아보신다 하고 모르심이 없어 돌보신다 하셨으니, 어찌 이렇다 할 군난이 주명(主命) 아니면 주상 주벌(主賞主罰) 아니랴.
주의 성의를 따라오며, 온갖 마음으로 천주 예수의 대장의 편을 들어, 이미 항복받은 세속 마귀를 칠지어다.
이런 황황한 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환난을 걷기까지 기다리라. 또 무슨 일이 있을지라도,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위주 광영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하여라.
여기 있는 자 20인은 아직 주은으로 잘 지내니 설혹 죽은 후라도 너희가 그 사람들의 가족들을 부디 잊지를 말라.
할 말이 무궁한들 어찌 지필로 다하리, 그친다.
우리는 미구에 전장에 나아갈 터이니 부디 착실히 닦아, 천국에 가 만나자. 마음으로 사랑하여 잊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너희 이런 난시를 당하여 부디 마음을 허실히 먹지말고 주야로 주은을 빌어, 삼구를 대적하고 군난을 참아 받아, 위주 광영하고 여등(汝等)의 영혼 대사를 경영하라.
이런 군난 때는 주의 시험을 받아, 세속과 마귀를 쳐 덕공을 크게 세울 때니, 부디 환난에 눌려 항복하는 마음으로 사주 구령사(事主救靈事)에 물러나지 말고 오히려 지나간 성인 성녀의 자취를 만만 수치하여, 성교회 영광을 더으고 천주의 착실한 군사와 의자됨을 증거하고 비록 너희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의 긍련하실 때를 기다리라.
할 말이 무수하되, 거처가 타당치 못하여 못한다. 모든 신자들은 천국에 만나 영원히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입으로 너희 입에 대어 사랑을 친구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