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촬영 도중 PD님과 촬영 감독님을 만나러 손님 두분이 오셨습니다.
작년 봄에 방영 되었던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에 출연했던 부부 였습니다.
저도 그때 방송을 본 기억이 있기에 현재의 근황이 자못 궁금하던 터였습니다.
그분들 왈,
"방송후 하도 사람에 채여서 1년후 무주를 떠났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는 자신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편하다며 저희도
방영되고 나면 한동안 무척 시달릴거라며 걱정해주었습니다.
저희는 방영중에 저희 상호, 이름,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까지 죄다 노출 되
었던 관계로 빗발치는 전화와 방문객들로 인해 잠시 출타하는 것 자체도 조
심스러웠습니다.
많은 격려의 전화, 친근감을 표현하며 찾아와 주시는 방문객, 두세달을 기
다리며 민박 예약후 와주시는 분들, 정말 좋으신 분들이셨습니다.
하지만 꼴불견도 있었습니다.
1
초저녁에 걸려온 전화. 5-60 대 남자분이신듯 했습니다.
'거기가 어~어 덴교?'
'전남 화순군 이서면 입니다.'
'어떻게 가~가면 되~되는데에~'
'선생님 계시는 곳이 어디십니까?'
'여~여기가 과~광주라예~ 승용차가 어~없는데예~'
'광주에서 화순 들어 오는 버스가 있습니다.'
TV를 보셨다며 다음날 오시겠다며 예약을 하시겠답니다.
구들방의 특성상 방을 달굴려면 미리 불을 때야 하길래 장작을 지폈
습니다.
다음날 읍내 볼일이 있어 시간이 맞으면 그분들을 모시고 오려고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오후 1시경에 오시겠다는 분들이 오후 4시
가 되도록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연락이 되었던 그분은 화순
장터에 와 있다며 택시타고 곧 도착 하시겠다는 겁니다. 구들방이 식지 않
도록 다시 장작을 더 넣어 두었습니다.
하지만 저녁 8시가 되도록 감감 무소식.
전화를 남자분이 받지 않고 여자분이 받았습니다.
'저희를 상대로 장난이 너무 심하신게 아닙니까?'
'장난이라니요? 갑자기 광주에 급한 볼일이 있어 가는 길인데 그렇지 않
아도 못간다고 전화 하려던 참인데'
다음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성실한 사람들이 더 많기에 한국은 발전합니다.
연세 드신 만큼 자중하십시오.'
2
잠이 깊게 들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여기 함~명인데 거기 화순 산적 하는데 맞지예~'
'화순은 맞습니다만 함명이라니 무슨 말씀이시지요?'
'거창 위에 함~명 모르신가예~'
'우리가 20 에서 30 명 정도 갈낀데'
'저희 민박은 4 인실 두개 뿐이라 수용이 불가능 합니다'
'거기 민박집 아니라예~'
'맞습니다'
'우리가 이번 망년회로 많으면 30 명 정도 간다끼라네~'
'죄송합니다. 방이 적어서 힘들겠습니다. 그리고 술이
과하신것 같은데 내일 통화 하시지요'
'저 술 한잔도 안마셨어예~ 내일 새벽 5시에 전화 할까예~'
'선생님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내일 전화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이번 망년회로 간다니까네~'
'선생님 세번째 말씀 드립니다. 인원이 너무 많아 불가능
하다구요'
전화를 먼저 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작년 6월 '피플 세상속으로' 방영후 전북 부안에 사신다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이런 저런 애기를 나눈후 잊고 있었습니다.
올해 6월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 저 부안의 강 아무개 입니다. 사장님 찾아 뵙고 며칠
좀 쉬어갈려고 하는데요.'
'그러십시오'
30분도 채 못되어 승용차 한대가 도착 했습니다.
오랜만이라며 마루에 턱 걸터 앉더니 모든 말투에 욕설이 그득
들어 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몸만 달랑 온 처지라 저희들 식사시간에 맞
추어 식사하고 저녁이면 술도 한잔 함께 하며 듣기 싫은 욕설을
들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틀밤을 지내고 사흘째 아침. .
자동차 트렁크를 뒤적이더니 쓰던 축구화 한컬레를 절보고 신
으랍니다. 발에 맞지도 않을 뿐 더러 산골에서 축구화가 무슨
소용이며 게다가 신던 것이라니.
자동차 기름이 없다며 기름값 10 만원을 빌려 달랩니다.
시골 사는 사람이 무슨 현찰이 있겠느냐며 거절 했습니다.
구좌 번호 적어 주면 숙박비며 다 보내줄텐데 기름값좀 옆집
에서 못 빌려 주냐고 자못 시비조 입니다.
정색을 하고 이야기 했습니다.
'처음부터 욕설이 심한 거부감을 주었는데 무전 취식에 기름값
까지 빌려 달라고 하는 거렁뱅이 심뽀를 어디 이런 산골에서
써먹으려 하느냐~ 당장 가세요~'
사람들이 많다보니 별 사람들 다 있지요... 하기사 귀농하는 일이 tv에 나올만큼 이야기거리가 되는 세상이니.. 저에게도 오두막 식구 소개해달라고 매스컴에서 자주 연락이 옵니다요 ㅎㅎㅎ 무주의 박/장 젊은부부 매스컴에 나온 후 마음고생 심하다더니 결국 터를 옮겼구만요....
그분들은 미리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매스컴을 탓기 때문에 고생만 당한 셈이랍니다. 그래도 저희는 민박이라는 아이템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끊임없이 예약이 들어오는것으로 보아서는 저희는 성공한 케이스 이지요. 농촌 생활에 도움이 될수 있다면 매스컴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첫댓글 고생 많으시네요.
사람들이 많다보니 별 사람들 다 있지요... 하기사 귀농하는 일이 tv에 나올만큼 이야기거리가 되는 세상이니.. 저에게도 오두막 식구 소개해달라고 매스컴에서 자주 연락이 옵니다요 ㅎㅎㅎ 무주의 박/장 젊은부부 매스컴에 나온 후 마음고생 심하다더니 결국 터를 옮겼구만요....
그분들은 미리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매스컴을 탓기 때문에 고생만 당한 셈이랍니다. 그래도 저희는 민박이라는 아이템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끊임없이 예약이 들어오는것으로 보아서는 저희는 성공한 케이스 이지요. 농촌 생활에 도움이 될수 있다면 매스컴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산적님 맘고생 많이 하셧네요 ..... 이쁜따님과 두분 건강하시고 지금보다 더 행복하시고 늘 웃는날 되세요 .... 12월 마무리 잘하시고 하시는일이 더욱더 잘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꼴불견 보다는 정이 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보름전 민박 다녀가신 손님이 저희들 입으라고 조끼, 양말, 목도리에 해산물 보따리까지 듬뿍 보내주셨더군요.
사람은각양각색이라더이 힘드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