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虞美人(우미인) - 李煜(이욱)
春花秋月何時了(춘화추월하시료) : 봄꽃 가을 달은 어느 때나 그치려나.
往事知多少(왕사지다소) : 지나간 옛 일 얼마나 알까..
小樓昨夜又東風(소루작야우동풍) : 작은 다락엔 어젯밤 또 동풍이 불어와
故國不堪回首月明中(고국불감회수월명중) : 고국엔 차마 달이 밝아도 고개를 돌리지 못하였네.
雕欄玉砌應猶在(조난옥체응유재) : 무늬 새긴 난간 옥 섬돌 그대로 있으련만
只是朱顔改(지시주안개) : 그저 홍안만이 달라졌다네.
問君能有幾多愁(문군능유기다수) : 그대에게 묻노니 시름이 얼마나 많은가
恰似一江春水向東流(흡사일강춘수향동류) : 마치 봄날에 강물이 동으로 흐르는 것 같으리.
<해설>
이욱(李煜)은 남당(南唐)의 후주(後主)로서 마지막 황제이며, 송에 멸망하여 그는 강남에서 개봉으로 붙잡혀 와서 살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사(詞)'에 있어서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 "우미인"이라는 송사는 그의 대표작중의 하나일 뿐아니라, 이 시를 지음으로써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되니 절명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옛날을 그리워하고, 예전의 황제시절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은 송태종의 분노를 촉발시켜 결국 이욱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봄날의 꽃과 가을날의 달은 누구나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욱은 "언제 끝날지"를 물어본다. 왜 그튼 봄날의 꽃과 가을날의 달과 같이 좋은 풍경을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언제나 끝날까라고 물어보는 것일까? 그것은 그에게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자연세계는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 오는데, 왜 자신의 인생은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를 한탄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소루"(작은 누각), 이제는 망국의 황제로써 다른 나라에 포로로 붙잡혀 와 있는 신세이므로 집도 조그마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그마한 집에도 봄은 찾아오니 봄바람(동풍)은 '또' 불어오는 것이다. 작가는 마치 이 조그마한 집에는 그냥 겨울만 계속되면 좋을 것을 왜 봄바람은 다시 불어서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인지, 동풍에 대한 일종의 원망도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감히 고개를 돌려 달밝은 밤에 고향쪽을 쳐다보지를 못한다. 또 눈물이 흐르고, 옛 생각이 나는 것이 두려워서 그럴 것이다. 짐짓 고향쪽을 외면하는 모습이 쓸쓸하다.
예전 자기가 살던 화려한 누각은 아마도 그대로 다 있을 것이다. 다만 사람은 다 달라졌겠지. 이런 것을 생각하면 그는 더 쓸쓸해진다.
마지막 구는 이 사의 최고 명구로 일컬어지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느니.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
마치 봄날의 강물이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과 같도다."
봄날의 강물이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자신의 슬픔도 눈물이 되어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송사의 독특한 점중의 하나는
처음 4줄은 "하늘"에 물어보고 답하는 형식으로
다음 2줄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답하는 형식으로
마지막 2줄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첫댓글 자상한 해설 감사합니다!
이보 쌤~ 멋진 자료 반갑습니다!! 이런~ 등려군의 노래까지... 감사합니다!! 소원성취하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