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 (목) ‘21세기 팥쥐엄마’ 구속… 의붓아들 사흘째 중태
여행용 가방에 9세 의붓아들을 7시간 넘게 가둬 심정지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구속됐다. 이민영 대전지법 천안지원 영장전담 판사는 6월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A(9)군의 의붓어머니 B(43)씨에 대해 영장 실질심사를 벌인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민영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지난 6월 1일 천안 서북구 소재 주거지에서 A군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두는 등 학대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오후 7시25분쯤 B씨는 119 구급대에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A군은 즉각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흘째인 이날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후 병원 의료진이 학대 의심 신고로 경찰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가 가방 안에서 의식을 잃은 데다 몸에 멍 자국이 있는 점 등을 확인하고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을 옮겨 가며 갇혔있었다. A군이 갇혀 있던 여행용 가방은 60㎝ 정도 높이의 플라스틱 재질로 밖에서 지퍼를 여닫는 구조였다. B씨는 “아이가 거짓말을 해 벌을 주려고 여행용 가방 안에 들어가라고 했다”며 “3시간 후 확인해보니 의식이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게임기를 고장낸 것에 대해 거짓말해 훈육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는 덧붙였다.
그러나 거주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B씨는 가방 속에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심정지 상태로 (119에 의해) 발견된 곳은 두 번째 가방”이라며 “A군이 첫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또다른 작은 가방에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A군의 친부는 일 때문에 집에 없었고 사고 당시 집에는 B씨의 친자녀 2명도 있었던 걸로 전해진다.
마침 이날은 초등 3학년인 A군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뤘던 이번 학기 첫 등교를 하는 날이었다. 한편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즈음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이때에도 학대 정황이 있어 B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상습학대 여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결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는 취지로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징어에 ‘국민생선’ 자리 뺏긴 고등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1위는 오징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의 1위였던 '국민 생선' 고등어는 1위 자리를 오징어에 내줬다. 6월 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전국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해양수산 국민 인식 조사' 결과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가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오징어를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고등어는 2위(12.4%)를 차지했다. 김(11.4%), 갈치(7.7%), 광어(6.3%)가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 선호도가 예년보다 올랐지만, 오징어를 맛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후 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힌 오징어는 5만1750t으로 이전 5년 평균(11만4926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귀한 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수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장소로는 가정이 꼽혔다. 5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횟집(19.6%), 일식집(13.2%), 배달(4%)이 뒤를 이었다. 집에서 가장 많이 수산물을 먹는 지역은 전라권(60%)이었다. 부산·경남·울산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횟집에서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2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산물을 사는 장소로는 대형마트(53%)와 전통시장(21.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매시장(8.9%), 온라인 쇼핑몰(8.9%), 동네 소형마트나 가게(5.1%), 홈쇼핑(1.7%) 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다만 부산·경남·울산 지방은 전통시장에서 사는 비중이 31%, 전라권은 33.4%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천·경기지역은 대형마트에서 사는 비중이 59%로 가장 높았다. 수산물 원산지 표기에 대한 신뢰도는 평균 61점이었다. 지난해(58.5점)보다 2.5점 상승했다. 그러나 수입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느끼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3%가 수입 수산물의 안정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18년(31.3%), 2019년(35.5%)에 이어 지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소비자의 66.1%는 국내산 수산물이 수입산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13.9%포인트 크게 높아진 수치다. 수산물 안전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응답자(복수 응답)의 42.4%가 수입 수산물 '검사ㆍ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양 오염 방지(41.9%), 수산물 가공과정의 안전성 확보(34.5%), 수산물 이력제 등 정보 표기 강화(30.5%)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4월 11~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79%p이다.
177석만 믿고… ‘선’을 넘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무한질주’가 21대 국회 초반부터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안으로는 ‘다른 목소리’를 불허하며 일사불란함을 강조하고, 밖으로는 177석이라는 ‘힘의 논리’에 기대 국회를 끌고 가고 있다. 지도부는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하지만, 당 안팎에선 ‘민주주의’와 ‘의회정치’를 무시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당 윤리위원회가 금태섭 전 의원에게 내린 징계를 놓고 ‘표적 징계’ 논란이 제기된다.
윤리위는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안 표결 과정에서 당론을 어기고 ‘기권표’를 던진 것에 대해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경고 징계’를 내렸다. 이해찬 대표는 6월 2일 “강제당론을 어긴 데 대한 징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국회의원의 자유투표를 허용한 국회법 114조의2 조항을 무시한 것뿐 아니라 “다른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는 내부 성토가 나오고 있다. 그간 물의를 빚은 의원을 징계한 적은 있지만 표결 처리 과정에서 소신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정당이 징계를 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 관련 대응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
일부 의원들이 “윤미향 의원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지도부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이다. 해명 요구 목소리는 잦아들었지만 단일한 목소리만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분위기에 대해 의원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단합 미명하에 입을 막아버리고, 따라야만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바깥으로는 ‘독주’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국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야당 측에 ‘18개 상임위원장 전석 확보’ ‘단독 개원’ 으름장을 놓으면서 ‘강 대 강’ 대치를 자초한 것이다.
윤호중 사무총장 등은 “절대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는 논리를 폈다. 민주당은 6월 5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시작으로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사실상 ‘단독 개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6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쟁 때문에 국회를 세우고 법을 안 지키는 과거 잘못된 관행과 타협해선 안 된다”며 6월 5일 국회의장단 선출 계획을 밝혔다. 대야 압박전이지만 국회법이 개정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여야 합의 없는 국회 개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177석이라는 의석의 힘을 맹신해 21대 국회를 독단 운영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그 역시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사 바로 세우기’ 입법도 논란이다. 지도부는 이날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등을 당론 추진키로 했다. 양향자 의원은 ‘역사왜곡 금지법’을, 김병기·이수진 의원은 ‘친일파 인사 현충원 파묘’ 입법을 추진한다. 학계의 해석 영역인 과거사 문제를 법으로 재단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도한 이념 논쟁으로 진영정치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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