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9월 17일,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1991년 9월17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18일 오후 4시30분)에 열린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엔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승인되고
미국 뉴욕 이스트강변에 위치한 유엔본부 앞 광장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게양되었다.
남한은 1948년 제3차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된 후 1949년 1월 19일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유엔 가입을 신청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소련의 거부로 번번이 부결되곤 했다. 북한 역시 1949년
2월 가입을 신청했지만 소련 이외엔 협조해주는 나라가 별로 없어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즉 남북한 모두
첫 가입신청서를 낸 지 42년 만에 가입이 승인된 것이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분단고착화라고 주장하며 단일의석 공동가입안 만을 고집해 온 북한이 중국과
쿠바를 포함한 국제적 지지가 확실치 않은데다 1990년 4월 제주도 한소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가
유엔보편성 원칙에 대한 이해를 표시하자 1991년 5월 “남북한 단일의석 가입 입장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한다. 뒤늦은 입장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남한보다 이른 7월에 유엔가입 신청을 냈고 한국은
9월 초 신청서를 제출한다. 가입신청 순서에 따라 북한은 160번째, 남한은 161번째 유엔 회원국이 됐다.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누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냐는 정통성 시비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다는
면도 있지만, 2개의 국가로 인정된 이상 분단이라는 현실을 국제사회에 공식화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이상옥(왼쪽 네 번째) 당시 외무장관과 노창희(다섯 번째) 대사 등 한국 대표단이 1991년
9월 17일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뒤 양국 국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