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46) 씨는 자신의 쌍둥이 자녀가 감기에 걸릴까 봐 오늘도 유치원에서 온 애들에게 "씻어라", "밥 먹어라"라며 잔소리를 합니다.
친구 소개로 남편을 알게 된 희진 씨는 남편의 끈질긴 구애에 끌려 결혼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 남편을 못마땅하게 여긴 친정의 반대로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희진 씨 허락도 받지 않고 혼인 신고를 해버렸고, 부모님 반대는 더욱 완강했습니다. 결국 이혼 서류를 작성하기로 하고 남편을 만났다가, 전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됐습니다.
합병증 발병, 심장 동맥 늘어나
전 남편 가정폭력 본인도 우울증
비록 평범하지 않은 과정 끝에 결혼하게 됐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당시 남편의 의처증도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희진 씨는 결혼 생활 내내 집 안에 감금되다시피 생활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언어 및 신체 폭행을 당했습니다. 게다가 남편은 희진 씨 명의로 대출을 받아 사용하는 바람에 희진 씨는 채무 불이행자가 됐습니다.
남편과의 15년간 혼인 생활은 지옥이었습니다. 애들을 남편의 폭력에서 보호하기 위해 참고 견뎠습니다. 둘째가 11살이 되던 해, 쌍둥이를 임신했습니다. 임신 중에도 남편은 욕설과 폭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출산 후 몸조리 중에도 남편은 다 죽인다고 흉기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 때문에 머리 부위를 20여 군데나 꿰맸습니다. 이때부터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이혼에 응하지 않던 남편은 새 여자가 생긴 뒤 비로소 이혼을 해줬습니다.
쌍둥이를 입양 보내려고 했지만, 딸들이 "우리가 키우자. 아이들이 잘 자라게 엄마를 도와줄게요"라고 말해 결국 키우게 됐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쌍둥이가 커가면서 가정에는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쌍둥이가 가와사키 질환에 걸려 병원에 번갈아 입원했습니다. 민희(6)는 용케 나았지만, 민주는 1천 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는 가와사키에 의한 합병증이 발병해 월 1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민주는 심장의 한쪽 동맥이 늘어나 있어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아직 어려 수술은 할 수 없답니다. 지난달엔 가와사키 질병이 재발해 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큰딸(20)도 아빠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아직 폭행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엄마를 도와 쌍둥이를 돌보면서 아동상담학과에 진학했지만, 예전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현재는 휴학 상태입니다. 학교에서는 심장 부동맥 검사를 권유하고 있으나, 경제적 문제로 미루고 있습니다.
희진 씨 역시 가정폭력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을 못 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비 보조를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 남편이 찾아와 자신을 위협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하지만 민주의 병 때문에 희진 씨는 고통을 참습니다. 대학생인 첫째 딸의 학비와 둘째 딸의 고교 자격증 취득 등 학원비, 민주의 가와사키 질환으로 매월 정기적인 검사비, 응급 의료비 등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가정 폭력의 기억을 이겨내고 있는 희진 씨와 쌍둥이 민주와 민희가 걱정 없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이웃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부산 사하구청 복지정책과 김옥연(051-220-5538).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1일 하연자 할머니 이야기 60명의 후원자 286만 4천18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25일자 이상행동 보이는 은혜 사연
지난달 25일 '은혜 이야기' 사연에는 82명의 후원자가 총 318만 2천180원의 정성 어린 후원금을 모아 주셨습니다. 특히 김찬월가모 서면점에서는 은혜가 학교에서 체육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가발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모아 주신 후원금은 정신과병원 입원비에 보탤 예정입니다. 은혜 어머니는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에 힘을 얻어 자녀를 더 잘 키우겠다고 다짐합니다. 은혜가 치료를 끝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후원자들의 응원을 잊지 않고 끝까지 치료받겠다고 합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