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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산꾼의 산행기를 참고한 '설악동 → 신흥사 → 비선대 → 마등령 → 마등봉 → 걸레봉 → 황철봉 → 황철북봉 → 울산바위 → 계조암 → 설악동'의 17km, 12시간 구간을 환 종주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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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국립공원
1970년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6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국제적으로도 그 보존 가치가 인정되어 1982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지역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총면적은 398.237㎢에 이르며 행정구역으로는 인제군과 고성군, 양양군과 속초시에 걸쳐 있는데 인제 방면은 내설악, 한계령~오색방면은 남설악, 그리고 속초시와 양양군 일부, 고성군으로 이루어진 동쪽은 외설악이라고 부른다.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소청봉, 중청봉, 화채봉 등 30여 개의 높은 산봉우리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 설악산국립공원
작년 즉 2023년은 3월 1일 서북능선 중 '한계령 → 안산 → 십이선녀탕 → 남교리' 구간[산행기]을, 6월 20일 종주 코스 중 '한계령 → 대청 → 공룡 → 마등령 → 오세암 → 백담사' 구간[산행기]을, 7월 2일 백두대간 연결 산행이자, 천고지 산행으로 '미시령 → 진부령' 구간[산행기]을, 8월 3일 오지 산행 중 화채봉[산행기]을, 8월 22일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북능선 중 '장수대 → 안산 → 십이선녀탕 → 남교리' 구간[산행기]을, 9월 20일~21일 1박 2일 야유회로 '수렴동과 흘림골'을, 10월 19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중청대피소 1박 산행으로 '오색 → 대청 → 중청 → 가야동 → 백담사' 구간[산행기]' 등 총 7번의 산행으로 웬만한 설악산 주요 봉우리와 계곡, 능선을 거의 다 섭렵했는데, 그 중 백두대간 북설악 구간 특히 황철봉이 빠진 게 아쉬워, 황철봉 산행을 계획했다. 물론, 백두대간 종주팀의 북설악 구간 산행에 따라나서면 되니, 딱히 계획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정만 맞추면 된다.
북설악 황철봉에 오르기 위해, 백두대간 종주를 진행하는 각 안내산악회 게시판에 수시로 들러, 산행 공지를 훑어봤으나, 설악산 국립공원 내 비탐방 지역 산행이라,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가 목표인 등산객이라면, 이 코스는 반드시 달려야 하고, 안내산악회 또한 이 구간을 빼고 종주를 진행하는 산악회라고 떠벌릴 수 없어, 언젠가는 공지가 올라올 거라, 진중히 기다렸다. 그러다 우연이 한 안내산악회 '정기산행/여행 사진' 게시판을 구경하다가, 한 여성 산꾼이 올린 '설악산 (2023.10.07)금요무박'이라는 제목의 앨범이, 생각지 못한 발상의 산행의 사진이라 깜짝 놀라며, 왜 이 생각을 못했는지 자책했을 정도다. 비탐방인 북설악과 달리, A부터 H까지 탐방 지역내 다양한 코스의 설악산 종주는 모든 안내산악회가 수시로 진행하는데, 산악회 계획 여덟 코스 외에 굳이 이름 붙이자면 ‘I’ 코스로 자유 산행이 있다. 설악동 기준 13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 여성은 주어진 자유 시간에 산악회 코스에는 없는 황철봉을 다녀왔다.
새로운 발상을 알려준 그 여성 산꾼에게 감사하고 바로 산행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마침 그 앨범을 발견한 시기가 가을철 산방 기간이라, 산방이 끝나고 산행이 재개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산행이 재개된 겨울 동안은 영동 지방에 수시로 내린 폭설로 설악산 개방 일자보다 통제 기간이 더 길었다. 와중에 역시 설악산 국립공원 비탐 구간인 신선봉 산행에 나선, 한 쌍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감히 황철봉 산행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 겨울이 지난 후 시도하기로 했다. 고로 그 시기는 봄철 산방이 끝나는 5월 15일 이후다. 해서 그 일자에 맞춰 각 안내산악회 산행 계획을 살펴봤으나, 감히 평일 설악산 무박 산행을 진행할 수 있는 산악회는 대기업 안내산악회밖에 없다. 해서 5월 16일 산방이 풀리는 첫날, 목요 무박으로 진행하는 대기업 안내산악회의 산행을 3월 15일 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1번으로 신청했다. 이후 신청자가 폭주하더니, 28인승 버스를 한 대 더 추가하고, 산행 일주일 전에는 1호차를 28인승에서 31인승으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같은 비용을 지급하고, 의자 간 간격이 28인승에 비해 좁은 31인승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에 분노해 산행을 취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내 산행 계획을 듣고 신청한 봉 감독에게 미안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산행을 취소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애초 좋아하지 않았던 안내산악회지만,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합리적으로 운영해 애용했으나, 최근 돈에 눈이 멀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많이 빌리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 이 산악회는 피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실 이 산악회를 이용하는 것도 목요 오지팀 때문인데, 최근 공지되는 산행을 보면 이 팀도 거의 한계에 달한 듯하다. 그 외 산행이야 모든 산악회가 거의 비슷해, 28인승 비용을 지급하고 31인승 버스로 비좁게 가야 한다면, 60%가 조금 못 되는 수준의 가격으로 경쟁하는 산악회의 44인승 버스가 더 낫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평일 산행이 없다는 건데, 그것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휴일 산행과 바꾸면 된다.
일요일 오전 기상청 중기예보를 확인했을 때는 당일 오전만 약간 흐리다는 것에서, 저녁에 확인하니, 3시부터 9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걸로 바뀌었다. 기온은 영상 10~17℃, 바람은 ~2m/s로 덥지는 않겠지만, 강수량에 따라서는 비를 피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물론 단기 예보가 발표되어야 더 정확한 날씨를 알 수 있지만, 현 예보를 기준으로 하면, 당일 산행이면 비 맞을 일이 없으나, 무박 산행이라, 설악산 들머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비를 맞아야 한다. 말인즉 우중 산행이다. 다만, 중기예보라 강수량에 관한 정보는 없어, 그것 또한 단기 예보를 봐야 알 수 있다. 말인즉 수요일 예보가 가장 정확하다. 어쨌든 비에 대비한 산행 준비를 하고, 아침, 점심 두 끼를 해결해야 하는데, 한 끼는 불광역표 김밥으로 하고, 다른 한 끼는 발열 도시락을 가져는 걸 고려 중이다. 이것 또한 전날 결정한다.
5월 13일 그동안 벼르고 있던 포천 2코스로 올라 가평 백호능선으로 하산하는 운악산행을, 대중교통을 이용해 올랐다[산행기]. 이후 버스와 전철을 이용해 귀가 중인데, 갑자기 텔에 문자가 도착했다는 알람이 울려 확인해 보니, 황철봉에 같이 오르기로 한 봉 감독이 당일 기상청 산악날씨를 캡처해 보냈다. 그 이미지에 의하면 수요일 오후부터 목요일 새벽까지 비 또는 눈이다. 기온은 영하 1~2℃, 바람은 3~4m/s,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5월 중순에 겨울 날씨다. 기상청 예보를 검색하다 보면 간혹 오류 데이터가 공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자료 또한 오류라 생각해 그렇게 답했다. 물론 봉 감독이야 한여름에 겨울 설악을 찍을 생각에 신이 났으나, 만약 그 데이터가 정확한 거라면, 통제로 산행이 취소될 확률이 높아 보여 또 그렇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귀가해 자세히 수~목의 설악산 산악날씨를 시간 단위로 확인했다. 대개 데이터 오류면 늦어도 한두 시간 지나면 수정되는데, 그렇지 않다. 그럼, 오류가 아니란 얘기라, 비슷한 지역의 산인 오대산 산악날씨를 봤다. 데이터의 세부 사항만 다를 뿐 큰 틀에서는 설악과 같다.
산악날씨 목요일 예보가 공지되는 5월 14일 화요일 오전에 설악산 산악날씨를 확인했다. 수요일 19시부터 목요일 09시까지 비나 눈이다. 새벽 시간대는 눈만. 강수량은 1~5mm/h 내외, 적설량은 0.5mm/h 내외다. 그런데, 오후 5시경 다시 확인한 데이터는 오전과 달리, 비는 사라지고 목요일 09시까지 눈, 적설량은 0.9~1.2cm/h, 바람은 4~7m/s다. 그동안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건 통제다. 물론 이 산악날씨를 나만 보고 있는 게 아니라, 28인승, 31인승 두 대를 꽉 채우고 대기자까지 몇 명 있던, 신청자가 썰물 빠지듯 빠지기 시작해 산행 하루 전에는 31인승 한 대로 버스가 줄었으나, 그것도 다 채우지 못했다. 사실 기상을 이유로 산행을 취소하면, 회비의 20%를 페널티라는 불공정 조항이 있고, 시간에 따른 페널티까지 합하면 취소자에 따라서는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돈보다는 목숨이 중요해 취소한 거다.
이런 상황에서 취소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신청자는 한여름에 설악의 겨울을 맛보고 죽으면 여한이 없다는 진정한 산꾼이거나, 설악산국립공원에서 통제할 분위기라, 산악회에서 취소하거나 연기할 확률이 높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후자다! 만약 통제하지 않으면 그만큼 위험의 정도가 덜하다는 얘기라, 한여름에 겨울 설악을 맛볼 생각이었다. 해서 수시로 국립공원 사이트로 들어가 설악산의 통제 상황을 확인했다. 그리고 출발 6시간 전인 오후 18시경 확인하자, 예상대로 16시 10분부터 통제라는 공지다! 해서 혹시 인솔 대장이 모르고 있을 수도 있어, 대장에게 상황이 이런데, 출발하는지 묻는 문자를 보내자, 대장도 이미 인지하고 회사와 연기하기로 했다는 답이 왔다. 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참지 못하고 취소자가 두 명 더 나왔다. 그리고 25분이 지나 취소가 아니라, 7월 18일로 연기한다고 산악회에서 문자가 왔다.
다른 산행은 잘도 취소하더니, 왜 취소가 아니라 연기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40명에 가까운 취소자 때문이다! 산행 취소하면 그들에게 부여한 모든 페널티를 취하해야 하나, 연기하면 그대로 부과해도 된다. 결과적으로 5월 16일 산행은 취소했으나, 회사는 취소자의 페널티로 꽤 높은 수입을 올렸다! 고로 어떤 이유로든 끝까지 버틴 26명이 진정한 승자다! 어쨌든 무박 겨울 산행에 대비해 랜턴을 충전하고, 아이젠과 스패츠, 보온병 등 겨울 등산 장비를 창고에서 꺼내 준비했으나, 이런 이유로 벼르고 별렀던 설악산 황철봉 산행은 7월 18일로 연기됐다. 물론, 그 안에 다른 일정의 설악산 종주 산행을 신청해서 다녀오면 되나, 인솔 대장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연기된 날짜에 가기로 했다. 와중에 산행 취소로 기대하고 있던 여름 설악의 겨울 풍경을 촬영하지 못해 아쉬워하던 봉 감독은 통제가 없는 대간령, 마산봉으로 16일 촬영 산행을 떠났다.
하지만, 7월 18일 목요일은 대기업 산악회 목요방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황철봉 산행을 취소했다. 이후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된 마당에 굳이 대기업 안내산악회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 가격으로 승부하는 안내산악회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는데, 거의 매주 출발하나, 성원을 채우는 건 한 달에 한 건 정도 고, 그것도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대기업 안내산악회의 설악산 산행 중 10월 24일 목요방 산행이 2022년 12월 다녀온 봉화 문수산이라[산행기], 설악산 종주 산행을 신청했다. 그리고 산행 일을 기다리던 중 눈여겨보던 안내산악회 10월 5일 토요일 설악산 무박 산행이 성원을 채울 수 있을 듯해 그것도 신청했다. 10월 3일 목요방 산행지인 괴산 장성봉은 7월 신청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8월 87과 연합 산행이 폭우로, 10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산행지가 중복돼 어쩔 수 없이 취소해, 토요일 설악산 무박 산행이 가능해진 덕이다.
그럼에도 아직 대기업 안내산악회 10월 24일 설악산행을 취소하지 않은 이유는 중소 안내산악회는 산행은 하루 전에 출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만약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러다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에서 이미 출발이 확정된 같은 날짜 설악산 무박 산행을 발견하고, 무언가 꺼림칙해 자주 이용하는 안내산악회 셋만 아니라, 과거에는 이용했으나, 지금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인증꾼에게는 인기 있는 두 산악회 등 다섯 개의 안내산악회 게시판에서 토요 무박 설악산 종주 산행을 찾아봤다. 많게는 4대 적게는 1대 등 총 10대의 버스가 서울에서 출발한다는 걸 알았다. 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안내산악회, 관광회사, 폐쇄 산악회를 포함하면 적어도 20대 이상일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설악산 국립공원도 같은 생각으로 주요 지점에 2인 1조의 요원을 배치할 거라는 건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럼, 내가 하고자 하는 비 탐구간의 황철봉 산행이 위험하다. 해서 휴일이 아닌 평일인 대기업 안내산악회 10월 24일 산행을 살리고, 10월 5일 토요일 산행을 버리기로 했다. 말인즉 취소 대상과 날짜가 거꾸로 바뀌었다.
그렇게 결정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비록 회비는 비싸더라도 붐비지 않고, 무엇보다 충돌의 우려가 덜한 평일 산행을 하기로 한 이상 24일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해서 내 일정을 고려해 가장 가까운 날짜인 10월 14일 월요일 산행을 신청했다. 월요무박 설악산행 또한 신청 당시, 몇 자리 남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가장 뒷자리인 28번 좌석을 신청해야 했다. 이후 거의 매일 신청 상황을 확인하다가, 그나마 버스의 흔들림이 덜한 10번 자리가 빈 걸 보고, 자리를 변경했다. 그리고 10월 13일 출발 몇 시간을 남겨두고 산행 준비를 했다. 지난 성중종주 때와 같이 슬링백과 물가방 조합으로 해결될 산행이 아니라, 마누라가 사준 25ℓ 배낭을 처음으로 산에 들고 가기로 하고, 그동안 버스까지 베이스 역할을 하느라 들어있던 것들을 다 빼고 꼭 필요한 것만 넣었다. 물로 발열 도시락도. 그리고 확인한 기상청 설악산 날씨에 의하면 종일 흐리고, 기온은 영상 8℃~12℃, 바람은 1㎧로 조금 추울 듯해 여름용 바람막이가 아니라, 봄가을용 바람막이를 준비했다.
2 – 1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24시에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고, 빠르면 설악동에서 03시 30분 시작하는 산행이라, 버스에서 잘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시간 30분에 불과하다, 와중에 쓸데없이 인제에서 20분이 넘게 휴식한다고 소란스럽기까지 해 잘 자던 사람까지 잠에서 깨운다. 해서 버스에 앉자마자 잠이 들어 휴식한다고 소란스러울 때도 잠에서 안 깨는 수면제가 필요해, 저녁 반주로 독하기로 유명한 공부가주를 선택했다. 이후 아지트에서 잠이 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배낭을 챙겼는데, 취중이라 뭘 넣고 뭘 뺐는지 기억이 전혀 없다. 그리고 불광역 부근 24시 김밥집에서 김밥을 산 후 23시 1분발 열차를 타기 위해 22시 40분경 집을 나서,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으로 갔다. 이후 즉석에서 만든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역으로 내려가, 열차를 타고 양재역으로 향해 23시 42경 도착했다.
1번 출구로 나가, 서초구청 주차장 석축에 주저앉아 버스가 오기를 기다려, 23시 56분 도착한 버스에 타, 배낭을 다리 앞에 내려놓은 후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고 바로 잠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늘 챙기는 넥워머와 수건을 두고 왔다는 걸 알았다. 당연히 빠트린 게 더 있겠지만, 그걸 확인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라, 바로 깊이 잠들어 비몽사몽간, 인제에서 휴식하고, 한계령과 오색에서 일행이 내리는 걸 어렴풋이 느끼기는 했다. 하지만, 그게 잠을 방해하지는 않아, 잠든 상태로 종점인 설악골까지 가, 3시 35분경 신흥사 주차장에서 내렸다. 평소라면 내리기 10분 전 산행 준비를 마쳤을 텐데, 워낙 취한 상태라, 버스가 도착하고서야, 이것저것 간신히 챙겨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주차장 앞 24시간 식당 계단에 배낭을 내려놓고, 추위에 떨며 잠에서 깨기 위해 저만큼 앞서가는 일행과 막 도착한 다른 산악회 등산객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봤다.
2 - 2
차가운 날씨 덕분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 배낭을 둘러메고, 산행을 시작하기 전, 등산 앱을 위성과 동기화한 후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199m~201m(산길샘과 e-산경표는 20m~40m 내외의 오차가 있으나, 램블러와 e-산경표는 거의 차이가 없는 걸 보면, 앱 사이에 발생하는 오차는 핸드폰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 오르는 최고봉인 황철봉이 1,381m니 고도차는 1,180m 내외다. 고로 한국에서는 많지 않은 1,000m 이상을 올려야 하는 산행이라, 쉽지 않다. 그리고 새벽 3시 40분경 앞서가는 등산객의 랜턴 빛에 의지해 산행을 시작하며,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날씨를 확인했다. 날씨알리미에 따르면 종일 흐리고, 기온은 영상 11℃~17℃, 바람은 1㎧~5㎧로 산행에는 좋은 날씨지만, 위성 사진의 비구름이 서해안에서 한반도로 접근 중이라, 오후에는 비가 내릴 수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모두 '좋음'이라 구름만 도와준다면, 설악의 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으나, 비록 앞선 등산객의 랜턴에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보이는 게 없어, 그저 앞만 보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갔다.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꽤 긴 거리를 포장도로와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올라, 비록 나는 페이스를 유지하지만, 대부분 등산객을 무리하는 게 보통이라, 랜턴을 의지했던 등산객은 어느 순간 저 앞에서 가고 있고, 뒤에서 따라오던 등산객의 랜턴에 의지하는 바통 터치식으로 진행하다가, 산악회 버스는 다 도착했는지, 15분가량 지나자, 뒤에서 따라오는 등산객이 없어, 귀차니즘에 꺼내지 않았던 헤드 랜턴을 꺼내 머리에 썼다. 사실 헤드 랜턴이 있으면서도 꺼내지 않은 건 귀차니즘도 있지만, 머리를 조이는 압박감이 싫어 서다. 그래서 견디지 못할 정도의 햇살이 아니면, 모자도 안 쓴다. 그것도 수건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게 어둠을 뚫고 위로 향하는데, 앞이 시끌시끌하다, 분위기로 봐서, 식당 앞에서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 소형 버스로 도착한 사라진 줄 알았던 안내산악회 회원이, 마지막 화장실에서 볼일도 보고, 인원을 점검하는 듯하다. 분위기로 봐서는 폐쇄산악회와 안내산악회의 결합인 듯한데, 그것도 자체 소형 버스를 가진 안내산악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나 또한 기상하면 바로 아침 의식을 치러야 해, 화장실로 들어가, 의식을 치르고 나왔다. 물론 그사이 청춘들의 모임으로 보이는 폐쇄산악회는 출발하고 주변은 고요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화장실 앞에 내려놓았던 배낭을 둘러메고, 역시 페이스를 유지하며 그저 앞만 보고 가, 산행 시작 50분가량 걸린 4시 31분, 비선대 0.6km 이정표를 통과하고, 마등령 갈림길 직전 요원 초소를 향해 가는데, 핸드폰이 경고음을 울려, 확인해 보니, 벌 조심이다. 벌이 새벽에도 활동하든가? 어쨌든 다른 팀으로 보이는 남녀 한 쌍과 남성 등산객 한 명이 마등령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앉아서 쉬고 있는 초소에 도착해, 현 위치의 높이를 앱으로 확인했다. 두 앱 모두 336m로 생각보다는 낮으나, 들머리에서는 130m가 넘게 올라온 위치다. 고로 황철봉까지는 1,000m가 조금 안 되는 높이를 오르면 된다. 그걸 확인하고 좌회전해, 쉬고 있는 3명을 뒤로 하고, 설악산행에서는 처음으로 마등령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하산만 했지, 거꾸로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권력과 충돌을 피하고자, 애초 계획과는 반대로 울산바위로 올라, 마등령에서 내려오는 환 종주를 마다한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코스는 2019년 이미 봉 감독과 달린 코스라[산행기] 거꾸로 달리고 싶었다.
주차장에서 앞서갔던 몇몇 등산객을 추월하며 올라, 4시 47분 금강굴 갈림길을 지났다. 금강굴도 한번 감상해야 하는데, 매번 지쳐서 여기를 내려가는 바람에 굴을 왕복할 체력적 심적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이 새벽에 그걸 구경할 것도 아니라, 언젠가 산행이 아니라 관광으로 왔을 때 감상하기로 하고 갈림길에서 우회전해 마등령으로 향했다. 그리고 5시 3분경 가파른 돌계단 중턱 너럭바위에서 쉬고 있는 그 청춘 무리가 길을 막고 있어 뒤에서 같이 호흡을 고르는 동안, 약통에서 혈압약을 꺼내 먹었다. 덕분에 산행 후 처음으로 물도 마실 수 있었다. 지난 성중종주 때는 약을 깜빡해, 이번에는 철저히 챙겼다. 그리고 어두워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보이지 않아, 수시로 앱의 지도를 확인하며 가는데, 다시 그들이 길을 막고 있어, 역시 뒤에서 멈춰 기다렸다. 그러자, 그걸 눈치챈 산행 대장? 인솔 대장이 일행에게 길을 양보하도록 해, 그들을 추월하며 보니, 무리하게 배낭을 싸 온 여성 등산객의 짐을 분배하는 중이다. 계단을 조금 오른 후 마지막으로 그들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떠나, 이후 그들을 보지 못했다. 어쨌든 길을 재촉해, 잘 보이지는 않으나, 위가 능선으로 보이는 지점에서 능선 도착 기념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5시 29분 능선에 올라섰다.
능선을 따라, 마등령으로 향하자, 고도가 높아져 그동안 보이지 않던 동해 방향의 속초 시내의 화려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해, 5시 44분경 동해 먼바다부터 밝아오는 여명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그렇게 가, 5시 51분 갑판 쉼터인 '마등령 제1 쉼터'를 지나, 6시가 넘자, 왼쪽으로 구름에 가린 대청과 중청, 그 둘보다 낮아 구름을 피한 화채봉과 능선이 보이기 시작해, 그걸 감상하고 사진으로도 남겼으나, 역시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6시 12분경 뚜렷이 사물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일출은 순간이라, 아직 일출 전이나, 언제 해가 뜰지 몰라 수시로 고개를 돌려 뒤의 동해를 바라보며 전진했다. 그러다, 바다가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 보여, 등산로에서 벗어나, 숲의 방해가 그나마 덜한 곳에서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예보대로 날이 흐려 해가 뜨는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비록 해가 뜨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금도 해는 보이지 않지만, 일출과 함께 주변이 밝아 오면서, 화채능선, 공룡능선, 천불동을 감상할 수 있다. 마등령에서 분기한 능선 위 기암괴석과 왼쪽의 화채와 공룡, 천불동을 감사하고 시진을 찍으며 가, 6시 24분 '마등령 제2 쉼터'에 도착했다.
제1 쉼터에는 인적이 없었으나, 제2 쉼터에는 서너 명의 등산객이 휴식하며 이른 아침? 간식을 먹고 있다. 그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 길을 재촉해, 마등령 삼거리 1.7km 이정표를 지나, 작은 언덕에 올라서자, 왼쪽으로 세 명의 등산객이 사진을 찍거나 쉬고 있는 바위 전망대라, 동영상을 찍으며 그 바위로 가, 동해와 속초, 화채, 천불동, 공룡을 사진에 담고 돌아 나오다 세존봉의 모습도 찍었다. 공룡 뒤, 1275 왼쪽의 구름에 가린 게 대청과 중청이다. 그리고 그 바위 전망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마등령으로 향하는 중 길목의 단풍도 사진에 담았다. 결과적인 얘기로 여기서 단풍의 모습을 담지 않았다면, 이번 산행에서 단풍을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을 정도로 올해 설악산 단풍은 꽝이다! 마등령 삼거리 1.0km 이정표를 지나, 너덜지대를 통과하는데, 오른쪽 너덜 사이로 물소리가 들리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곳으로 가봤다. 다른 때는 보지 못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 배낭에서 컵을 꺼내 그 물맛을 봤다. 기대보다 시원하지는 않으나 마실만 했다.
길목의 단풍을 사진에 담으며, 오른쪽 능선, 왼쪽 거대 바위 사이로 난 등산로를 통과하며 보니, 나를 추월했던 산꾼이 왼쪽 바위 정상에서 설악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어, 나도 올라갈까 하다가, 여기가 아니라도 찍을 전망대는 많고, 또 소요 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 가능하면 전진이 아닌 후퇴는 하지 않기로 해 그 모습만 기록으로 남기고 지나쳤다. 7시 17분 또 다른 문으로 올라가, 아래로 내려가니, 왼쪽으로 작은 바위 전망대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 바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대청과 중청 그 앞의 공룡을 사진에 담고 바위에서 내려오는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한 쌍이 도착해, 뭐가 보이는지 물어, 본 걸 얘기했더니, 여성은 겁을 먹어 아래에서 구경하고, 남성은 올라오려고 해, 서둘러 내려가 전망대를 비워줬다. 그리고 계속 길을 재촉해 7시 22분 마등령 삼거리 0.5km 이정표를 지나, 7시 37분경 갑판 계단에 도착해, 앱의 지도로 현 위치를 확인했다. 계단 위가 마등령 삼거리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갑판 계단을 올라, 7시 38분 도착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삼거리에는 십여 명의 등산객이 휴식하거나, 이른 아침을 먹고 있고, 금줄로 막은 황철봉 방향에는 출입 금지 경고문이 서 있다. 와중에 금줄 너머 작은 바위에도 한 쌍이 아침을 먹고 있다.
이번 산행의 목표가 황철봉이니,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금줄을 넘어 음지로 들어가 빠른 속도로 바로 위에 있는 헬기장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7시 40분에 도착했다. 어디나 현재 사용 중인 헬기장은 봉우리의 크기와 무관하게 정상에 그리고 헬기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해물이 제거된 상태다. 이건 전망대의 조건과 일치한다. 해서 사용하지 않는 헬기장은 초기에는 잡목이 이후에는 울창한 숲이 차지하나, 관리하는 헬기장은 보기 힘든 전망대라, 조망 또한 좋다. 여기 마등령 삼거리 위 헬기장 또한 다르지 않아, 주변을 360도로 감상하고 기록도 했다. 세 번째 사진인 파노라마의 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쌍봉 중 왼쪽이 대청, 중앙에 가까운 쪽이 중청이다. 그리고 왼쪽의 작은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게 화채봉이다. 고로 대청부터 왼쪽이 화채능선이다. 오른쪽 끝에 우뚝 솟은 게 귀청으로 대청 오른쪽은 서북능선이다. 서북능선은 파노라마에는 안 보이나, 귀청을 지나, 악마의 뿔처럼 생긴 안산까지 이어진다. 이후 7시 42분경 헬기장을 떠나, 마등봉으로 향하는데, 7시 45분 램블러가 고지가 멀지 않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리고 7시 51분경 도착해, 당연히 과거 누군가 주변의 넓적 돌에 '마등봉'이라 쓴 과거 인증을 남겼던 정상석을 찾아봤으나, 안 보이고 삼각점이 정상석을 대신할 뿐이다. 마등봉 또한 안산처럼 정상석을 가지고 공권력과 산꾼 사이에 투쟁이 벌어지는 설악산의 주요 봉우리 중 하나인 듯하다.
평소 설악산 주요 능선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는 마등봉이라 생각하는데, 역시 그 생각이 맞았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조망이다. 진행 방향으로는 백두대간이 황철봉으로 이어지고, 뒤 대청봉의 좌로는 동해로 들어갈 듯한 화채능선이, 우로는 귀청과 안산을 거쳐 남교리로 떨어지는 서북능선이다. 물론 백두대간은 대청 앞에 보이는 공룡을 지나, 서북능선 한계령 삼거리에서 한계령으로 내려간다. 그 모든 걸 파노라마와 사진으로 남긴 후, 산꾼이 만든 걸 공권력이 없앤, 정상석 대신 삼각점을 앞에 두고,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기고 앞에 보이는 황철봉으로 향했다. 물론 그 직전의 저항령은 안 보인다. 마등봉 아래 너덜의 돌을 이용해 만든 비박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며 가다가, 현재 시각 7시 55분이라, 배낭에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갔다. 처음에는 비박터에 앉아 먹을 예정이었으나, 차가운 바람이 불어 노출된 곳은 춥고, 이번 환 종주 거리와 소요 시간을 알 수 없어, 불필요한 휴식은 안 하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김밥을 먹으며 가는 중에도 오른쪽 저항령계곡 끝에 보이는 울산바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황철봉의 바위너설이야 악명이 높다고 해야 하나, 뭐든 유명하지만, 실제 내가 미시령에서 마등령에 이르는 구간 중 바위너설로 학을 뗀 건 2017년 31년 만의 공룡능선 탐방 후 마등령에서 저항령까지 달릴 때였다. 물론 그 후 황철봉, 귀청 바위너설 등 다 오르내렸으나, 그때의 악몽에 비길 너덜은 없었다. 그런데, 그 악몽을 잊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마등봉에서 내려가는 순간 기억났다. 이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그래서 살아갈 수 있다고 했을 거다. 어쨌든 마등봉에서 첫 번째 바위너설이 끝나고, 다시 관목지대로 접어들어, 저항령 직전의 봉우리가 보이자, 그 악몽이 떠올랐다. 그리고 제철인 단풍을 대신해 철을 망각한 철쭉이 반겨준다. 얘도 나처럼 망각의 동물 아니, 식물인가? 어쨌든 그 악몽은 거짓이 아니었다. 몇 개의 바위너설을 지나 몇 개의 봉우리를 넘고, 와중에 오르지 못하는 암봉은 왼쪽으로 우회하면서, 가도가도 저항령 멀다. 음지라 이정표도 없어 거의 10분 간격으로 지도를 확인하며 갔다. 물론 와중에 오른쪽으로 보이는 또 다른 악몽인 저항령계곡의 모습을 감상한 후, 뒤로 돌아 마등봉의 모습을 아무런 방해 없이 기록으로 남기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다가, 길목의 바위 전망대에서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와중에 서북능선의 전모를 감상한 건 덤이다. 그렇게 온갖 악전고투를 겪고, 거대하고 뾰족한 바위 군락을 왼쪽으로 우회하고서야 마침내 저항봉이라 불리는 저항령 직전의 암봉 아래에 도착했다. 그 시각이 9시 29분이다.
정확히 그 지점에서 램블러가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줘, 응? 고지? 약간 놀라서 고지의 이름이 궁금해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저항봉’이다. 이제야 저항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다는 게 기억났다. 마등봉과 같이 공식 이름은 아닐 거다. 어쨌든 그 순간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9시 35분 저항봉 정상에 올랐다. 뾰족뾰족한 바위라, 정상석을 세우고 싶어도 세울 수 없는 정상에서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고, 특히 앞으로 가야 할 저항령과 황철봉 능선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 기록으로 남긴 후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바위너설을 내려가자, 9시 54분 앱이 저항령이 가까운 곳에 있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9시 57분 도착했다. 저항령은 2017년 봉 감독과 내가 처음으로 설악산에 야영한 장소로 둘에게는 의미가 깊은 곳이다[산행기]. 당시 야영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산경표에 황철남봉으로 표기된 봉우리를 향해 가는데, 숲의 돌무더기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게 보여 가던 길을 멈추고 유심히 봤다. 살이 통통하게 찐 아니, 임신 중인가? 그래서인지 움직임이 둔하고, 날 피할 생각조차 안 한다. 그놈이 길목에 있어 넘어갈 수도 없어, 뭐로든 위협해 길에서 비키게 할 생각으로 주위에서 위협할 만한 도구를 찾고 있는데 놈이 낌새를 눈치챘는지, 서서히 돌 틈으로 들어가,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후 그 자리를 떠났다.
이후 밧줄이 내려온 미끄러워 보이는 경사진 바위를 올라, 다시 숲으로 들어서, 고개를 돌아 앞을 보는 순간 멈칫했다. 사람이다. 나야 상대방이 반바지 차림이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긴장이 풀렸으나, 상대방은 나보다 더 놀란 듯했다. 그리고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이 구간에서 사람 보기가 참 힘듭니다!'라고 말을 건다. 나를 떠보기 위해 건넨 말이다. 해서, 어디서 출발했는지 묻자, 그가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 의심을 풀어줄 생각으로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러자, 내가 가는 방향과 반대로 어제 설악동에서 출발해 서봉을 거쳐 여기까지 왔으나, 정상에서 날이 어두워 야영하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코스가 길다고 해, 몇 시에 출발했는지 물었다. 10시 반경이란다. 그럼, 6시경 황철봉에 도착했을 테니, 7시간 반 정도 걸렸다. 야영을 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추고 있었으니, 그 무게 때문에 약간 늦어지기는 했겠지만, 나보다 체격이 좋아,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을 거고, 차림새로 봐선 전문가다. 고로 나도 그만큼 걸린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등산, 나는 하산이라는 차이가 있다. 어쨌든 같은 시간이 걸린다면, 현재 시각 10시 10분 그럼 17시 40분 도착으로 마감인 17시를 맞출 수는 없다. 와중에 설악동에서 식당까지 2.6km가량을 더 가야 한다.
그런 계산을 하며, 황철남봉을 오르다가 숨을 고르는 동안 뒤로 돌아, 지나온 저항봉과 저항령의 모습을 감상하고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진행 방향은 봉우리가 앞을 가려 보이는 게 없어 숨을 고르는 동안은 비록 같은 모습이나, 고도가 높아질수록 보이는 모습이 달라져 그걸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 같아 계속 사진을 찍으며 갔다. 그리고 10시 36분 산경표 표기 황철남봉 정상에 도착했다. 램블러가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에는 아예 명칭이 없다. 물론 실제 정상에도 어떠한 표기도 없다. 해서 정상의 모습만 기록으로 남기고, ‘음지백판골’로 내려가는 길을 확인하기 위해 그 방향으로 가 봤다. 있다. 인적이 보인다. 여기에서 음지백판골로 하산하는 산행을 이르면 내년 봄에 할 생각이다. 들머리는 마등령이 될지 울산바위 서봉이 될지 아니면 제삼의 장소가 될지 아직 확정된 건 없다. 그 반대로 달리 수도 있다. 어쨌든 목표한 걸 찾았으니, 오이 한 조각을 꺼내 먹으며 다시 길을 재촉해, 10시 49분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줘 영상을 촬영하며 가, 10시 51분 '황철봉'이 아니라, '황철북봉' 정상석이 서 있는 황철봉에 도착했다.
누가 세웠는지 모르겠지만, 여기를 북봉이라 본 거다. 아니면 봉우리를 착각했거나. 그런데, 황철봉 외에는 공식적인 명칭은 없고, 지도를 보면 황철봉이 두 개다. 고로 각자 제 생각을 토대로 부를 뿐이다. 다만, 산경표 기록은 대간, 정맥, 지맥 종주꾼 사이에 어느 정도 합의된 내용이라, 다른 산꾼은 몰라도 맥꾼에게는 정설일 거다. 나 또한 산경표에 의지하는 산행을 하니, 그 표기에 따른다. 정상석이 있으니, 그냥 갈 수 없어, 황철봉에서 삼각대를 이용해 황철북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황철북봉으로 향하며, 길을 혼동할 만한 곳의 나뭇가지에 국립공원에서 매단 야광 '안전 길잡이'를 보며, 국립공원의 딜레마를 알 수 있어 기념으로 찍었다. 숲에는 나뭇가지에, 바위너설에는 얇고 강한 철봉 윗부분에! 대낮에는 그게 없어도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나, 아무래도 칠흑 같은 암흑에서는 길을 찾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그래서 형광물질로 만들었을 거다. 그런데, 이 구간이 비록 백두대간이기는 하나, 등산객이든 뭐든 들어오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며 길을 재촉하자, 11시 21분 또 앱이 고지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줘 영상을 촬영하며 전진해, 11시 23분 역시 정상석 따위는 없는 황철북봉에 도착했다. 그나마 북봉은 남봉과 달리 삼각점이 있다는 게 차이다.
여기 왔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삼각점을 잡고 인증을 남겼다. 이제는 마지막 바위너설만 내려가면 너덜지옥은 끝난다. 그리고 그 너덜 하단부에서 발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을 생각이다. 해서 아래로 내려가는데, 앞에 백두대간 상봉과 신선봉이다. 물론 황철봉과 상봉 사이는 미시령이다. 미시령까지 꽤 먼 거리로 생각했는데, 여기서 보니, 엄청 가깝다. 그리고 실제 상봉을 오를 때 높다고 여겨지지 않았는데, 황철북봉에서 보니 굉장히 높아 보인다[산행기]. 물론 그 뒤는 백두대간 마산봉, 또 그 뒤는 추억이 서려 있는 백두대간 칠절봉이다[산행기]. 그 뒤로는 향로봉! 마지막 바위너설이라는 걸 감사하며 너덜을 내려가는 중에도 오른쪽 동해 방향으로 보이는 울산바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11시 42분경 다른 바위를 기대고 앉기 좋은 정상이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배낭에서 발열 도시락을 꺼내 15분 동안 내용물을 데우는 동안,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억눌리고 달리느라 고생한 발을 잠깐이나마 해방했다. 설명서대로 15분이 지나, 데워진 내용물을 꺼내 종이 도시락에 다 때려 붓고 한꺼번에 비벼서 점심을 먹었다. 이후 인적을 깨끗이 치우고, 거기를 떠나, 아래로 보이는 울산바위 갈림길로 향했다.
12시 43분 백두대간과 울산바위 갈림길에 도착해 두 앱의 지도를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다. 갈림길 정상의 높이가, 해발 1,000m가 넘는다. 난 700m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내려야 할 높이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출발한 주차장이 200m대였으니, 수직으로 800m 이상을 내려가야 한다. 백두대간에서 우회전해 울산바위를 향해 내려가며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19년 8월 서봉을 왕복할 때는[산행기] 돌아오면서 길을 잃고 헤맸다는 게 떠올랐다. 말인즉 구간에 따라서는 길이 명확하지 않다는 거다. 해서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고, 주위를 자세히 살피며 내려가, 1시 33분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바위 전망대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올라가, 울산바위의 전경을 감상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서봉에서 설악동까지 거리를 알 수가 없어, 서봉에 오르는 건 포기하기로 해, 대신 그 전모라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조금 위험해도 바위 전망대로 올라간 거다. 물론 거기서 뒤로 돌아 황철북봉의 모습도 찍었다.
울산바위 서봉을 처음 오른 건 2019년 8월 봉 감독과 황철봉 산행을 하면서다. 고로 서봉은 설악동에서 오른 적은 없어, 설악동과 서봉까지의 거리나, 음지와 양지를 구분하는 금줄의 위치도 모른다. 더 심하게는 울산바위 서봉과 동봉도 구분을 못 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갑자기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 울산바위를 향해 내려가, 1시 58분 서봉 아래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경험이 있다. 여기서 우회전해 내려가는 길은 초행이고, 그 길목 어딘가에 양지와 음지를 가르는 금줄이 있을 거다. 해서 우회전해 양지를 향해 가며 금줄이 언제 나타날지 온 신경을 집중하며 갔다. 와중에 생각보다 수량이 많은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는 걸 발견하고는 배낭에 갈아입을 옷도 있는데, 여기서 씻고 가는 방안도 고민해 봤으나, 역시 소요 시간을 알 수 없어, 예정대로 하기로 하고 계속 갔다. 그러다, 2시 33분경 앞에서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고 가면 갈수록 그게 점점 더 커져 동영상으로 등산로뿐만 아니라, 위의 산기슭과 아래의 계곡도 기록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 2시 35분 금줄이 아니라 목책을 넘어 음지에서 양지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게 울산바위 동봉으로 오르는 길이라는 걸 알았다. 동봉은 개방하면서 서봉을 개방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2019년 당시 서봉에 오른 등산객이 많아 지금까지도 개방 구간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일단 밝은 세계로 탈출했으니, 급할 건 없으나, 설악동까지의 거리를 알 수가 없어 여유를 부릴 수가 없어, 빠르게 갑판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오늘이 월요일임에도 주변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 속도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어쨌든 서둘러 내려가자, 의외의 바위가 앞을 막는다. 흔들바위다! 그리고 그 옆 이정표에 의하면, 탐방지원센터까지 2.8km, 현재 시각 2시 38분, 마감까지 2시간 22분 남았다. 하산주와 씻을 시간을 고려하면, 1시에 5km 이상을 가야 한다. 고로 노닥거릴 시간이 없지만, 그래도 '신통제일나한석굴(神通第一裸漢石窟)’을 지나칠 수 없어, 우회전해 계조암으로 들어가 석굴의 본존불에게 신고하고, 삼성당으로 가 산신에게도 무사 산행에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하산을 위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반대편에 요원이 올라, 역시 그동안 꼬박꼬박 방문하는 산의 산신에게 인사하고, 절의 본존불에게 신고한 보람을 느꼈다.
시간에 쫓겨 슬슬 급해지기 시작하는데, 설악동으로 향하는 임도 전체가 공사 중이라, 과거 임도로 보이는 걸 복구해 우회로를 만들었다. 과거 임도가 쓸 만했으면 새로 임도를 만들지는 않았을 거다. 고로 우회로는 길 상태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거리도 더 멀다. 아주 짜증 나는 상황이라, 무소유를 실천해야 할 중들이 뭘 그렇게 챙기려고 꽤 많은 돈이 들어간 거로 보이는 우회로까지 만들며 도로를 보수하는지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하며 내려가, 3시 14분 신흥사에 도착했다. 중들이야 욕망으로 넘쳐나든 말든, ‘통일대불’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신고하고, 기원의 촛불도 켰다. 이후 지도 앱의 '길찾기'로 현 위치에서 전주식당까지의 거리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 3시 19분, 3km가 넘는다. 고로 빨라야 4시쯤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길찾기 앱에 기대하지도 않은 정보가 있다. 아래 버스정류장에 전주 식당이 있는 C 상가로 가는 버스가 8분 후 도착한다. 해서 서둘러,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 소공원이 이렇게 클 이유가 뭐냐고 투덜거리며 소공원을 지나, 3시 26분 매표소 입구에 도착해, 그걸 통과하며 램블러의 트랙 기록을 중단하는 거로 사실상 산행은 종료했다. 하지만, 근처에 버스정류장 있는 건 아는데, 정확한 위치를 몰라, 주변을 빠르게 스캔해, 주차장 안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발견해 그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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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30분 마을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확인하며 속보로 내려가, 주차장 거의 끝에 같이 있는 정류장에 3시 29분경 도착했다. 정류장에는 10여 명의 등산객이 여기저기 앉을 수 있는 곳에는 다 차지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나름 줄을 선 듯해 중간에 끼지 못하고, 가장 끝에 서 있다가, 혹시 도움이 될 듯해 간이 버스정류장으로 들어가, 시간표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승차장으로 나와, 철 바리케이드에 기대서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3시 31분경 도착한 버스에 탔다. 와중에 줄을 잘 선 덕분에 몇 정류장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아도 피곤해 죽겠는데 앉아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3시 40분경 설악동 상가 C 지구에 내려, 빠르게 산악회 버스를 찾아, 정류장 조금 위에 주차해 있는 걸 확인하고, 그곳으로 가, 버스에 타,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슬리퍼로 갈인 신은 후 배낭을 둘러멘 채 건너편의 전주식당으로 갔다. 이후 주인장에게 샤워장의 위치를 묻고 그곳으로 갔다.
식당에 부속한 샤워장이라, 화장실에 샤워기 정도가 있을 거로 생각하고, 주인장이 알려준 곳으로 갔다. 그런데. 비록 간이 시설이기는 하나, 화장실에 딸린 샤워장이 아니라, 있을 건 다 있는 샤워기가 3개나 있는 시설이라 놀랐다. 그리고 샤워장 한쪽에는 배낭을 놓을 수 있는 선반까지 있다. 해서 거기에 배낭을 내려놓고, 이런 때를 대비해 늘 들고 다니는 갈아입을 여분의 옷을 꺼내려고 보니, 없다! 전날 배낭을 쌀 때 무겁다고 빼놓고, 그 사실을 망각했다. 고로 샤워할 상황이 아니라, 세수와 세족 후 쓰레기 분리수거에 만족하고 샤워장에서 나와, 식당으로 가, 황태해장국과 메밀전병, 빨갱이를 주문하고, 야외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먼저 나온 밑반찬과 빨갱이로 무사 산행을 자축했다. 이후 주문한 음식이 나와 허기를 채우는 중 그걸 안주로 빨갱이를 한 병을 비우고, 마감 30분 전인 4시 30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텅 빈 배낭에 등산화가 든 비닐봉지를 넣고, 버스 짐칸 가장 깊숙한 곳에 던져놓고,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특히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지나쳤던 연봉 능선이 황철봉 삼 형제라는 걸 깨닫고 유심히 관찰하고, 사지에 담았다. 그리고 버스에 타 가장 편한 자세로 앉은 후 바로 잠이 들었다. 고로 버스가 언제 출발했는지, 와중에 어딘지 모를 휴게소에서 들른 것, 그리고 복정역에서 승객을 내려준 걸 비몽사몽간에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빨갱이 한 병 덕분은 아닌 듯하고, 생각보다 산행이 힘들었던 거 같다. 아니면 체력이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고 있거나! 그리고 7시 53분경 버스가 양재역에 도착했을 때 억지로 잠을 깨, 기사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하고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둘러멨다. 이후 열차로, 집으로 향해, 9시가 조금 못 된 시간에 도착하는 거로 이번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사실 다음 날 이 글을 쓰는 것도 힘이 드는 게 확실히 체력이 지난주만 못하다. 아니, 성중종주[산행기], 금수산 공룡[산행기], 육백산[산행기] 등 빡센 산행을 연달아 한 후유증인가?
안내산악회를 이용해, 앞선 산꾼의 산행기를 참고한 '설악동 → 신흥사 → 비선대 → 마등령 → 마등봉 → 황철남봉 → 황철봉 → 황철북봉 → 울산바위 → 계조암 → 신흥사 → 설악동'의 28.6km(램블러) 코스를 11시간 47분 동안 환 종주했다. 이동 11시간 21분, 휴식 26분!
우연한 기회에 안내산악회 앨범 게시판에서 본 산행기를 토대로 별러왔던 산행을 우여곡절 끝에 올해가 가기 전 다녀올 수 있어 대단히 만족한 산행이다. 와중에 울산바위 서봉과 동봉의 차이도 알았다. 그리고 울산바위가 작은 바윗덩어리가 아니라는 것도! 그래도 다음에 울산바위에 가면 또 같은 소리를 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날이 흐려 조망이 약간 방해받기는 했으나, 산행에는 좋은 가을 날씨 덕분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다만, 울산바위에서 날머리까지의 거리 계산에 오류가 있어, 조금만 판단을 잘못했으면 낙오할 뻔했다. 그나마 휴일이 아닌 평일을 선택해 공권력과 충돌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산신의 도움이다.
체력이 되고, 설악산을 좋아한다면, 공개된 설악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코스니, 최소 한번은 달려보라고 권할 만한 코스다. 물론 공권력과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