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무력 충돌…전면전 치닫나
송고시간 2020-09-29 17:55:16 / 연합뉴스
[앵커]
남캅카스의 화약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수일째 이어지는 전투로 수백명이 죽거나 다쳤는데요.
국제사회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남부 캅카스 지역의 숙적으로 불리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분쟁 지역을 놓고 27일부터 이어지는 교전으로 군인은 물론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양측이 맞붙은 곳은 양국 사이에 위치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역사적으로 아르메니아인들의 터전이었지만,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 아제르바이잔에 귀속됐습니다.
소련 붕괴 뒤 이 지역은 아르메니아와 통합을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거부하면서 분쟁이 본격화했습니다.
현재 아르차흐로 이름을 바꾼 이 지역은 실효적으로 아르메니아가 지배하고 있지만, 국제법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입니다.
전투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은 상호 비방을 이어나가며 각자 우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격렬한 전투가 계속됐으며, 전날 아제르바이잔이 차지한 일부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도 "포병과 공군으로 적진지를 공격해 여러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했다"며 "적은 퇴각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이러는 사이 인명 피해는 늘어나 알려진 군인과 민간인 사망자만 67명에, 다친 사람을 포함하면 수백명 규모입니다.
여기에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해온 터키가 시리아 용병을 대거 전선에 투입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는 등 분쟁이 국제전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엔 등이 잇따라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촉구한 가운데 전면전으로 확대될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려 있습니다.
출처: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200929017800038?did=1947m
옛 소련 땅이었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지역에서 다시 무력충돌을 벌였다. 2016년 4월 마지막 무력 충돌 이후 다시 두 나라 간의 교전이 일어난 것이다.
원래 이 지역은 1917년 10월 볼세비키에 의한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남부 지역에 있는 코카시언 세 민족인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에 의하여 트랜스-코카시안 연합을 1918년 형성했다가 같은 해에 조지아의 독립과 동시에 다시 분리되었다.
곧이어 1차 대전이 끝나면서 스탈린 치하의 구 소련연방에 의하여 병합이 되었다. 이때 소련연방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아르메니아 인들이 더 많이 거주하는 자치권 지역을 만든 것이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분쟁의 시작이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이 지역주민들은 아르메니아와 합치고자 하는 여러 번의 시도가 있었다. 구소련이 해체되기 전 1988년 자체 선거를 통하여 아르메니아와 병합을 하는 쪽으로 결정했으나, 오히려 격렬하게 반대하는 아제르바이잔과 무력 충돌이 시작되는 발단이 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나고르노-카라바크 전쟁(1988~1994)은 6년 동안 지속됐으며 대략 3만 명이 희생됐다고 추정된다. 1994년 전쟁이 멈춘 이후, 인구 15만 명이 조금 넘는 이 지역은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느 국가로부터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을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적인 관계도 복잡한 편이다. 동방정교의 일부인 기독교가 다수인 아르메니아는 미국을 포함한 러시아와 유럽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슬람교도가 많은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인접한 터키와 국경을 마주한 아르메니아는 터키의 인종학살에 대한 오랜 역사적 앙금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아제르바이잔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불씨는 인종과 종교분쟁이 그 원인이다. 그런데 서로 싸우고 있는 양쪽 나라 모두를 지원하며 전쟁을 부추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신세계 질서를 불러들이는 구실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