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전입니다. 꿈꾸던 일을 현실로 일구어 나갈 것을 생각하니 모두가 한껏 들떴습니다. 이제 '생명의 교육, 생명의 마을'을 주제로 모인 69명 모두가 한 명도 빠짐 없이 각자의 몫을 해내야 합니다. 크고 작은 모양의 몫으로, 그러나 그 몫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민주주의 실현의 장이 될 것이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수 많은 의견들 속에서 오해와 착각을 바로 잡고,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 내서 일을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실현은, 내 생각이 관철되기도 꺾여지기도 하는 순간 순간의 대화와 결정들 속에서 내 의견과 감정보다 모두에게 좋은 길을 우선하는 마음을 내야만 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서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것은 나를 꺾고 모두에게 좋은 길을 고민하는 진심들이 만나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 진심들을 만나는 일. 배움의 자세로, 신뢰와 우정으로 모두에게 좋은 길을 구하는 그 진심을 만나게 될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내 틀을 넘어서는 자유함으로. 보다 나은 선택, 모두에게 좋은 생명의 길을 힘차게 함께 걷고 싶습니다.
'마을개선, 불편해서가 아니라 애정해서' _ 마을개선 분과 첫 번째 모임 후기
첫 분과 모임에서는, '마을개선' 분과를 선택하게 된 마음과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마을 개선사항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배움터 경당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조우영 선생님과, 연구소 회원이신 김주열 님, 내지선 님, 이은선 님, 김재중 님, 장미진 님, 그리고 배움터 경당에 다니고 있는 명다소, 명소유, 양하늘, 한예린 학생이 마을개선 분과를 함께 이끌어갑니다.
명다소 학생은 마을감사장터를 통해 만나게 된 마을 분들을 더 잘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마을개선 분과를 선택했습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들께 인사드리고 함께 돕고 싶은 마음,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마을 분들이 쓰레기를 그냥 버리게 되는 일이 없도록 쓰레기통을 더 만들고 싶은 마음, 어둡고 무서운 길에 벽화를 그려서 아름답고 안전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어서 명소유 학생은 아름답고 안전한 마을을 위해 가로등 설치, 고장난 가로등 고치기 등 구체적인 방법들을 나눠주었습니다. 마을 뒷 길, 특히 어두운 산 아래에 가로등을 설치하자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양하늘 학생이 가로등 불빛이 나무들에게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밤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가로등이 나무에게는 어떨지, 또 집 안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에게는 어떨지도 같이 고려해야겠다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마을을 더욱 아름답고 안전하게 만들자는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예린 학생은 페인트로 삭막하게 쓰여진 주차금지 벽에 벽화를 그려서 개선하는 것도 좋겠고, 전단지 게시판을 만들어서 지저분한게 붙어 있거나, 버려진 전단지들이 없도록 개선해보자 했습니다. 전단지 얘기가 나오자 명다소 학생은 벽화가 아니더라도 전봇대만이라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색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더했습니다.
쏟아져나오는 이야기 틈에 순서를 놓칠새라 저도 잽싸게 끼어들었습니다. 마을에서 살면서 마을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최근에야 하게 되었습니다. 살아보니 마을이 불편하고 아름답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을에 대한 애정이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애정이 있어야 바꾸고 싶은 법. 마을개선 분과에 함께하기로 선택하면서 가장 붙들게 되는 마음이 이 애정하는 마음입니다. 물리적인 마을이 아닌 사람과 만남이 있는 마을이기에 애정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만남이 있는 마을을 애정하는 것 처럼, 마을을 개선한다고 할때도 사람과 만남이 있기를 바랍니다. 유모차를 끌고가는 이웃, 전동 휠체어를 타는 이웃 등, 그들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구체적인 마을개선으로 이어져 가기를. 또 같은 마음으로 우리 동네, 우리 마을을 애정하는 이웃한 마음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어서 김주열 님은 마을개선 분과를 선택하면서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이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마을을 청소했던 기억이 있는데, 누구나 깨끗한 곳을 깨끗하게 사용하고 싶은 법. 깨끗한 마을을 시작으로 마을 곳곳에 이미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위험요소들을 개선하자 했습니다. 특히 끊어져 있는 인도(삼호그린 아파트-봉가진면옥 쪽)를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서 유모차도 이렇게 어려운데 휠체어 타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이런 분편사항들을 개선해 가는 것이 7년동안 우리를 품어준 마을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겠다는 생각을 나눠주셨습니다.
김재중 님 역시 마을을 애정함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눠주셨습니다. 돈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마을에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이 마을을 함께 안전하고 좋은 동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기대를 나눠주었습니다. 동네 좁은 길에 주차 되어있는 대형차 주차 문제도 제기해주셨습니다.
어린시절 계획된 아파트 단지에서 마을의 자연스러움을 빼앗긴 채 살아왔던 내지선 님은 결혼 후 비산동 마을에서 비로소 마을의 자연스러운 정서를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마을에서의 추억을 남겨줄 수 있어 감사하지만, 재개발 이야기에 마을의 정취가 사라질 위기를 느낍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마을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찾고 지켜가고 싶은 마음으로 마을개선 분과에 함께하셨습니다.
양하늘 학생은 마을에서 지내면서 개선해야 할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원래 마을 그대로의 모습이 좋지만, 눈을 크게 뜨고 고치면 좋을 것, 혹은 막아야 하는 것을 찾으며 정성을 다해 마을에 대한 마음을 한번 더 쏟아보고 싶습니다. 언제나 물이 나오던 약수터에 물이 나오지 않는데, 약수터를 고치면 좋겠습니다는 마음도 함께 나눠주었습니다.
이은선 님은 마을허브공간 분과에서 함께 하려했으나, 2살배기 아들이 마을개선 분과를 떠나지 않아 예상치 않게 합류하게 됐습니다. 마을 전체를 허브공간이라 생각하고 마을개선 분과와 함께하자며 분과원들 모두가 환영했습니다. 은선 님 역시 낡은 주택들을 재건축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유지하면서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동네를 아름답게 가꾸고 싶은 마음을 나눠주셨습니다. 씨앗폭탄 이라고 지저분한 화단에 씨앗을 뿌리는 어린이집 숙제가 있습니다. 딸 아이 봄이가 버려진 지저분한 화단에 씨앗폭탄을 뿌렸는데, 얼마 후에 그 곳이 시멘트로 덮혀진 것을 봄이가 발견하고 속상해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생명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바라는 마음이 시멘트에 덮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에 요청할 수 있는 사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청해보는 것도 함께 해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우영 선생님께서 말씀 하시려는 찰나, 모임 마무리를 알리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급하게 자신이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말만 남긴 조우영 선생님의 이야기는 다음 분과 모임에서 자세히 들어 보기로 하고 '마을개선' 분과 첫 모임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동안 혼자서 머금었던 마을에 대한 생각들이 함께 나누어져 마을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샘솟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 새겨 질 우리의 애정과 그 가운데 허락될 진심의 마주침을 기대하며, 다음 주에 만나요~
논의 된 개선목록
-폐지줍는 할머니, 할아버지 도와드리기
-마을 깨끗히 청소하기
-쓰레기가 많이 버려진 곳에 쓰레기통 설치하기
-고장난 가로등 고치기, 가로등 필요한 곳 가로등 설치하기
-벽화그리기 (바닥에 그림 그리기 또는 전봇대 예쁘게 색칠하기)
-꽃 화단 만들기, 꽃 심기.
-약수터 고치기
-마을 내 대형차 주차문제 개선하기
-삼호그린 아파트->봉가진 면옥 쪽 끊어진 인도 개선하기
-유모차,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는 인도 개선하기
-마을 곳곳에 위험요소 찾고 개선하기
첫댓글 비산동 곳곳에 애정어린 손길들이 묻어나가기 시작하면.. 이곳을 향한 사랑이 더욱 깊어질 것 같아요.. 아~ 너무 기대됩니다.
마을을 개선하는 것은 결국 관계가 개선되는것 아니겠나 싶어요~ 우리의 마음에 마을 분들과 마을 공간에 대한 애정이 싹트고 자라고 꽃피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기사에 도움이 되겠어요. 마지막에 개선 목록들만 뽑아서 열거해 줘도 좋을 것 같아요.
개선 목록만 뽑아서 열거해보니 훨씬 좋네요~!!^^
마을 전체가 허브 공간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애정하는 마음이 마을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모습... 정말 기대됩니다.
1. 대형차는 본래 정해진 차고지가 있지 않나요? 어제 뉴스 보니까 대형차들이 차고지 아닌 곳에 주차하는 문제가 나오던데 대형차들도 대형차를 위한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적어서 나름 애로사항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 뉴스에서 요즘은 재활용 폐지 가격이 올라서 기업적으로 폐지를 훑어가는 차량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난주 저희 집 앞을 보니까 큰 트럭이 지나가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싹~쓸어가더군요. 그로 인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폐지줍는데 애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폐지줍는 리어카에 광고를 달아드리는 사회적 기업(?)도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는데..지역 식당 광고를 리어카 같은데 달아드리는 등..참고하세요^^
3. 동사무소/구청/시청의 지원이 필요한 내용의 경우에, 일방향으로 고쳐달라고 하기보다 담당자를 만나서 "주민과 함께하는 주거생활 개선 프로젝트"..이런걸 제안하는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정부 정책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시행인 것으로 아는데.. 관공서 협조가 필요하다면 그쪽도 실적이 될 수 있도록...그럼 더 적극적인 협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