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 김사랑
잘계시나요
사랑한다
편지를 보냈지만
늘 당신의 안부가
궁금했지요
행여나 저를 잊었을까
걱정하다가도
가끔은 생각하겠지
가을 하늘에
얼굴을 그려 봅니다
고추잠자리는
할 일없이 왔다가고
돌담 위 누런 호박은
갈 햇살에 익어가고
내 사랑도 익어 갑니다
가을 서정
혜원 전진옥
조석으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 안부 한 소절이
가을이라고 합니다
여름 딛고 건너온 그대
땀으로 흥건히 젖어든 날들
참으로 수고하였습니다
이제 가을이 펼쳐놓은
가을 서정의 길을 따라
그 무엇이 되옵시다
그리하여
영혼까지 맑아지는
가을 서정에 메아리져 보아요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바다
慈醞최완석
가을이 다가와
색동옷을 입히고
내 가슴 스치며
사랑이란 옷을 입힌다
오색의 물결
가슴은 출렁이고
타오르는 단풍
생명의 아름다움 빛
만추의 가을 바다
황금빛에 물들어
곡식들이
영글어가는 가을빛이 참 곱다
따뜻한 댓글과 답글은 그 사람의 향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