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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득기의(言得其宜)
말은 그 알맞음을 얻어야 한다
言 : 말씀 언(言/0)
得 : 얻을 득(彳/8)
其 : 그 기(八/6)
宜 : 알맞을 의(宀/5)
옛날에 어떤 부자가 추수를 한 뒤에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하여 인근의 사람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였다. 이 부자는 그야말로 선의에서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가난하던 시절이라 부자가 한번 대접을 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부자는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자기가 꼭 오리라고 바라던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혼잣말처럼, “꼭 와야 할 사람이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라고 했다.
그러자 모였던 사람들 가운데서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은 일어서서 자리를 떴다. 부자의 말을 곰곰이 따져 보면, 지금 와 있는 자기들은 별로 올 필요가 없는 사람들인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우루루 돌아가는 것을 보고서는 이 부자가 당황하여 “가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왜 가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아 있던 사람들은 자존심이 더 상했다. “우리는 꼭 와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가도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란 말인가?”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 가버렸다. 별 악의에 찬 말도 아닌데, 말 두 마디 때문에 잔치도 열어 보지 못하고 준비했던 음식이고 술도 다 쓸 데 없게 돼 버렸고, 자신의 기분도 아주 나빠졌다.
사람은 말을 통해서 마음이 전달된다. 마음으로 상대를 전혀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무시하는 듯이 말을 하면 상대는 모욕감을 느낀다.
어머니가 돌아간 지 얼마 안 되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친구에게, 어떤 친구가 “아! 이번에 우리 어머니 팔순을 맞이해서 일본 여행을 시켜드렸더니, 일본 음식도 잘 드시고 일본에 관심도 많으시고, 얼마나 즐거워하시는지 몰라. 내가 일본 여행시켜 드릴 생각을 한 것,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한 것 같아”라고 자랑을 한다면, 그 친구를 의도적으로 괴롭히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칼로 가슴을 후벼파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평소에 다리가 장애인이 되어 가슴에 한이 맺혀 있는 사람 앞에서 누가 잘 뛴다고 자랑한다면,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상해(傷害)를 주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말은 자기 위주로 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해야 한다. 거짓말이나 욕설 폭언 등은 물론 해서는 안 된다. 그 못지않게 남을 음해(陰害)하는 말, 다른 사람을 이간시키는 말,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 남을 흉보는 말, 남을 모독하는 말, 자기를 돋보이게 하려고 하는 말 등도 해서는 안 된다.
청산유수처럼 막힘없이 말한다고 말을 잘 하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말, 남이 들어 위로가 되는 말을 하는 것이 정말 잘 하는 말이다. 성현(聖賢)이나 철인(哲人)의 말이 영원히 살아남은 이유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들으면 마음의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지도층부터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말을 함부로 한다. 말을 함부로 하는 마음 가짐을 가지면 자연히 행동도 함부로 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사회가 혼란하게 된다. 전에는 우리말 정화운동(淨化運動) 등을 펼치더니, 지금은 그런 운동마저도 없어져버렸다.
선거를 앞두고 상호비방, 흑색선전 등 말을 얼마나 함부로 하는지 모른다. 그 상황에 맞게 품위 있으면서 내용 있는 말을 하도록 각자 노력하자.
말의 품격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신경외과 전문의 '벤 카슨' 박스가 유능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어머니 '소냐 카슨'이 그에게 늘 해준 말 덕분입니다.
세계 최초로 머리와 몸이 붙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한 벤은 어린 시절 못 말리는 문제아였습니다. 흑인 빈민가에서 태어나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늘 싸움만 일삼던 벤에게 어머니는 주문처럼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벤, 넌 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말의 힘은 이렇게나 강력합니다.
우리는 말이 지닌 예리함을 통제하지 못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사라지지 않습니다. 내뱉은 사람에게 다시 스며듭니다.
사람마다 '인품'이 있듯 말에도 '언품'이 있습니다. 말은 믿음을 담아냅니다. 마음의 소리입니다. 말이 쌓이면 한 사람의 '품성'이 됩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그 사람의 '품격'이 드러납니다. 그럴듯한 어휘와 화술로 잠시 꾸며도 소용없습니다. 고유한 '인향'은 평소에 구사하는 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상대는 당신의 입이 아니라 귀를 원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서재가 있었습니다. 한산도에 머무는 동안 '운주당'이라는 개인 집무실 겸 독서공간을 이용했습니다. '난중일기'를 보면 이곳에서 대화, 의논, 토론을 즐겨 했다고 합니다. 운주당은 매일 밤 불이 꺼지지 않았고, 계급에 상관없이 출입이 자유로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1591년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어 여수에 도착하자마자 전쟁 대비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길이나 지형처럼 바로 파악할 수 없는 정보들이 있었던 겁니다. 이순신 장군은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병사는 물론 민간인까지 운주당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술과 음식을 대접했고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경청의 위력은 전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물길과 지형을 완벽히 꿰뚫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학익진 같은 창의적인 전략을 펼쳐 적을 분쇄할 수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상대방의 음성만을 들은 것이 아닙니다. 본질을 읽어냈습니다. 상대방이 가슴에서 퍼 올린 말을 귀가 아닌 가슴으로 느낀 겁니다.
천천히 반응해야 속도를 따라잡는다
우리에겐 '둔감력'이 필요합니다.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바로 '둔감력' 입니다. 둔감력은 무신경이 아닙니다. '복원력'에 가깝습니다.
좌절을 극복하는 마음의 근력 또는 힘을 의미하는 '회복 탄력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 속도를 따라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건' 나만의 속도'입니다. 좋은 의미의 둔감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고수는 소리 없이 강하지만 하수는 소란스럽습니다. 하수는 적을 발견하는 순간 주저 없이 칼을 내두릅니다.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애매하게 진격합니다. 전력을 쉽게 노출하기 때문에 싸움에서 늘 패배합니다.
무릇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엄이 있습니다. 무작정 꺼내 들면 칼의 위력은 줄어듭니다. 칼의 크기와 날카로움이 뻔히 드러나는 탓입니다. 말도 그러합니다. 적절한 둔감력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휘두를 때 말의 품격은 더해지며 말의 힘은 배가 됩니다.
사람의 향
말과 글에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있습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성이 드러납니다. 말은 품성입니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입니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를 살펴보면 흥미롭습니다.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은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나옵니다. 말은 누군가에게 꽃이 될 수도 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욱하는 마음에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공격적인 말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상대방에게 멋지게 되돌려 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일단 입을 닫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을 죽일지 살릴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한 템포 쉬는 것이 핵심입니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집니다. 요즘은 수백 수천만도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7만 단어를 말합니다. 너무 자연스러운 행위라 이렇게 많은 단어를 말한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합니다. 말은 우리 존재의 본질이자 타인과 연관 짓는 초석입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삶을 개선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말을 조심스럽게 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갈등에 관련된 상황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남들에게 말하는 것만 조심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하는 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말의 잠재력은 대단합니다.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끝맺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그 간단한 말이 육체 및 정신 건강을 크게 증진해 준다고 합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갑니다. 행복을 향한 여정에서 '말'을 적군이 아닌 아군으로 만들어 보세요. 말은 없던 능력도 만들어 냅니다. 말의 품격은 표현의 '우아함'에 있지 않습니다. '진심'이 담긴 평범함에 깃들어 있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 진심을 담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남의 말 파악하기(知言)
'말'은 대화하면서 던지는 한마디에서부터 사상가들의 이론체계까지 포괄하는 단어이다. 공자는 '이름[名]'을 바로잡는 것[正]을 정치의 핵심으로 했다고 하는데, 이름 역시 말의 한 부분이다.
맹자는 공자에 못지않게 말의 중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다루었다. 맹자가 성왕들의 뒤를 잇는 역할을 자임하면서 구체적으로 하려 했던 일도 근거 없는 말과 사특한 말을 종식시키는 것이었다. 즉 양주와 묵적의 이론이 사람들을 현혹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
그러한 사특한 말들은 "마음에서 일어나면 행동에 해를 미치고 행동하는데 영향을 주면 정치에 해를 미친다"(등문공하9)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말은 말에서 끝나지 않고 결국에는 정치와 깊숙하게 관계한다.
말, 즉 어떤 이론이나 주장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들면 결국에는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고 나아가 나라의 질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맹자가 부동심의 한 방법으로 '남의 말 파악하기'를 든 것은, 무엇보다 나의 부동심을 성취하기 위해서이지만, 그것은 단순히 자기 개인의 부동심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남의 말 파악하기'란 결국 자신과 다른 주장을 펴는 이론가들에 대한 대응이다. 자신과 적대하는 이론에 대항하여 그 이론의 약점이나 위험성을 파악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론에 현혹되지 않게 하는 일은, 맹자처럼 확실하게 자신의 이상을 가지고 게다가 사회를 구제해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가진 사람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와 다른 이론이나 주장이 야기하는 마음을 흔드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남의 말 파악하기'가 필요하다. 내 이론이 공격받으면 흔들리기 쉽고, 또 상대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면 흔들릴 수 있으며, 상대의 말이 잘못된 것 같은데 분명하게 어디가 잘못됐는지 집어낼 수 없을 때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백가가 서로 자신의 이론을 다투는[百家爭鳴]' 시대의 한 가운데 있었던 맹자에게, 그 많은 사상가들 속에서 자신의 이론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그들과 논쟁하는 일은 그야말로 사상가로서의 생명을 건 과제였을 것이다. 남의 이론 앞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의 이론을 확립하는 것 이상으로 남의 이론을 허물어뜨릴 수 있어야 한다.
맹자는 자신이 편파적인 말, 근거 없는 말, 사특한 말, 궁한 말 등을 어떻게 잘 파악하는지 말한다. 올바른 것에 대한 분명한 관념이 있으면 그것을 기준으로 그러한 모자란 이론들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누군가의 말이 편파적인 것은 그 사람이 정서상으로나 혹은 이익문제 때문에 어떤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배경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를 밝혀내고 바로잡아 준다면, 그 상대를 설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그 편파적인 공격 때문에 허물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공손추가 물었다. "남의 말을 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편파적인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디에 가려 있는지를 알며, 근거 없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디에 빠져 있는지를 알고, 사람을 망치려는 사특한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정도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알고, 둘러대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처한 궁지를 안다. 이러한 나쁜 말들은 마음에서 일어나면 정치에 해를 끼치고 정치로 행해지면 나라 일을 해치게 된다. 성인이 다시 살아와도 내 말을 따를 것이다."(공손추상2)
이론의 장을 넘어서, '남의 말 파악하기'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위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분명하고 솔직하게 서로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면 굳이 그런 방법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사회적인 체면이나 이해관계에 얽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노골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은 본인이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혹은 정도를 넘어 자기자랑을 늘어놓고 남의 인정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느 부분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식으로 타인의 말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들의 공격적인 말이나 자랑하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의 '남의 말 파악하기' 목록 뒤에, '공격적인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이 가진 상처가 무엇인지 알고, 자기자랑 하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열등감이 무엇인지를 안다' 등의 목록을 더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得(얻을 득)은 ❶회의문자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貝(패; 화폐)와 寸(촌; 손)의 합자이다. 돈이나 물품을 손에 넣어 갖고 있는 일의 의미로, 옛 모양은 貝(패)와 又(우), 手(수)를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❷회의문자로 得자는 '얻다'나 '손에 넣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得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貝(조개 패)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得자를 보면 마노 조개를 쥐고 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다. 마노 조개는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한때 중국에서는 화폐로 쓰였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의 得자는 화폐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물을 획득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得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得(득)은 (1)소득(所得)이나 이득(利得) (2)정토에 왕생(往生)하여, 열반(涅槃)의 증과(證果)를 얻음 (3)풍수지리의 혈(穴), 또는 내명당(內明堂) 안에서 흐르는 물 등의 뜻으로 ①얻다 ②손에 넣다 ③만족하다 ④고맙게 여기다 ⑤깨닫다 ⑥알다 ⑦분명해지다 ⑧적합하다 ⑨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⑩이루어지다 ⑪만나다 ⑫탐하다, 탐내다 ⑬사로잡다 ⑭덕(德), 덕행(德行) ⑮이득(利得), 이익(利益)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획(獲),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상(喪), 잃을 실(失), 덜 손(損), 떨어질 락(落)이 있다. 용례로는 쓸 만한 사람을 얻음을 득인(得人),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알맞음을 득중(得中),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딸을 낳음을 득녀(得女), 얻음과 잃음을 득실(得失), 뜻을 이루어 자랑함을 득의(得意), 투표에서 표를 얻음을 득표(得票), 이익을 얻음을 득리(得利), 풍악이나 노래 등의 곡조가 썩 아름다운 지경에 이름을 득음(得音), 어떠한 시험이나 경기 등에서 점수를 얻음 또는 그 점수를 득점(得點), 목적을 달성함을 득달(得達), 참여할 수 있게 됨을 득참(得參),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도를 깨달음을 득도(得道), 바라던 것이 뜻대로 됨 또는 뜻을 이룸을 득지(得志), 수입이 되는 이익을 소득(所得), 남의 말이나 행동을 잘 알아차려 이해함을 납득(納得), 얻어 내거나 얻어 가짐을 획득(獲得), 여러 모로 설명하여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알아듣게 함을 설득(說得), 어떤 자격을 취하여 얻음을 취득(取得), 이익을 얻음을 이득(利得), 깊이 생각하여 이치를 깨달아 알아내는 것을 터득(攄得), 물건을 주워서 얻음을 습득(拾得),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뜻한 것을 이루어 뽐내는 기색이 가득함을 일컫는 말을 득의만만(得意滿滿), 농나라를 얻고 나니 촉나라를 갖고 싶다는 뜻으로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롱망촉(得隴望蜀), 얻은 도끼나 잃은 도끼나 매일반이라는 뜻으로 얻고 잃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득부실부(得斧失斧), 얻은 것으로는 그 잃은 것을 메워 채우지 못한다는 뜻으로 손해가 됨을 일컫는 말을 득불보실(得不補失), 한 가지 일을 알면 다른 열 가지 일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기억력이 좋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득일망십(得一忘十),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어망전(得魚忘筌), 득실이 상반한다는 뜻으로 이로움과 해로움이 서로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득실상반(得失相半),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우쭐거리며 뽐냄을 일컫는 말을 득의양양(得意揚揚), 뜻한 바를 이루어서 기쁜 표정이 얼굴에 가득 참을 일컫는 말을 득의만면(得意滿面),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바라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질 좋은 기회를 일컫는 말을 득의지추(得意之秋), 부모의 뜻에 들고 부모의 뜻에 순종함을 일컫는 말을 득친순친(得親順親), 그 뜻을 펼 수가 있음 또는 그 뜻을 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득신기정(得伸其情),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宜(마땅 의)는 ❶회의문자로 宐(의)는 본자(本字), 冝(의)는 동자(同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俎(조의 생략형; 고기를 담는 그릇)로 이루어졌다. 신에게 기도(祈禱)드리다가 본래의 뜻이다. 전(轉)하여, 순리(順理)에 맞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宜자는 '마땅하다'나 '화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宜자는 宀(집 면)자와 且(또 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且자는 비석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宜자를 보면 且자 위로 肉(고기 육)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신에게 바칠 음식을 도마 위에 올려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宜자의 본래의 의미는 '도마'였다. 宜자는 후에 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올리는 것은 '마땅하다'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후에 俎(도마 조)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宜(의)는 ①마땅하다, 알맞다 ②마땅히 ~하여야 한다 ③화목(和睦)하다, 화순(和順)하다(온화하고 양순하다) ④형편(形便)이 좋다, 사정이 좋다 ⑤아름답다, 선미하다 ⑥마땅히 ⑦과연(果然), 정말 ⑧거의 ⑨제사(祭祀)의 이름, 사(社)의 제사(祭祀) ⑩안주(按酒), 술안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알맞고 걸맞음을 의합(宜合), 마땅히 또는 으레를 의당(宜當), 마땅히를 의호(宜乎), 좋은 덕행을 의덕(宜德), 벼를 심기에 적당함을 의도(宜稻), 어떤 식물을 재배하기에 알맞은 땅을 의토(宜土), 좋은 이름을 의칭(宜稱), 이용하는 데 편리하고 마땅함을 편의(便宜), 임시적인 편의를 권의(權宜), 일이 마땅함을 사의(事宜), 시기에 맞음을 시의(時宜), 시기나 형편에 알맞음을 기의(機宜), 토질이 사람 사는 데나 곡식이나 과실나무를 심는 데 알맞음을 토의(土宜), 사리에 어그러져 마땅하지 아니함을 괴의(乖宜), 더욱 마땅함이나 아주 적절함을 편의(偏宜), 잘 헤아려서 알맞게 함을 양의(量宜), 무엇을 하기에 알맞고 마땅함을 적의(適宜), 사물이 훌륭함을 물의(物宜), 부부 간의 재미로운 낙을 일컫는 말을 의가지락(宜家之樂), 형제 간에 의초가 좋음을 일컫는 말을 의형의제(宜兄宜弟),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그 날의 운수가 먼 길 떠나기에 마땅치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의출행(不宜出行), 사람이 재덕을 두루 갖춤을 이르는 말을 좌의우유(左宜右有), 처음 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종의령(愼終宜令),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