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영 시인(1945.1.6~2021.2.15) 별세.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월명암 낙조대/김형영-저녁노을이 마지막으로 모여드는 곳,모여서는 한바탕하늘과 바다에 불을 지르고장엄 축복을 드리는 시간,그 시간이 가장 잘 보이는월명암 낙조대.누구든 여기 오르면하늘의 붉은 노을이 식어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라 한다돌아서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내가내 속에서 다시 떠오를 때까지기다리라 한다.비탈진 산길 오르던거친 숨소리 고르며기다리라 한다.기다리라 한다.기다리라 한다.시를 쓴다는 것/김형영-평생 영혼을 파먹고 살았다.50년을 파먹었는데아직도 허기가 진다.삶의 흔적을 남기려고영혼을 파먹는그게 허영 때문인지진실 때문인지 모르겠다.번개 같은 목숨보고 듣고 깨닫기도 전에영혼 파먹기만 해온욕망의 구더기여,이제 그만 깨어 날아다오.높이 날지 못하면 어떠랴.멀리 가지 못하면 어떠랴.천 날을 견뎌 하루를 사는하루살이라도 좋다.날아다오 날아다오.번데기에서 깨어난 날개들아우리 함께 날아보자.내가 너희 형제 아니더냐.너희가 내 이웃 아니더냐.마음이 흔들릴 때/김형영-천년을 산 나무에님은 머무시고거기 맺힌 열매에도그 열매의 씨앗에도그 씨앗이 썩어 움트는 새싹에도님은 머무시니나무는 신이 나서 흔들리는 거라.바람 한 점 없어도 흔들리는 거라.때로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온갖 유혹에 흔들릴 때는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그래, 그래, 흔들리거라.네가 내 안에 머물고내가 네 안에 머무니많이는 흔들리지 말고뿌리 깊은 나무처럼만 흔들리거라.그것도 잠시만 흔들리거라.나무 안에서/김형영-산에 오르다오르다 숨이 차거든나무에 기대어 쉬었다 가자.하늘에 매단 구름바람 불어 흔들리거든나무에 안겨 쉬었다 가자.벚나무를 안으면마음속은 어느새 벚꽃동산,참나무를 안으면몸속엔 주렁주렁 도토리가 열리고,소나무를 안으면관솔들이 우우우 일어나제 몸 태워 캄캄한 길 밝히니정녕 나무는 내가 안은 게 아니라나무가 나를 제 몸같이 안아주나니,산에 오르다 숨이 차거든나무에 기대어나무와 함께나무 안에서나무와 하나 되어 쉬었다 가자.나/김형영-수술 전날 밤 꿈에나는 내 무덤에 가서거기 나붙은 내 명패와 사진을 보고한생을 한꺼번에 울고 또울었다.얼마나 울었는지흘린 눈물을 담아보니내 육신 자루에 가득했다.살아서는 한 방울도 맺히지 않던그 눈물.그랬구나그랬구나이것이 나였구나.좀더 일찍죽기 전에 죽었으면 좋았을걸.[ 김형영 시인 약력 ]*1944년 전북 부안 출생.*1966년 《문학춘추》신인작품 모집, 1967년 문공부 신인예술상에 당선되어 등단.*시집 『침묵의 무늬』『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다른 하늘이 열릴 때』『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새벽달처럼』『홀로 울게 하소서』『낮은 수평선』『나무 안에서』*시선집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현대문학상(1988), 한국시협상(1993), 서라벌문학상(1997), 가톨릭문학상(2005) 등 수상.ㅡㅡㅡㅡㅡㅡㅡㅡhttps://m.cafe.daum.net/poemory/H3jb/2459?svc=cafeapp
푸른 시의 방
강인한의 시가 있는 카페. 백석, 정지용부터 오늘의 시인까지 좋은시들. 시에 관한 에세이. 카페회원의 시 등. 강인한 :1944년 정읍 출생. 1967년 '대운동회의 만세소리'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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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년이 1944년으로 된 곳도 있음. 음력, 양력인지 확인 중~~
고통 없이는 시를 쓸 수 없다 하더니. 오롯이 시인의 감내하는 고통의 무게가 느껴져 더 절절하게 읽게됩니다...
저도 요새 김형영시인님 시를 쭉 읽고 있어요 별 기교없이 담담한 시들 순수한 물맛같은 은은한 나무냄새같은 ..
아,푸른 시의 방 지금 읽었어요 김형영 시인님 초기시는 굉장히 단단했네요 ..
네~, 그리고 그 방이 강인한 시인 방인데 좋은 시들이 많아요.나도 어찌하다 보니 모처럼 들어가 봤지만요.
@햇무리 고맙습니다..푸른 시의 방에서푸른 시들을 만나보려구요 ㅎ
첫댓글 생년이 1944년으로 된 곳도 있음. 음력, 양력인지 확인 중~~
고통 없이는 시를 쓸 수 없다 하더니. 오롯이 시인의 감내하는 고통의 무게가 느껴져 더 절절하게 읽게됩니다...
저도 요새 김형영시인님 시를 쭉 읽고 있어요 별 기교없이 담담한 시들 순수한 물맛같은 은은한 나무냄새같은 ..
아,푸른 시의 방 지금 읽었어요 김형영 시인님 초기시는 굉장히 단단했네요 ..
네~,
그리고 그 방이 강인한 시인 방인데 좋은 시들이 많아요.
나도 어찌하다 보니 모처럼 들어가 봤지만요.
@햇무리 고맙습니다..
푸른 시의 방에서
푸른 시들을 만나보려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