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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사횡의(處士橫議)
벼슬 없는 선비들이 멋대로 논의한다
處 : 살 처(虍/5)
士 : 선비 사(士/0)
橫 : 멋대로 횡(木/12)
議 : 논의할 의(言/13)
옛날에는 글을 아는 사람의 숫자가 적어 글을 아는 것만 가지고서도 존경의 대상이 되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시골 마을에 초등학교 교사가 부임하면 온 동네 젊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저녁마다 그의 자취방을 방문했고, 그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또 그와 무슨 일을 상의했다. 그야말로 온 마을의 선생이요 지도자였다.
그러나 교육이 널리 보급되어 모든 국민들의 지식 수준이 높아지자 너나없이 박학(博學)한 사람이 되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게 되었다. 말로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는 반풍수 같은 지식으로 책도 내고 연구소도 차리는 사람까지 생겼다.
정확하게 알고 지식을 퍼뜨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잘못된 지식을 퍼뜨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데도 함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퍼뜨리고 있다. 또 좋은 것은 100% 좋은 것이 아니고 대부분 부작용도 따른다.
예를 들면 요즈음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는 홍화(紅花)씨는 뼈를 붙게 하는 데는 특별한 효과가 있지만, 많이 먹으면 위장이나 대장을 상하게 한다. 차(茶) 같은 것도 좋은 점이 분명 있지만, 빈 속에 많이 마시면 내장을 상하게 만든다.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하면 곤란하다.
어떤 일간지 신문기자인데, 자기 주장이 너무나 강하여 정말 말릴 수 없었다. 소쩍새에 관해서 글을 썼는데, 그 사람 주장에 의하면 역사상의 모든 문헌도 다 틀렸고, 새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조류학자도 다 틀렸고, 자기의 주장만 맞다고 했다. 자기가 맞다는 것은 누가 판정을 해주었는지 모르겠다.
요즈음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국가에서 정책을 내놓으면 자칭 전문가나 각종 시민단체에서 이론적 근거를 들어 반대를 한다. 올바른 의견도 있겠지만, 맞은 것 같으면서도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 아우토반 고속도로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와서 우리도 고속도로가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하여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발표하였다. 그러자 김대중(金大中) 김영삼(金泳三) 같은 당시의 야당 지도자들은 경부고속도로 공사장에 가서 드러누워 반대했다.
서울대학교 법대학장과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지낸 황산덕(黃山德)박사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같은 작은 나라에서는 고속도로가 근본적으로 필요 없다. 그 땅에 차라리 콩을 심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 더 이롭다”라는 내용의 글을 동아일보(東亞日報)에 실어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그때 고속도로를 닦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최고 지성이라는 사람의 판단력이 이러했다.
지금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두고서도 지식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대운동이나 찬성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운하전문가들이 모여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운하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의 사례를 잘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질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處士)들이 자기 좁은 안목에서 멋대로 주장하는 것을 듣고 국가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근년에 그런 잘못이 이미 많이 있었는데, 다시 그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
▶️ 處(곳 처)는 ❶회의문자로 処(처)의 본자(本字), 处(처)는 간자(簡字)이다. 안석궤(几; 책상)部와 뒤져올치(夂; 머뭇거림, 뒤져 옴 : 止; 발을 아래로 향하게 쓴 자형으로 내려가다, 이르는 일)部와 범호엄(虍; 범의 문채, 가죽)部의 합자(合字)이다. 걸어서 걸상이 있는 곳까지 가서 머무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處자는 '곳'이나 '때', '머무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處자는 虎(범 호)자와 処(곳 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處자는 본래 処자가 먼저 쓰였었다. 処자의 갑골문을 보면 止(발 지)자와 冖(덮을 멱)자만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사람의 발이 탁자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止자 대신 人(사람 인)자가 쓰이면서 사람이 탁자에 기댄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処자는 이 두 가지 형태가 결합한 것으로 사람이 탁자에 기대어 잠시 멈추어 있음을 뜻한다. 이후 소전에서는 処자와 虎자와 결합하면서 범이 앉아있는 모습의 處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處(처)는 (1)중앙(中央) 관서(官署)의 하나 (2)육군(陸軍)의 사단(師團) 중(中) 이상(以上) 사령부의 참모부서의 이름. 일반(一般) 참모 부서에 쓰임 (3)어떤 조직(組織) 따위에서 일정한 사무(事務)를 맡아보는 부서 명칭(名稱)의 하나 (4)고려(高麗) 23대 고종(高宗) 이후에 있었던 요물고(料物庫)에 딸린 일종의 장원(莊園) 등의 뜻으로 ①곳, 처소(處所) ②때, 시간(時間) ③지위(地位), 신분 ④부분(部分) ⑤일정한 표준(標準) ⑥살다, 거주하다 ⑦휴식하다, 정착하다 ⑧머무르다 ⑨(어떤 지위에)있다, 은거하다 ⑩누리다, 향유(享有)하다 ⑪맡다, 담당하다 ⑫다스리다 ⑬대비(對備)하다 ⑭(미혼으로)친정에 있다 ⑮돌아가다 ⑯사귀다 ⑰보살피다 ⑱처리(處理)하다, 대처(對處)하다 ⑲분별(分別)하다 ⑳차지하다 ㉑두다, 보지(保持)하다(온전하게 잘 지켜 지탱해 나가다) ㉒모이다 ㉓자처(自處)하다 ㉔결단(決斷)하다 ㉕멈추다 ㉖(병을)앓다 ㉗나누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다스려 치러 감을 처리(處理), 위법 행위에 대하여 고통을 줌을 처벌(處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을 처방(處方), 처리하여 다룸을 처분(處分), 일을 처리함을 처사(處事), 근로자에게 어떤 수준의 지위나 봉급 등을 주어 대접하는 일을 처우(處遇),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사람이 살거나 임시로 머물러 있는 곳을 처소(處所), 형벌에 처함을 처형(處刑), 일을 감당하여 치러 감을 처치(處置), 이 세상에서 살아감을 처세(處世), 결정하여 조처함을 처결(處決), 세파의 표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초야에 묻혀 사는 선비를 처사(處士), 정해 두고 항상 있는 곳을 거처(居處), 사물이 나온 근거를 출처(出處), 가까운 곳을 근처(近處), 일을 정돈하여 처리함을 조처(措處), 어떠한 일에 대응하는 조치를 대처(對處), 정부 각 조직체의 부와 처를 부처(部處), 몸의 다친 자리를 상처(傷處), 가는 곳이나 이르는 곳을 도처(到處), 중요한 데를 요처(要處), 처리하기 어려움 또는 처지가 딱함을 난처(難處), 여러 곳이나 모든 곳을 각처(各處), 어떤 곳이나 아무 곳을 모처(某處), 좋은 방법으로 알맞게 처리함을 선처(善處), 본디 나서 자라났거나 생산되었던 곳을 본처(本處),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말을 추처낭중(錐處囊中), 잘한 뒤에 처리한다는 뜻으로 후환이 없도록 그 사물의 다루는 방법을 정한다는 말로서 뒤처리를 잘하는 방법이라는 말을 선후처치(善後處置),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란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처신하는 사람 또는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이라는 말을 도처춘풍(到處春風), 하는 일마다 모두 실패함 또는 가는 곳마다 뜻밖의 화를 입는다는 말을 도처낭패(到處狼狽),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되었다는 말을 묘서동처(猫鼠同處), 발을 붙이고 설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기반으로 삼아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착족무처(着足無處),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신비를 이르는 말을 산림처사(山林處士), 가는 곳이나 간 곳이 분명하지 아니하다는 말을 거처불명(去處不明), 원통한 사정을 호소할 곳이 없다는 말을 호소무처(呼訴無處), 안심하고 있어 재앙이 닥쳐오는 것도 모른다는 말을 연작처당(燕雀處堂) 등에 쓰인다.
▶️ 士(선비 사)는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를 배우면 열(十)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는 데서 선비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士자는 '선비'나 '관리', '사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士자는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고대 무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士자는 BC 2,000년경인 오제(五帝)시대에는 감옥을 지키는 형관을 뜻했고, 금문에서는 형관들이 지니고 다니던 큰 도끼를 말했다. 그러니 士자는 본래 휴대가 간편한 고대 무기를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학문을 닦는 사람을 '선비'라고 하지만 고대에는 무관(武官)을 뜻했던 것이다. 士자에 아직도 '관리'나 '군사', '사내'와 같은 뜻이 남아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士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선비'나 '관리', '남자'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士(사)는 (1)장기에 있어서 궁을 지키기 위하여 궁밭에 붙이는 두 개의 말 (2)중국 주(周)나라 때 사민(四民)의 위이며 대부(大夫)의 밑에 처해 있던 신분 등의 뜻으로 ①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②관리(官吏), 벼슬아치 ③사내, 남자(男子) ④군사(軍士), 병사(兵士) ⑤일, 직무(職務) ⑥칭호(稱號)나 직업의 이름에 붙이는 말 ⑦군인(軍人)의 계급 ⑧벼슬의 이름 ⑨벼슬하다 ⑩일삼다, 종사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선비 유(儒), 선비 언(彦)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將), 백성 민(民)이다. 용례로는 병사를 지휘하는 무관을 사관(士官), 선비의 아내 또는 남자와 여자를 사녀(士女), 선비의 힘 또는 병사의 힘을 사력(士力),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병사의 대오를 사오(士伍), 학식이 있되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를 사인(士人), 군사를 사졸(士卒), 군사의 기세 또는 선비의 기개를 사기(士氣), 선비로서 응당 지켜야 할 도의를 사도(士道), 선비들 사이의 논의를 사론(士論), 선비와 서민 또는 양반 계급의 사람을 사민(士民), 일반 백성을 사서(士庶), 선비의 풍습을 사습(士習), 문벌이 좋은 집안 또는 그 자손을 사족(士族), 학문을 연구하고 덕을 닦는 선비의 무리를 사류(士類), 군사와 말을 사마(士馬), 선비의 기풍을 사풍(士風), 양반을 일반 평민에 대하여 일컫는 말을 사대부(士大夫), 사회적 지위가 있으며 덕행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을 사군자(士君子), 교육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을 인사(人士),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사(兵士), 절의가 있는 선비를 지사(志士),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성심껏 장렬하게 싸운 사람을 열사(烈士),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을 의사(義士), 기개와 골격이 굳센 사람을 장사(壯士),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를 은사(隱士), 학덕이 있고 행실이 선비처럼 어진 여자를 여사(女士), 의욕이나 자신감이 충만하여 굽힐 줄 모르는 씩씩한 기세를 떨쳐 일으킴을 일컫는 말을 사기진작(士氣振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음을 일컫는 말을 사기충천(士氣衝天),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은 둘도 없다는 뜻으로 매우 뛰어난 인재를 이르는 말을 국사무쌍(國士無雙), 수양이 깊어 말이 없는 사람 또는 말주변이 없어서 의사 표시를 잘못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무언거사(無言居士), 백금을 받은 용사라는 뜻으로 매우 큰 공을 세운 용사를 이르는 말을 백금지사(百金之士), 산림에 묻혀 사는 군자를 두고 이르는 말을 산림지사(山林之士), 세속밖에 홀로 우뚝한 훌륭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특립지사(特立之士), 궤변을 농하여 국가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경위지사(傾危之士), 보잘것없는 선비 또는 식견이 얕은 완고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개지사(一介之士), 나라의 앞일을 걱정하는 기개가 높고 포부가 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우국지사(憂國之士), 세상일을 근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우세지사(憂世之士), 좋은 일에 뜻을 가진 선비를 일컫는 말을 유지인사(有志人士), 무슨 일이든지 한마디씩 참견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사람 또는 말참견을 썩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언거사(一言居士), 조그마한 덕행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절지사(一節之士),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을 편하게 할 큰 뜻을 품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지사인인(志士仁人), 바위 굴속의 선비라는 뜻으로 속세를 떠나 깊은 산 속에 숨어사는 선비를 이르는 말을 암혈지사(巖穴之士), 천명을 받아 천자가 될 사람을 보필하여 대업을 성취시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좌명지사(佐命之士), 항우와 같이 힘이 센 사람이라는 뜻으로 힘이 몹시 세거나 의지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항우장사(項羽壯士) 등에 쓰인다.
▶️ 橫(가로 횡, 빛 광)은 ❶형성문자로 横은 간체자, 撗은 속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지키다', '방어하다(防禦--)'의 뜻을 가지는 黃(황→횡)으로 이루어졌다. 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한 '나무, 빗장'을 뜻한다. 빗장은 옆으로 끼우므로, 가로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橫자는 '가로'나 '옆', '가로지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橫자는 木(나무 목)자와 黃(누를 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黃자는 패옥을 두른 황제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橫자는 본래 대문을 걸어 잠그는 '빗장'을 뜻했었다. 옛날 대문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문을 걸어 잠그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橫자는 후에 '가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횡령(橫領)이라는 뜻이 그러하듯이 고대에는 '가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橫자는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橫(가로 횡, 빛 광)은 (1)'가로 횡'의 경우는 ①가로 ②옆, 곁 ③뜻밖의, 갑작스러운 ④자유자재로(自由自在-) ⑤연횡책(連橫策) ⑥학교(學校) ⑦가로로 놓다, 옆으로 놓다 ⑧섞이다, 뒤엉키다 ⑨가로지르다 ⑩비정상적이다(非正常的--) ⑪(덮어)가리다 ⑫제멋대로 하다 ⑬거스르다 ⑭방자하다(放恣--) ⑮사납다 따위의 뜻이 있고, (2)'빛 광'의 경우는 ⓐ빛, 광채(光彩) ⓑ빛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의어로는 竪(세울 수), 縱(세로 종, 바쁠 총) 등이다. 용례로는 남의 물건을 제멋대로 가로채거나 불법으로 가짐을 횡령(橫領), 제멋대로 굴며 난폭함을 횡포(橫暴), 도로나 강 따위를 가로지름 또는 가로 끊거나 지름을 횡단(橫斷), 거리낌 없이 멋대로 행동함 또는 모로 감을 횡행(橫行),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노력을 들이지 않고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 가로 지르거나 가로로 덧댄 물건을 횡대(橫帶), 자기 마음대로 함부로 내뱉는 말을 횡언(橫言), 가로채기로 남의 것을 불법으로 가로챔을 횡취(橫取), 가로쓰기로 글씨를 가로로 쓰는 일을 횡서(橫書), 모로 걷는 걸음을 횡보(橫步), 가로와 세로 또는 자유자재로 거침이 없음을 종횡(縱橫), 권세를 오로지 하여 제 마음대로 함을 전횡(專橫), 차도 위에 사람이 가로 건너 다니게 마련한 길을 이르는 말을 횡단보도(橫斷步道), 제 명대로 다 살지 못하고 뜻밖의 사고로 죽음을 이르는 말을 비명횡사(非命橫死), 행동이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자재로 함을 이르는 말을 종횡무진(縱橫無盡), 뜻밖의 재앙이나 사고 따위로 제 수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비명횡사(非命橫死), 말을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하다라는 뜻으로 두서가 없이 아무렇게나 떠드는 것을 이르는 말을 횡설수설(橫說竪說) 등에 쓰인다.
▶️ 議(의논할 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에게 올바른 것을 묻는 일을 뜻하는 義(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言(언)은 말, 의논하여 옳게 정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議자는 '의논하다'나 '토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議자는 言(말씀 언)자와 義(옳을 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義자는 제사 때 사용하던 의장용 장식을 그린 것으로 양의 머리를 창에 매달아 놓은 모습이다. 고대에는 이것이 제사를 주관하던 족장의 권위를 상징했다. 족장은 부족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정기적으로 제사를 열었는데, 신과 소통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부족의 미래가 영원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장용 장식을 그린 義자와 言자가 결합한 議자는 신에게 올바른 것을 묻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議(의)는 ①의논(議論)하다 ②토의(討議)하다 ③책(責)잡다(남의 잘못을 들어 나무라다) ④가리다, 분간(分揀)하다 ⑤의견(意見) ⑥주장(主張) ⑦의논(議論) ⑧문체(文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논할 논/론(論)이다. 용례로는 의논할 문제를 의제(議題), 회의의 우두머리를 의장(議長), 회의하는 장소를 의장(議場), 서로 일을 문의함 또는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음을 의논(議論), 의논하여 결정함을 의결(議決), 회의에서 심의할 원안을 의안(議案), 의논하여 결정함을 의정(議定), 서로 의견을 논술하여 토의함을 논의(論議),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협의(協議), 심사하고 토의하는 것을 심의(審議), 반대하는 뜻을 폄을 항의(抗議), 여럿이 모이어 의논하는 모임 회의(會議),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합의(合議), 의견이나 의안을 냄을 제의(提議), 다른 주장으로 보통과 다른 의사나 의논을 이의(異議), 어떤 사물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내걸어 검토하고 협의하는 일을 토의(討議), 의논할 거리를 내놓음을 발의(發議), 회의에서 의안이나 제의 등의 가부를 결정함 혹은 그 사항을 결의(決議),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서로 자기의 의견을 주장하여 다툼을 쟁의(爭議), 의견이나 주의가 같은 의논을 동의(同議), 일을 계획하여 서로 의논함을 모의(謀議), 사리의 옳고 그름을 물어서 의논함을 질의(質議), 낱낱이 들어 잘 토의함을 일컫는 말을 난상토의(爛商討議), 자세하게 충분히 의논함을 일컫는 말을 난상숙의(爛商熟議),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