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기 5년 단임제는 짧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미국처럼 4년 하고 또 한 번을 할 수 있다면 국민과의 공약을 실천에 옮기는 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도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날지도 못하고 뛰지도 못하는 오리’가 되어 앉아만 있으면 포수들이 쏴 죽이기가 수월하게 되니까 임기 3년이 지나면 차차 기운이 빠지게 마련인지라 잔여 임기 1년은 겉돌다 마는 수레바퀴처럼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현대건설 출신으로 서울시장이 되어‘청계천 복원 공사’에 성공한 이명박을 청와대의 주인이 되게 하던 때의 국민적 지지는 역사의 어느 대통령도 따르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임하고 얼마 안 되어 그는 포용력이 전혀 없는 편협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판명되었습니다.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대선 경쟁자이던 박근혜를 끌어안고‘함께’'더불어’ 국정을 운영하였다면, 그 날의 한나라당이 오늘의 새누리당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친이’와‘친박’의 처참한 갈등·반목·투쟁 때문에,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도 ‘한나라당의 국회’를 만들지 못하고, 국가원수가 번번이 국회에 의해 뒤통수를 얻어맞는 불상사만 되풀이되어, 국론의 분열이 불가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G20서울정당회담’ ‘핵 안보 서울 정상회의’등의 외교적 대성공이 빛을 잃고, 이명박의 모습은 이미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명박은 정치적 이념이나 철학이 없는 대통령으로 판명된 지 오래입니다. 도대체“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중도실용주의자다”라는 선언을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내뱉은 어리석은 한 마디입니까. 나라 전체가 희지도 않고 검지고 않은 잿빛으로 변했고, 민심의 상당 부분은 불그스레하다 못해 이제는 새빨갛게 되었으니, 그 설익은 입장표명 때문에 자유민주주의가 재집권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해타산에만 밝고 도량이나 배짱은 전혀 없는 지도자, 그래서 오늘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요 모양 요 꼴이 되었습니다. 4월 총선을 눈앞에 두고, 12월의 대선을 바라보며, 이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파수꾼들이 어떤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는지,‘당신은 모르실거야!’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첫댓글 게다가 사람보는 눈이 부족하여 사람을 아무나 골라 대충 권력에 앉힌 결과 부패스캔달 천국으로 변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