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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문성근 “安지지자들 진영논리 싫어해…느슨한 참여 통로 열어줘야”“‘온 플랫폼’ 기반 시민참여형 정당, ‘좋아요’ 누르며 참여‧연대”
국민라디오 | kukmin2013@gmail.com
이강윤 시사평론가(이하 이) : 2002년 이었던가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연설에서 노무현 후보를 비롯해서 많은 청중들을 울렸던, 그리고 유튜브 같은 데서 그 동영상이 굉장히 퍼 날라졌죠? 명연설의 주인공이자 한국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배우이기도 하고요, 지난 대선국면에서는 ‘백만민란’, 그리고 ‘국민의 명령’ 이렇게 이끌었고, 결국은 민주당 대표도 잠시 역임했던 문성근 국민의 명령 상임위원을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좀 나누겠습니다. 문 위원님, 나와 계십니까?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이하 문)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 :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문 : 네.
이 : 목소리 여전히 건강해 보이십니다.
문 : 겉으론 그런데 속은 다 곪았습니다.
이 : 뭐 안 하고 쉴 때는 주로 산에 다니셨잖아요? 요즘도 그러세요?
문 : 요즘은 잘 못 가고요 아무래도 자꾸 이렇게 고장이 나네요. 이빨도 고장 나고 그래서 요양이라고 할까요 그러고 있습니다.
이 : 제가 호칭을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문 : 그냥 문 선배 정도가 제일 편안하고요.
이 : 방송이니까.
문 : 그러면 국민의 명령 대표니까 문 대표 정도로.
이 : 네, 문 대표로 한 십여 분간 인터뷰 동안에 그렇게 호칭을 하겠습니다. 민주당하고 안철수 의원 측이 합쳐서 창당을 했잖아요. 거기 함께 합류하셨어요?
문 : 아뇨. 합당 전에 김한길 대표나 안철수 의원 쪽에 제안은 했습니다. 그러니까 시민참여형 정당으로 진화한다는 조건으로 통합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저도 열심히 돕겠다 그랬는데, 합당선언문에 보니까 ‘시민참여형’은 빼버렸더라고요. 그러니까 현재로선 참여할 의사가 없습니다.
이 : 그때 만약에 합당선언문에 그런 구절이 있었으면 문 대표가 이끌고 있다고 해야 옳을 백만민란, 국민의 명령을 싹 데리고 함께 합류하실 생각도 있었다 이 말입니까?
문 : 그러니까 지금 바깥에서 시민참여형 정당을 위한 ‘온 플랫폼’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선언을 한다면 함께 그것을 개발하는 일을 할 수가 있었겠죠.
이 : 개발하는 거, 그러니까 시민참여를 확대하라는 게 줄곧 해오고 계시는 주장인데, 그 제언을 조금만, 조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저희 청취자들이 바로 그림을 좀 그릴 수 있게.
문 : 네. 우리 민주진보진영이 수구세력보다 나은 점은 나라꼴이 이러면 안 되겠다, 이걸 바꿔야 되는데 나도 뭔가 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숫자가 많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시민들께서 굳이 입당을 하시지 않아도 당원과 대의원에 비해서 차등화된, 그러니까 1/2이나 1/3 정도의 의결권을 부여하자. 그래서 넓게 연대하자. 그러려면 온에 플랫폼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 플랫폼은 정당이 소유할 경우에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시민주도로 초정파의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제안인 거죠.
이 : 그러면 그 사람들은 굳이 당원이 되지 않아도 된다 이겁니까?
문 : 그러니까 참여의 경우에 시민들께 우리가 끝없이 참여해주십시오 이렇게 요구하지 않습니까? 시민의 입장에서 참여한다고 하면 제일 낮은 단위는 투표하는 거고요, 그 다음에는 혹시 조중동이 거짓말을 안 하나 인터넷을 눈팅하는 분들이고요, 그 다음 단계는 페북에 ‘좋아요’를 누르고요, 그 다음 단계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그 다음엔 모금에 응하고, 그 다음에는 시청에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습니까? 그 위로 가면 1인 시위를 하고요, 더 가면 정당에 자원봉사를 하고, 최종 단계가 입당이거든요. 그러면 이게 피라미드 구조로 볼 때 위에 입당까지 할 수 있는 분들은 극소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좋아요’ 하는 분부터 넓게 연대를 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처음에 입당하지 않아도 의사결정 과정에 차등화 된 권한을 드리면, 조금 활동하다 보면 왜 저 사람은 3이고 나는 1밖에 안 되나 의문을 갖잖아요. 그러면 저분은 입당을 하시고 당비를 내시니까 그렇지 않느냐. 그러면 시민들께서도 그럼 나도 입당하겠다. 이렇게 되면 당원숫자도 차분히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당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굳이 현재로서는 입당을 강요하지 않고, ‘좋아요’ 하는 분들부터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야 한다는 얘긴 거죠.
이 : 초벌작업부터 해 나가자. 그리고 당원과 그냥 ‘좋아요’ 정도는 조금 다른 차등을 두어야 하니까 아까 얘기한 1/2이나 1/3 얘기가 그거였군요.
문 :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이거든요. 미국의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어차피 지지자 정당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지만, 지금 유럽 경우는 당원중심 정당이었잖아요. 그런데 독일의 사민당 경우는 당원이 현저히 떨어지고요, 영국의 노동당은 전성기에 3백만이었는데 지금은 30만으로 떨어졌어요. 그러니까 위기를 느끼고, 지난 번 총선에서 지고 나서 온에 플랫폼을 만들고 시민참여형 정당을 만들겠다고 최근에 선언을 해버렸어요. 그랬는데 영국 노동당의 경우는 시민들, 그러니까 입당하지 않은 지지자들과 오랫동안 당원이었던 당원들 간에 one person, one vote입니다. 1인1표거든요. 그런데 우리 주장은 그러면 그동안 당원이었던 분들을 우리가 소중하게 대우를 해드려야 하니까 차등화 정도로라도 인정해주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이 : 역시 문 대표는 말씀을 맛있게, 쉽게 잘 하세요. 단계별로 피라미드, 정치참여의 과정을 정도에 따라서 이렇게 표현하시는 것을 들으니까 아, 그렇구나. 어떤 정치학 교수보다 쌈빡하게 정리를 해주셨는데, 지금 얘기하셨던 게 몇 주일 전에 국회 무슨 정책토론회인가 거기서도 발표하신 거죠?
문 : 네. 3월 13일에 통합신당이 만들어지자마자 토론회가 있었고, 그 안에서 통합신당한테 제안을 했었죠.
이 : 그런데 귀담아 듣던가요?
문 : 그래도 한 십여 분 의원들이 오셔서 굉장히 재밌는 발제였다. 의미 있는 발제라는 반응은 보이셨는데.
이 ; 제도로는 아직 반영은 안 됐고.
문 : 그런데 새정치비전위원회라고 있지 않습니까? 통합되면 두 대표께서 민간에 위촉한 거요. 그쪽에서 오늘 발표했습니다. 오늘 당에게 제언을 했죠. 정치 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거기에는 아주 굉장히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복지 확대 등등해서. 그러면 당 구조에 관해서는 우리 제언을 한 반 정도는 받아들여서 제안을 했죠. 그러니까 시민들께 차등화 된 의결권을 부여하자. 거기까지는 갔습니다.
이 : 알겠습니다. 민주당하고 안철수 진영이 합쳐서 만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생각보다 시너지효과가 안 나고 오히려 단순히 둘이 합쳐놓은 것보다 적어요. 큰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왜 그렇다고 보세요?
문 :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졌을 때는 초반에 한 8% 앞섰거든요 새누리당은. 그런데 이번에 안 됐죠. 8% 정도 떨어진 채 출발을 했죠. 딱 차이는 하납니다. 시민참여형 정당을 하겠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겠다는 두 가지 약속을 민주통합당 때 했었거든요. 그걸 안 했어요 이번에. 그런데다가 통합의 고리가 엉뚱하게 기초무공천이 되어 버렸고, 그 다음에 역사논쟁이 있었고, 친노배제론이 있었고, 이러다 보니까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졌을 때 그때 무엇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이 모일 수 있었나. 그걸 검토해야 됩니다.
이 : 전통적 지지층을 규합하는 데 실패했고, 안철수와 합쳐서 신규 지지층 유입을 좀 기대를 했
는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고, 그러니까 계속 지금 하락세다.
문 : 그렇죠.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분들은 2~30대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자유주의적 진보성향의 유권자라고 할까요? 그 다음에 진영논리를 싫어하는 분들이 이런 분들인데, 그분들 경우에 입당하라면 절대 안 하거든요. 느슨하게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되는데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이 : 본인이.
문 : 네.
이 : 팬덤(fandom 지지층)을 세력화 하는 데는 기술이 필요한데 그 점에서 조금 너무 모범생적이시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제가.....
문 : 아직 고민이 거기까지 안 가셨다는 게 <시사인>에 말씀하신 내용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이 : 안 그래도 제가 공석이든 사석이든 문 대표를 뵙게 되면 이거 좀 물어보려고 했는데 잘 됐습니다. 민주당 왜 뛰쳐나왔어요?
문 :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퇴행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것은 솔직히 집단 자살이었거든요. 그런데 자신들이 죽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충격요법을 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저로서는 일종의 제가 사석(死石)이 되어버린 거죠.
이 : 네, 자발적으로.
문 : 네.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시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 온과 오프가 결합된 구조의 정당을 만들자고 주장을 했는데, 대선 후에 민주통합당이 그걸 폐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게 당에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 속여 버렸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것은 온에 플랫폼을 만들더라도 시민이 만들어야 된다.
이 : 주체가.
문 : 예. 그리고 유권자들 경우에 우리는 무당파가 굉장히 많잖아요. 지지정당 없음이. 그런데 정당의 하부구조가 되면 포괄할 수 있는 대상이 너무 적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시민이 주도해서 초정파로, 그러니까 민주, 진보 같이 지향을 하는 유권자. 유권자들은 정당으로 잘 구분이 안 되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다 모이려면 시민이 주도를 해야 되겠구나. 그러려면 나가서 해야 되겠다. 그게 제가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이 : 예, 그래도 대표까지 하고, 또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로 본격적인 정치에 뛰어들면서, 문 대표가 또 고집이 있으시잖아요. 집안 내력도 좀 있으시고. 그런데 빨리 나가셔서 왜 이러시나 그랬었어요.
문 : 예.
이 : 한 50일 남았어요, 지방선거. 4년 전인 2010년 때는 무상급식이 아주 가파른 이슈화가 되면서 그걸로 이슈 파이팅이 됐는데, 올해는 좀 어수선하고 좀 그래요. 왜 이렇게 선거 분위기가 안 나는 거죠?
문 : 정말 안타까운데요, 그때는 일단 반MB정서가 굉장히 강했죠.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한지 얼마 안 지났기 때문에 거기까지 안 가는 측면이 있고요, 두 번째는 야권이 정말 정권교체를 해야 되겠다는 간절한 소망 없이 자꾸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 지지들의 열기가 모아지지 않는다. 어떻게 보자면 야권이 시대정신을 놓치고 있다는 거죠.
민주당이 잘 한 것은 ‘을지로위원회’는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서민의 고통을 어떻게 정책화 할 것인가, 제대로 바꿔나갈 것이냐? 그러려면 시민과 소통을 깊게 해야 되는데, 그걸 안 하니까 ‘을지로위원회’도 이를테면 이슈별로 일회성으로 자꾸 끝나버리거든요. 누적이 안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미 현재로선 방법이 없는 거고요.
일단 그러함에도 시민들께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나쁘면 박 대통령의 안하무인, 불통이 막 갈 테니까 이건 좀 막읍시다. 이걸 호소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이 : 그때 ‘을지로위원회’는 각도 잘 잡았고 민생차원에서도 그렇고 경제민주화 등 굉장히 좋은 이슈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때 NLL, 정상회담 회의록 이것 때문에 아주 그냥 묻혀버렸던 것 같아요. 짧지만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인가를 역임하셨죠?
문 : 네.
이 : 지금 만약에 당대표를 맡고 계신다면 현 국면 그대로 이 조건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시겠습니까?
문 : 일단 시민참여형으로 진화하겠습니다라는 걸 명백히 해야 되고요, 그래서 상향식 공천이 실제로 작동되게 하겠습니다. 그것을 약속드리고, 그 다음에 일단은 미래의 수표를 날리는 거잖아요. 당장은 박 정권의 횡포를 막읍시다. 견제를 좀 가능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그야말로 읍소를 해야 되겠죠.
이 : 아까 민주당이 시대정신을 놓치고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 시대정신을 짧게 어떻게 규정하십니까?
문 : 99%의 삶에 대해서 나의 일로 느껴야 된다는 것 하나, 그것을 내 일로 느끼고 이걸 법제화까지 개선을 하려면 완벽한 소통이 가능한 구조로 가져가야 한다. 시민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봅니다.
이 : 알겠습니다. 문 대표를 정치인으로 분류 내지는 간주해도 되겠습니까?
문 : 예, 시민정치운동가 쯤으로.
이 : 그러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계세요?
문 : 저보고 와서 좀 도와달라고 얘기하는 분들은 가서 도와야죠. 김경수 후보가 어려운 입장에서 출마를 결심했는데, 열심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지금 박원순 시장이 많이 위험해졌다는 게 중론이지 않습니까? 특히 정몽준 후보 경우에는 17년 잠재후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선거다 이번 서울 선거는. 그래서 모든 힘을 다 동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 완벽하게 오리무중 같아요. 녹록하게 볼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나저나 시민정치운동가 정도로 불러 달라 이러셔서 제가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질문을 하기가 좀 머쓱한데요, 그래도 물어봐야겠어요.
정치하면서 산에는 한동안 많이 다니셨고 가끔씩 아무도 모르게 영화를 찍어가지고 까메오든 뭐든 얼굴이 나와서 언제 또 저러셨나 그러는데, 요즘에 영화 찍거나 또는 이 정도면 나가보고 싶다 이런 시나리오가 있어요?
문 : 최근엔 대본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해무>라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에 출연했는데 그건 촬영이 끝났고, 방송3사나 케이블 TV 경우는 출연을 못하게 하네요.
이 : 왜요?
문 : 정권이 못하게 하는 거죠.
이 : <그것이 알고 싶다> 말하자면 이런 거?
문 : 그런 건 아예 생각도 안 하고요, 시사프로는 안 시켜줄 거고, TV드라마는 대본에 따라 제가 연기하는 거잖아요. 드라마도 출연을 안 시켜주네요.
이 : 예.
문 : 이 사람들 주특기가 밥줄 자르는 거잖아요.
이 : 잘 알겠습니다. 시민정치운동가라고 불러달라시는 문성근 상임대표를 만나봤습니다.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문 : 네, 수고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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