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 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이다. 전혀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상에 없다.
사진 Mika Baumeister
희생이라니, 고통의 인내는 미덕이 아니다. 그것이 미덕이라는 주장은 기득권을 쥔 자들의 염치없는 요구일 뿐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보수주의자들을 혐오한다. 그들은 정신의 진보를 억압한다. 억압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억압에 대해서 말하라면 세상의 반절인 여자들이 당한 수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가해자는 세상의 또 다른 반절인 남자들이다.
역사가 깊은 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는 억압과 회유의 반복이라는 양날의 통치 기술이 아주 성공적으로 쓰여 왔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이 기술이 전폭적으로 사용되었다. 더욱 희한한 것은 남편에게 두들겨 맞고 사는 아내의 대부분이 바로 이 회유의 단계에서 어김없이 남편을 용서하고 만다는 사실이다.
사진 Godwin Angeline Benjo
그런 남편, 아니 남자들이 지배하는 사회, 그러니까 우리의 정치사 또한 고스란히 이 병주고 약 주기 수법을 남용하고 있지 않았던가.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현대사만 살펴보아도 그 흔적은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권력자는 민중에게 오락과 스포츠를 제공하며 이에 저항하는 세력에게는 막강한 폭력을 처방한다. 그리고 다음은 다시 회유의 정치가 시작된다.
사진 Anastasia Nelen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치밀하게 행해온 억압이야말로 바로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라는 것, 역사의 다른 불행은 선구자들의 반성과 참회로 최소한 극복의 시늉이라도 보여왔지만, 이 끈질긴 불행만은 일부 몇몇 여성들만이, 그것도 아주 최근에 이르러서야 거론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의 여성학대는 아주 교묘하고 간악한 수법으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들을.
사진 Zalfa Imani
여자의 삶이 남자와 상관없이 독립적일 수는 없는가. 남자가 사라졌다 한들 자식까지 돌보지 못할 정도로 무너지는 일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나는 연약한 이 땅의 여자들에게 절망한다. 내가 벌이고 있는 남자들과의 전쟁에서 진정한 동성의 협력자를 얻는 일은 정녕 불가능한가.
사진 Leonardo Basso
하늘의 절반을 차지하고 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또 하나의 성, 여성이 나서야 한다. 남성들이 강탈해간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 지배할줄밖에 모르는 남자들에게 지배당하는 수모와 체념의 안락함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경험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침이 없으므로.
사진 Markus Spiske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는 정신을 활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첫댓글 필독서임
그니까
명작임
이 책 안읽은 뇌 삽니다.. 제발 읽어주라
결말이 조금 아쉽긴하지만 진짜 명작이야
와나오늘이거생각낫어 정우성때맼ㅋㅋ
진짜
지능 문제라고 봄
뼈에 새겨야만
진짜 명작이지... 다시 읽어야지...
이거 인생 책 중 하나... ㅋㅋㅋㅋㅋ 결말 처음엔 맘에 안 들고 이게 뭐지..? 싶었는데 이젠 현실 반영 잘해서 쓴 것 같기도 해... 뭔가 이 책 결말 생각하면 내 의지 되새기게 됨ㅋㅋ ㅅㅍ될까봐 할 말 많지만 참습니다..
난 결말도 좋았음.. 방심하면 모든 게 망친다는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 여튼 명작
난 결말이해가 됨.. 신에서 여성이 됐다고 생각..존나 하 제발 남자를 버려
22 결말보고 아….
이런책이야?? 재밋겠다
마자. 이거봐야겠다
이거 진짜 명작이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