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향기
30년 전 의성군에 있는 고은사라는 절에서 80대 할머니 한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기도를 마친 할머니가 나에게 옛날 얘기를 하셨다.
할머니가 젊었을 때 아들이
징용으로 일본의 탄광으로 끌려갔다고 한다.
아들이 걱정된 할머니는 스님에게 아들이 무사하기를 바란다면
부적 하나 써 달라고 부탁했다.
스님은 장난으로 부적은 필요 없고 매일 새벽에 동쪽을 향해 아들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된다고 했다.
스님으로부터 방법으로 들은 할머니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동쪽을 보고 큰소리로 아들 이름을 불렀다.
동네 사람들도 처음에는 시끄럽다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 후 해방이 되고 아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아들은 어머니를 보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했다.
“어느 날 새벽에 탄광 갱내에서 일을 하는데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환청인가 하여 무시했는데 계속해서 들리는 것이 이상하여
혹시나 하여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순간 탄광의 갱이 무너져 갱내에 있던 사람들은 다 죽었지만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지만
할머니는 그때까지도 그 스님 덕분에 자식이 살아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스님 덕분이 아니라 그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처럼 옛날 어머니들은 단순하셨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셨다.
절에 다니다가 다리가 아프면, 가까운 동네 교회에 다니셨고,
그것도 불편하시면 뒤뜰에 정한수 떠 놓으시고 기도를 하셨다.
당신에게는 다 같은 것이고, 종교는 그냥 언제나 벗을 수 있는
외투와도 같은 것이었다.
기도만 통하면 된다고 편하게 생각하셨다.
그것이 어머니의 기도였다.
그 옛날 어머니들은 많이 배우시지 못하셨어도 누구보다도 세상의 이치를 깨치고 계셨다.
간절한 마음이면 일념통천(一念通天)한다고 했던가.
지성이면 감천이고, 도량의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한 마음이면 이치가 통하는 것이니 형식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런 마음에 대해 법정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도량은 특정장소가 아닙니다.
도량은 곧은 마음, 直心(직심)이고 늘 깨어있는 상태입니다
좌청용, 우백호 갖춘 명당에 있어도 직심이 없으면 진정한
도량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 자리 곧 집안, 가정, 학교, 직장이 도량이 돼야합니다.
흔히 기도가 잘 되는 곳은 따로 있다고 장소에 집착하고 착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냄새나던 변소 앞도 생각을 바꾸니 내 도량이었습니다. - 법정-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다고 한다.
그러면 어머니의 향기는 얼마나 멀리 가는가...^^
-지인의 톡에서-
늙으신 어머님의 향기/문순태
https://www.youtube.com/watch?v=ubzPpufrTqc&t=10s
우중충한 가운데
종일 비
오락가락
오늘 어린이날인데
우리 손주들 기분나지 않겠다
새벽에 일어났는데 몸이 넘 묵직
어제 저녁 일찍도 잤건만
날씨 궂어 이러는가?
일어나기 싫어 몇 번 뒤척이다가 떨치고 일어나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냈다
이제 다섯시가 좀 넘었다
몸이 지랄 같아 다시 잠 한숨
체조와 스쿼트를 하면 좋겠는데 넘 묵직해 하기가 싫다
그래 어쩜 한 5일 걸었으니 하루를 쉬어주는 것도 괜찮겠지
집사람이 일곱시부터 비온다며 비오기전에 동물 챙겨주고 들어오란다
비맞아가며 주느니 미리 주는게 좋겠지
얼른 동물들 모이를 주고 들어 와 다시 또 침대에
오늘은 웬지 몸이 처지고 있다
집사람이 아침 한술 하자는 걸 아침을 굶기로
어제 과식했는지 아직도 배가 벙벙
과식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꾸역꾸역 뱃속으로 몰아넣을 때가 많다
문사장 전화
붕어와 자라를 한 마리 잡았다며 오늘 집에 계시냐고
내가 교육 받으러 가서 점심 때나 오겠다니
그럼 자기 집에서 용봉탕을 끓여 놓겠단다
지금 닭을 사러 황룡닭집에 와 있단다
고맙다
점심때 보자고
교육원에 가니 우리가 가장 빨리 왔다
집사람은 점심 준비하러 올라가고 난 수업시작 전까지 유트브 한편
사활 한편 봤는데 참 어렵다
언제나 바둑이 좀 늘까?
오늘 오전엔 모의시험을 보고 문제를 풀어 보겠단다
오후엔 시험에 관련된 내용을 공부한다고
그럼 난 시험만 보고 집에 가야겠다
내용을 들어도 잘 알지 못하니 나중에 핵심요약을 읽어보면 될 듯
시험이 80문항
90분 동안에 풀어야한다
모르는 문제는 놔두고 읽어가며 풀어갔다
상당히 애매한 문제가 많다
문제를 오래들여다 보니 눈도 침침해지고
내 나름 추론해 가며 모두다 풀고 나니 10시가 좀 넘었다
자격시험이 60점만 넘으면 된다고 하니 그리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같다
집사람에게 난 집에 가겠다고
문사장에게 전화하여 집에서 용봉탕 끓여 먹게 집으로 오라했다
문사장이 자기 집에서 끓인다는데 문사장 안사람이 아주 싫어 한다
좋은 걸 먹으면서 눈치보아가며 먹어선 몸에 보될 것같지않다
내가 직접 끓여야 여러 약재 넣어 맛있게 끓이며 내 집에서 먹어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
그렇게 하겠단다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려나 보다
바람이 불고 빗발도 굵어진다
용봉탕 끓일 준비를 했다
인삼과 마늘 대추 밤 녹두 울금 옻술등
약초물을 끓이면 좋겠는데 시간이 없다
모두 준비해 놓았는데 문사장이 오질 않는다
전화해 보니 이제 장성에서 출발한다고
한참을 기다리니 자라와 붕어를 가지고 올라왔다
붕어가 월척은 안되지만 지난번보다 더 크다
고아 먹으면 좋겠다
물을 데워 자라를 손질
자라는 뜨거운 물로 꼼꼼하게 몸통과 다리를 닦아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썩은 내가 난다
손질한 자라와 닭을 넣고 준비해 놓은 약초등을 넣고 삶았다
삶는 동안 닭모래주머니로 막걸리 한잔
어제 낚시하는데 노열동생도 왔었단다
같이 낚시 간 분들이 넘 싫어해 저녁밥 먹으러 가면서 같이 가자고 못한게 걸린다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라했다
다른 분들과 낚시 가게되면 노열동생을 부르지 말라했다
오는 걸 싫어하는데 불러서 언짢은 일 생기면 되겠냐고
노열동생이 마음을 크게 써 문사장이 자기보다 어리니까 좀 배풀 줄 알면 되는데 대접을 받으려만 하니 같이 낚시하는 분들이 싫어하는가 보다
노열동생도 올라왔다
같이 먹으면 더 맛있겠지
압력솥에서 딸랑 소리가 난다
보통 딸랑 소리 난지 15분 지나면 닭이 익는다
그럼 불을 끄고 10여분 뜸들이면 먹기에 딱 좋다
닭이 잘 익었다
먼저 국물 한그릇씩
넘 맛있단다
닭과 자라를 찢어 놓고 남은 국물에 찹쌀 넣고 죽을 쑤었다
넘 맛있단다
막걸리까지 마셔가며 배부르게 잘 먹었다
노열동생은 금주한 지 한달이 넘었단다
금주를 하고나니 뱃속이 참 편하다고
3개월만 더 참아 보겠단다
참 잘한 일이다
나도 그렇게 참아야하는데...
오늘은 아침도 먹지 않았건만 점심 때도 술맛이 별로이고 고기도 그리 먹고 싶지 않다
아직도 배가 벙벙해 몸도 힘들다
소화를 이렇게도 못시키나?
문사장이 장인에게 죽 한그릇 가져다 주면 좋겠다고
장인 장모가 옆에 있으니 생각이 나나보다
참 좋은 일이라며 얼른 죽을 그릇에 담아 주었다
집사람이 같이 교육 받는 분들과 집에 왔다
김치라도 한쪽씩 싸주어야겠단다
저리 나누어 주다보면 우리 먹을 김치도 없겠다
차한잔 마시고 부추를 뜯어 간다
오후에 부추전 지져 먹는다고
난 오후에 가지 않겠다니 집사람이 내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그도 좋겠다
같이 온 기순씨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방전이 된 것 같다
교육받고 있는 총무에게 연락하니 점프선을 가지고 바로 왔다
총무가 점프를 해보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밧데리 문제가 아닐까?
보험에 연락하여 서비스를 신청
갑자기 차가 멈추어 서버리니 여간 당황되겠다
바람까지 불며 비가 제법 내린다
내일까지 온다는데 얼마나 많이 내릴까?
서비스기사가 왔다
기사가 와서 전기점프를 해주니 바로 시동이 걸린다
아하 아까 이총무가 점프를 잘못해 준것같다
시동이 걸려 다행이다
비는 끊임없이 내린다
바둑 단톡에 비오는 날 수담 어떠냐고 떴다
이런 날은 바둑 둘 맛 나지
택시 불러 타고 바둑 휴게실로
많은 분들이 나와 바둑을 두고 있다
김회장이 쉬고 있길래 한수 두자고
중반까진 팽팽한 바둑이었는데 중앙을 지우고자 나온 돌을 끊어 싸움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흑의 집이 부서지고 백이 큰 곳을 차지하며 균형이 깨져 버렸다
내가 끊어진 백돌을 잘 못 몰아간 것같다
직접적인 공격보다 집을 먼저 차지하며 아주 조그맣게 살려주겠다는 식으로 두어야하는데
모두 잡아 승부를 보려한게 오히려 형세를 기울게 하였다
형세 판단이 잘 안되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던지지 않고 끝내기로 들어 갔다
백이 반면으로도 이긴 바둑이니까 약한 돌을 단속해 버렸음 끝나는건데 중앙을 관통한 백돌이 치중수에 의해 두집을 내지 못해 비명횡사
별 수 없이 돌을 거둔다
그 수는 보지 못했단다
이미 져 있지만 난 노림을 가지고 끝내기를 해가고 백은 한집이라도 더 넓히는데 집중하다보니 치중수를 보지 못했다
바둑 내용상으론 졌지만 결과는 승
읍내에 사는 선사범님과 같이 왔다
오랜만이라 반갑게 인사 나누었다
선사범은 장성에서 바둑을 가장 잘 두는 분인데 술을 좋아할 뿐 아니라 취기가 오르면 제어가 안된다
무슨 일이든 자기 멋대로 하기에 바둑 동호인들이 모두다 싫어한다
그래도 김회장이 동호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끌어 안으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같이 점심 하며 절대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겠다고 약속 받았단다
과연 그게 지켜질지...
조사장이 선사범님 왔다고 술한잔 사겠다며 모두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행복한 식탁에 가서 막걸리 한잔 하려는데 갑자기 술이 받힌다
한모금도 마실 수가 없다
왜 이러지
낮에도 술맛이 별로이던데...
어제 크게 과음한 것도 아니고
몸도 넘 힘들다
그저 눕고만 싶다
어디가 고장 날려나?
집사람 전화
교육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라며 같이 들어가자고
잘 되었다
집에 일이 있다며 먼저 일어섰다
술 마실 수 없고 몸도 극도로 피곤해 바둑도 둘 수가 없다
비가 세차게 내린다
호우주의보 내렸던데 큰 물지려나?
집사람이 오늘 시험본 결과 내가 15문항은 틀렸다고
80문항에서 15문항 틀렸으면 80점 넘겠다
그정도면 충분하겠다니 그래도 틀린 문항을 다시 한번 살펴보란다
문제가 꼭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아이구
공부하지 않고 그만큼 맞았으면 시험에서도 크게 벗어나질 않겠지
몸은 피고하고 저녁 생각이 없어 그대로 떨어져 버렸다
억세게 내리던 비가 그쳤다
님이여!
빗물에 씻긴 초록잎이 싱그럽겠네요
오늘까지 연휴
즐거운 나들이로 아이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것도 힐링이리라
오늘도 가족간의 화목 다지면서
낼 모렌 어버이날
부모님 마음도 헤아려보며
또한 새로운 한주의 시작
나날이 건강하고 기쁘며 행복한 일상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