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신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린다는 불안감. 단순한 사춘기의 예민함이 아니라, 학교폭력의 상처가 만들어낸 '피해의식'일 수 있습니다."
Q. 선생님, 딸아이의 도벽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 글을 남깁니다.
중학교 1학년인 저희 딸아이가 최근 친구들의 물건이나 문구점의 작은 물건들을 훔치다 걸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가 맞벌이로 너무 바빠서 아이가 어릴 때 제대로 안아주거나 따뜻하게 챙겨주질 못했습니다. 오히려 지친 마음에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방치했던 적도 많았어요.
혹시 그때 제가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해서, 저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아이의 도벽으로 이어진 걸까요? 저의 부족한 양육이 아이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죄책감에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다그치고 혼을 내봐도 멈추질 않는데, 지금이라도 제가 어떻게 해야 아이의 행동을 멈출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딸아이의 문제 행동을 마주하시고 과거의 양육 방식까지 자책하며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그 무거운 죄책감과 막막함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어머니께서 조심스럽게 짐작하신 대로, 자녀의 일탈 행동(도벽 등 비행)과 부모와의 애착 관계는 매우 밀접하고 결정적인 연관성을 가집니다.
수만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약하거나 불안정할수록 청소년의 비행(도벽 등)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합니다.
이러한 애착과 비행의 연관성은 나이가 많은 청소년보다 연령이 어린 청소년(중학생 등)일수록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자녀의 비행에 미치는 영향은 아버지보다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며, 어머니와 딸처럼 '동성(Same-sex) 부모-자녀' 관계일 때 불안정 애착이 비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도벽 병력이 있는 아동·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양육 환경의 결핍이나 학대(방임 포함)를 경험한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즉, 아이의 도벽은 불우한 양육 환경이나 정서적 결핍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이 외부적인 문제 행동으로 표출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반복되는 도둑질은 단순히 물건에 대한 탐심이 아니라, "엄마와 정서적으로 연결되고 싶다"는 결핍된 내면의 고통을 알리는 절박한 SOS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아이의 도둑질 자체를 처벌하고 다그치기보다는, 아이가 느꼈을 정서적 결핍을 채워주고 무너진 모녀간의 유대감을 재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어머니 혼자서 자책감만 안고 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이므로, 즉시 아동청소년 심리 상담 센터를 방문하시어 아이와의 애착을 회복하는 부모 교육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시길 간곡히 권해드립니다.
"상처받은 아이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으려면, 혼자 두지 않고 든든한 방어막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1. 사소한 징후도 놓치지 않는 '초기 개입'의 중요성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했다면, 단순히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아이의 심리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일시적인 불안이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피해의식으로 굳어지기 전에,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심리 치료와 학교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야 합니다.
2. 인지 편향을 교정하는 대화법
피해의식이 생긴 아이는 타인의 평범한 행동도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아이가 "친구가 날 비웃는 것 같아"라고 할 때 무조건 부정하기보다는,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느꼈어? 혹시 다른 뜻이 있었던 건 아닐까?"라며 아이가 상황을 객관적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주세요.
3. 외로움의 고리를 끊어주는 단단한 지지망 형성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피해의식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학교폭력으로 위축된 아이가 집 안팎에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족 간의 대화를 늘리고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너는 혼자가 아니며, 세상은 여전히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Jack, A. H., & Egan, V. (2018). Childhood Bullying, Paranoid Thinking and the Misappraisal of Social Threat: Trouble at School. School Mental Health, 10, 2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