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잼버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만금 잼버리 취재 후기
정치권으로 옮겨진 잼버리 숙영지
----"다 나가부럿네" 잼버리대회장 인근 한 주민이
대원들이 철수한 새만금숙영지를 바라보고 있다.
80이 넘은 이 주민은 우리나라에 대해 안좋은 인상만
준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 김영근 기자 >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는 젊은 청소년들이
야영을 하며 다양한 체험과 호연지기를 기르는
대회다.
이번 새만금잼버리대회도 처음엔 한두번의
취재면 끝나는 그다지 큰 뉴스는 아니였다.
개영식이 있기 하루 전인 1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각국의 대원들이 속속 도착해
각자 숙영지에서 텐트부터 치기 시작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끔찍한 폭염이였다.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데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체감온도는 39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 막히는 이런 날씨에 행사를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개영식을
하루 앞둔 1일 낮기온이 38도를 기록했다.
천막 아래서 더위를 피해보지만 대원들은 시작도 하기전에
이미 지쳐가고 있었다----
< 김영근 기자 >
허허벌판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과
탈수를 막는 물이 부족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대원들은 지쳐가기 시작했다.
결국 파행의 조짐은 개영식 전부터 나타났다.
폭염에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2일 오전 더위에 지친 노르웨이 대원들이 웰컴센터
앞 길바닥에 누워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김영근 기자 >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였지만 숙영지 상황은
너무도 열악했다.
질퍽한 땅 위에 텐트를 쳐야했고
한 낮 텐트 속 온도는 40도가 넘었다.
습한 환경에 해충과 모기는 대원들을 괴롭혔다.
특히 모기가 없는 나라에서 온 대원들의
증상이 심했다.
----아일랜드 대원들의 다리가 해충과 모기로
상처투성이 됐다----
< 김영근 기자 >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부족했고
그나마 화장실 청소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너무 더러웠고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다’
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결국 첫날부터 온열환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청소년 축제로 끝날 취재가 아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뒤늦게 설치한 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풀도 태풍소식에 철수가 결정되면서 하루밖에
운영을 못했다----
< 김영근 기자 >
폭염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그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
급기야 영국과 미국의 조기철수가 결정되면서
전국의 모든 언론매체들이 새만금으로
몰려들었고 매일 톱 뉴스를 장식했다.
뒤늦게 주변환경에 대한 대책을 세웠지만
많이 늦은 상태.
결국 태풍이 올라온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새만금 철수가 결정됐다.
4만명이 넘는 대원들이 새만금을 탈출했다.
거대한 엑소더스(exodus)였다.
어쩌면 태풍이 효자노릇을 했는지 모른다.
----새만금 숙영지 철수가 결정되면서 각국의 대원들이
짐을 싸 숙영지를 떠나고 있다----
< 김영근 기자 >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장.
철수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숙영지에는 수천대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 김영근 기자 >
계륵 같았던 새만금 숙영지가 태풍으로 인해
철수가 결정되면서 전국으로 분산된 것이다.
그나마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학교, 종교계의
협조로 해결을 했고 결국은 국민들이 나서 위기를
해결을 한 것이다.
----7일 잼버리참가 대원들이 전묵 고창 선운사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들은 선운사 탬플스테이 행사에 참여해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김영근 기자 >
----결국 K팝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 사진공동취재단 >
이번 잼버리대회는 방만한 준비와
위기상황에서 대한 부실한 대처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회였다.
대회는 끝났지만 진짜 잼버리 대회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정치권으로 숙영지가 옮겨지고 국민들은
남의 탓 공방을 벌이는, 폭염만큼이나 짜증나는
뉴스를 한동안 봐야한다.
김영근 기자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