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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연행, 미군 아닌 한국경찰" 미군측 MBC인터뷰서 '허위진술' |
[현장 공개]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미군이 연행 장면 포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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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zzung@ohmynews.com">권박효원/권우성 기자 10zzun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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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오른쪽 위 붉은 선을 친 부분에서 민중의소리 한유진 기자의 목을 미군이 조르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6월 26일 오후 6시 11분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위 사진에서 박스 친 부분만 확대한 사진. 철모를 쓰고 완장을 찬 미군의 모습이 보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3신:28일 오후 4시30분>"기자 연행은 미군이 아닌 한국경찰"
미2사단 공보실장 겸 대변인 브라이언 메이커 소령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자들을 연행한 것은 미군이 아닌 한국경찰"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사건 현장에서 찍은 사진 중 미군이 직접 '민중의 소리'에 소속된 한 기자의 목을 조른 뒤 포박하는 장면이 포착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메이커 소령은 방송에서 "한미합동조사반은 (압사)사건 조사 결과 그 누구도 실책해야할 만한 죄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으며, 사고를 낸 워커 마크 운전병은 조사를 받지 않고 정상적인 영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혀 유가족과 관련 단체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27일 오전 미2사단 공보실장 겸 대변인 브라이언 메이커 소령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기자들을 연행한 것은 미군이 아닌 한국경찰"이라고 주장했다.
메이커 소령은 "난입자들이 영내에 구멍을 뚫고 불법적으로 들어왔으며 그들 가운데 등록된 기자는 없었다. 두 난입자들은 한국 경찰에 의해 구속되었고 한국 법률에 의해 처벌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내로 그 두 사람을 전혀 끌고간 적이 없으며 한국경찰이 미군 기지 내에서 기자들을 체포한 것이냐'는 질문에 메이커 소령은 "그렇다. 정확히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메이커 소령은 손석희 아나운서가 "다른 나라 기지에 우리나라 경찰이 그렇게 들어갈 수 있냐"고 질문하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잘 못 들은 것 같다. 다시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손 아나운서가 재질문을 했지만 미군 측의 답변은 통역되지 않았고 메이커 소령과 최양도 통역관은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그 경찰들이 우리가 초청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 경찰들이 여기에 왔다는데 조금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 것 같다"며 모호하게 답변을 마쳤다.
그러나 메이커 소령의 발언과 달리 <오마이뉴스>가 촬영한 현장사진에는 뚫린 철조망을 막아선 미군들 뒤로 한유진 기자가 연행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미군들이 한유진 기자의 목을 조르고 제압하는 장면도 촬영되어 미군 측의 발언이 허위임을 증명하고 있다.
의정부 경찰서 역시 메이커 소령의 발언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서 측은 "미군들이 오후 6시 10분 기자들을 헌병대 막사에 데려가 일시 유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 ▲ 부상당해 목 보호대를 한 민중의소리 한유진 기자. 27일 의정부경찰서에서 촬영. ⓒ MBC |
| ▲ 민중의소리 한유진 기자(사진 오른쪽 위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가 미군들에게 연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여러명의 미군들이 땅바닥에 쓰러진 한유진 기자를 제압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것은 미군 경비견.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또한 경찰서측은 "시위 현장에서 기자들의 연행소식을 접하고 인수 준비를 했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측이 미군에게 "왜 인수를 안 하냐"고 물었으나 "기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며 인적사항을 말하지 않고 있다"며 신병인수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오후 7시 45분 경 부대에서 기자들을 인수받아 8시 10분 경 의정부경찰서로 연행했다.
| | | "붉은 티셔츠, 검은 리본달고 응원" | | | 한 네티즌은 이번 사건을 알리기 위한 "월드컵 3·4위전 때 검은 리본을 가슴에" 캠페인을 제안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이 네티즌은 "가장 손쉽고도 시각적 효과가 강한 방법으로 미군의 만행을 드러내자"면서 "길거리 응원에서 조의의 검은 리본을 착용한다면 외국 언론이 그 이유에 대해 한번쯤은 해석이나 설명을 질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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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미 기자와 한유진 기자의 변호를 맡은 이덕우 변호사는 "한국인을 체포할 권한이 없는 미군이 두 기자를 붙잡아 조사했다"면서 "아직 이(미군 측의 허위 진술)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강하게 추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날 인터뷰에서 메이커 소령은 "한미합동조사반을 통해 이 사건은 그 누구도 실책해야 할 만한 죄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으며, 사고를 낸 워커 마크운전병은 조사를 받지 않고 정상적인 영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미국에서는 '과실'로 사람이 죽어도 전혀 처벌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냐"고 질문했으나 메이커 소령은 "이 사건은 미국의 경우나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할 수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메이커 소령은 "지방도로에서 모든 미 육군의 궤도차량 주행 시에는 사고방지를 위해 속도제한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선도호송차량을 운행한다"면서 "사고 당시에도 수칙은 모두 지켜졌다"고 주장했다. 메이커 소령은 또 '그 모든 것이 지켜졌다면 사고는 두 여중생의 과실이냐'는 질문에 "아무에게도 과실이 없다고 결정이 났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인터뷰에 함께 한 범대위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은 "미군은 일관된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사건의 책임은 1차적으로 운전자의 과실에 있으며 선탑이었던 관제장교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데 있다는 것이 한미합동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합동조사반에 참가했던 의정부경찰서나 25사단에 의하면 이런 경우는 '공무중 사건'으로 미군 주도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경찰이나 군인이) 관여할 여지가 없다고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민중의소리'는 2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연행과정에서 일어난 미군들의 기자 폭행을 인권침해로 진정했다. 주한미군이 인권위에 제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향후 인권위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덕우 변호사는 "인권위 진정과 함께 미군측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소파개정국민행동에 결합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2신 대체:27일 오후 7시30분>"미군들에게 몇 초만 더 눌리면 죽을 것 같았다"
27일 오후 2시 40분경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김종일 사무처장, 이소희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 등 범대위 대표들과 고 심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씨는 사고 차량 운전사 워커 마크 병장, 동승한 관제 장교 등 미군 책임자 6명에 대한 형사고소장과 출국금지 신청서를 의정부 지청에 접수시켰다.
범대위는 또 법무부에 '미국이 1차적 재판권을 포기하도록 요청해 달라'는 민원서를 제출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 4조에 의하면 한국 법무부의 재판권 포기 요청은 범죄발생을 알게 된 뒤 21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6월 13일 발생한 이번 사건의 포기 요청은 7월 5일까지 가능하다.
| | | 압사사건에 대한 언론의 '직무유기' | |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은 27일 '신문은 더 이상 직무유기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각 언론들이 여중생 압사사건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에 따르면 대부분의 언론은 최근 월드컵으로 전 지면을 도배하다시피하면서도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한겨레>는 취재파일과 토론면 기고문을 통해 짧게 이 사건을 언급했다.
민언련은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철저한 외면이 월드컵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군에 의한 각종 범죄와 사건·사고를 외면하던 평소의 그 관행 때문인지 단언하기 어렵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언론의 직무유기는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며 "미군의 무성의한 태도와 정부 당국의 무관심 그리고 언론의 외면이 3박자를 이루어 무참히 깔려 죽은 여중생들의 죽음을 억울하게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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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26일 밤 10시경 시민단체들은 경찰에 이송된 뒤 연락이 두절됐던 '민중의소리' 이정미 기자와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 기자가 전화통화에서 '함께 연행된 한유진 기자가 쇠사슬로 온 몸이 묶인 채 의정부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경찰들이 절단기를 이용해서 쇠사슬을 끊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의정부경찰서는 또 2명의 기자에 대해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경찰서는 연행된 기자들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으며 미군에 의한 구타로 부상당한 한유진 기자는 목에 보호대를 한 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현재 경찰은 1차 조사를 마쳤으며 검찰의 지시가 있을 경우 보충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의정부경찰서는 두 기자의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에 대해 "부대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다중의 위력(시위대)에 의해 영내에 출입했으며 군사구역내 벽을 절단했다는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영내 출입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했으나 벽 절단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군사시설이 아니라 하더라도 야간에 2명 이상이 타인의 주거나 건조물에 침입한 것은 그 자체로 폭력행위"라고 덧붙였다.
27일 새벽 4시와 낮 12시 두 차례 기자들을 접견한 민주노동당 경기도 지부 우이영 부회위원장은 "기자들은 시위대와 함께 떠밀리듯 부대에 들어갔으며 미군들이 이정미 기자를 결박하자 함께 있던 한유진 기자가 이에 항의하다가 함께 연행됐다"고 전했다.
우이영 분회위원장은 "한유진 기자가 말하기를 '미군들이 자신을 아스팔트에 엎어놓고 발로 짓밟고 목을 눌렀다'며 '몇초만 더 눌리면 이대로 죽겠다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다'고 말하면서 치를 떨었다"고 전했다. 2차례 병원에 다녀온 한 기자는 3~4주 치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위원장은 "아직도 한 기자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했다"면서 "기자들이 오랜 시간 조사 때문에 지쳤으며 심리적으로 심각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씨 등이 미군측으로부터 곤봉으로 맞고 쇠사슬에 묶여 끌려갔다는 시민단체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상파악에 나선 경찰은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재 51㎝ 길이의 줄에 묶여있어 절단기로 끊은 것은 사실이지만 쇠사슬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 ▲ 26일 오후 의정부시 미2사단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절단기로 철망을 끊고 미군부대 안으로 들어오자, 경비를 서고 있던 미군들이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밖으로 내몰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부대 안으로 들어간 시위대와 미군병사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시위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미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신:6월27일 오후>시위대, 철망 뚫고 미군과 격렬 몸싸움
6월 26일 오후 4시부터 의정부시 미2사단 가리슨 캠프 레드 클라우드(Garison Camp Red Cloud) 앞에서 열린 '미군 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범국민대회'에서 미군 측이 기자 2명을 연행하고 물대포를 쏘는 등 유례없이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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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여긴 미국땅이니 나가라" 여고생들, 미군 부대 앞 '눈물의 외침'
200여명의 학생,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가한 집회는 1시간 반 가까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6시경 시위대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부대 앞으로 몰리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 전경은 시위대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시위대는 급기야 미군부대의 철조망을 뚫고 가로·세로 1.5m 크기로 구멍을 냈다.
| 시위대를 향한 미군의 물대포/김정훈 기자 |
| "할 말이 없습니다"-김정훈·김용남·강수연 기자 |
| 미군부대 벽이 뚫리다-김정훈·김용남·강수연 기자 |
부대 안으로 진입하려던 시위대는 곧 미군들에 의해 밀려났지만 이 장면을 촬영하던 '민중의 소리' 이정미, 한유진 기자가 연행됐다. 미군은 이정미 기자를 포승줄로 결박하고 한유진 기자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의 캠코더가 파손됐으며 한유진 기자는 연행 후 미군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 기자는 자신을 즉각적으로 병원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들은 변호사 접견을 요구했으나 "이 곳(미군 부대 안)은 미국땅"이라는 이유로 거부됐으며 이같은 상황을 전화로 알리던 중 미군에 의해 통화가 중단됐다.
| ▲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한 미군병사가 코부위를 다쳐 피를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시위대는 "이것이 미국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냐"라고 외치며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미군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철조망 너머 배치된 미군들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했으며 바리케이드를 쳐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잠시 소강됐던 충돌은 오후 7시 10분경 재개됐다. 차량을 통제하고 정문앞 도로 양쪽으로 시위대를 둘러싸고 있던 전경은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위대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행사했고 시위대도 전경들을 강하게 밀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잠시 버티던 시위 대열은 미군이 뚫린 철조망 사이로 쏜 물대포에 무너졌다. 갑자기 일어난 소방호스 공격에 대열이 흩어졌고 전경들은 정문과 부대 벽을 겹겹이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경희대학생 백순재씨는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독교신문 박건상 기자, 주간현대 유장훈 기자, 통일뉴스 장동렬 기자의 카메라, 시민방송 김도균 PD의 캠코더가 물에 젖어 파손됐다.
김도균 PD는 "캠코더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며 시위를 촬영한 테이프도 늘어졌다"며 "다른 기자들과 함께 파손된 장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문을 겹겹이 막아선 전경 앞에 다시 정렬한 시위대는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며 눕거나 앉은 채 "기자들을 석방하라" "우리 딸을 살려내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내가 살던 고향은' 등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미군이 연행했던 기자들을 오후 8시30분경 의정부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변호사 접견을 준비중이다.
시위대열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항의방문을 위해 의정부 경찰서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9시 30분 경찰서 앞을 가로막은 전경들 때문에 다시 발이 묶인 상태다.
| ▲ 시위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여학생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경찰과 대치한 시위대가 어깨를 걸고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 주한미군 제2사단장에게 보내는 항의서한 | | | 지난 6월 13일 오전 10시 40분 경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앞 지방도로에서 귀 미군 제2사단 소속 장갑차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양을 치여 무참하게 숨지게 하였다.
우리는 이 사고가 운전자 개인의 실수로 인한, 우연히 발생한 사고로 보지 않는다. 이 사고는 귀 측이 평소 오로지 미군차량의 안전만을 생각하고 한국민들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은, 우리국민에 대한 오만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사고가 난 후 귀 측이 보인 태도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귀 측은 사고 경위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요구하는 유족들과 사회단체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 묵살하였다.
귀 측은 사고 다음날인 6월 14일 현장 조사를 한다면서 어두워진 저녁 8시에, 그것도 30분 전에 통보하여 유가족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사고 당시의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운전자가 규정에 따라 제대로 운행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사고차량이 학생들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거리를 저속으로 운행했는데 과연 여학생들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인지?" "왜 선임탑승자는 운전병에게 정지명령을 하지 않았는지?" "궤도차량이 갓길을 넘어 선 흔적이 보이고 시신의 등에도 흙이 묻은 궤도자국이 있는데 도로를 직진 운행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등 수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귀 측은 지난 19일, 이른바 한미합동조사 결과 브리핑에서도 이 같은 의문점들에 대해 성의 있게 임하기는커녕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이 사건을 서둘러 덮으려 하였다.
| ▲ 숨진 여중생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또한 귀 측은 유족과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죄를 하기는커녕 사건을 은폐하고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귀 측은 지난 6월 15일, 장례 후 유족들과 사회단체 대표들과 사단장 면담을 약속해놓고 정작 장례가 끝나자 "면담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말 바꾸기를 하였다. 이는 장례식을 빨리 치르도록 하기 위한 술책에서 장례 후 면담 약속을 한 것으로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다.
귀 측은 19일에 있은 브리핑에 이 사건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 미 2사단장이 가족에게 사과한다 하고, 이번 사건의 책임은 운전사만이 아니라 무리한 훈련을 지시한 지휘체계에 있음을 인정하였다. 그렇지만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고, 유가족 및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는데도 일방적으로 브리핑을 끝냈으며 주요언론매체들의 취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또한 귀 측은 운전병은 물론 관련 책임자 전원을 사법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운전병의 실수만을 인정할 뿐 관련 책임자의 처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귀 측은 한국 사법 당국이 기소하지 않았다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책임자에 대한 처벌에 관해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귀 측이 이번 사건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해결하기보다는 오로지 비난 여론으로부터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귀 측의 이런 후안무치한 행동에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이는 희생된 여중생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며, 우리 국민들을 우롱하고 유족들의 가슴에 못질을 하는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귀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효순·미선 양의 살해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귀 측이 전적으로 지겠다는 전환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을!
우리는 6월 19일 귀측이 발표한 한미합동조사 결과는 유가족들이나 우리 국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하고 불안을 가시게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귀 측이 죽은 여중생들의 영혼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가시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구 사항들을 조속한 시일 내에 시행해야 할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1. 귀 미 2사단장은 물론, 주한미군 사령관과 주한 미 대사는 한국의 공식적인 주요언론매체를 통해서 유족과 한국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2. 정확한 사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유족,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진상조사단에 참여하라!
3. 피의자들(운전병을 비롯한 지휘책임자들)을 한국 사법당국에 넘겨 수사를 받게 하라!
4. 신속한 시일 내에 유족에게 배상하라!
5. 이번 사고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사고 현장에 추모비를 건립하라!
6.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효촌리 도로를 통과하는 미군훈련을 금지하고 훈련장을 폐쇄하라!
2002년 6월 26일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공동대책위원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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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6 오후 7:19 |
ⓒ 200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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