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보리 이재기가 패는 것 같더니
아카시아꽃이 하얗게 피고 뒷산에 뻐꾹새가 하매 우네요.
보리 대궁이 타닥타닥 부엌 아궁이 밀어 넣고 또 밀어 넣어도 검불같은 보릿단 금새 타 버리는데
정지바닥 몽당 빗자루에 힘없어 철버덕 주저 앉으면 엉덩이에 걸린 늦둥이 애물단지가 그리 울었다지요.
울기나 말기나 마 내려놓지 허리 아프시다면서 왜 둘처 없었어요. 그래
장질부사 돌든 그 해 동개댁이 데려다가 객귀 물린다면서 소금 바가지 온 마당에 뿌리고 내 얼굴에 대나무 흔들어 비비고
문살에 시커먼 식칼로 드그럭 드그럭 무슨 영화 보겠다고 마당에 칼 꼽아 귀신 쫒아내며 뭐 할라고
그토록 애간장이 말라했어요.
지놈 지명대로 못 살아도 지
팔자거니 마 그냥두지
울 엄마 불쌍한 울엄마 당신 젖이 말라 비틀어지도록 키우느라 늙막에 병 얻어 자식 몰라보고 돌아 가시면서~~~
논고동처럼 파먹힌 젖무덤 그 덕분에 이날 입때껏 잘 묵고 잘살면서 자꾸자꾸 잊어버리고 살아서 죄송합니다.
철들자 망녕 난다더니 살아생전 못해 본 꽃 한바구니 보냅니다.
울엄마 계신 서방정토 저 멀리까지
꽃 배달 아저씨 꼭 배달 해주세요.
행여 누가 보냈냐고 묻거들랑
비행기 태워 제주도도 한번 구경 못시켜드린 천하에 불효막심한
당신 생전에 그리도 속 새기던 못난 니째놈이 죄송해 하드라고 꼭 일러주세요.
엄마 죄송해요.
어머니 너무 죄송합니다.
-좋은 글에서-
효도는 흉내만 내어도 좋다
http://m.cafe.daum.net/IM0455/bZmM/40?listURI=%2FIM0455%2F_rec
지질지질
종일 안개비 이슬비
농촌은 이때 햇볕 필요한데...
일어나니 세시반
아홉시부터 자기 시작해 도중에 깨지 않고 푹 잔 것같다
어젠 바둑 두면서 커피를 마셨는데도 잠을 이리 자다니
어디가 고장 난 걸까?
노인들은 시나브로 아파간다던데 내가 그런가?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다섯시
밖을 내다보니 낙숫물이 떨어진다
이슬비가 내리는 것같다
체조와 스쿼트를 하고 나니 여섯시가 못되었다
고관절이 아프지 않아 걸었으면 좋겠다
밖을 나오니 안개비로 바뀌었다
걸을만 하겠다
오늘은 조양천에 왜가리가 10여마리 무리지어 있다
어? 보통 땐 저리 많은 수가 한꺼번에 모여 있질 않는데...
왜가리를 보면 주로 한두마리씩 따로 논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일까?
저리 많이 무리지어 있다니...
덕실교 빈터에서 체조와 발 뒷꿈치들기를 하고 돌아 섰다
일찍 나온 농부가 논에 로타리를 치고 있다
왜가리 무리가 로타리치는 곳을 따라 다니며 먹이를 주워 먹고 있다
논을 갈아 엎으니 지렁이등 벌레들이 나온 걸 주워 먹나보다
아하 그래서 왜가리가 무리지어 대기하고 있었나?
집사람은 열무를 뽑아 김치 담는다며 나에게 같이 다듬어 달란다
혼자 하려면 힘들 것 같아 잘 다듬진 못해도 일을 거들었다
열무를 좀 일찍 뽑아 담았으면 더 좋았을 것같단다
그러고보니 어떤 열무는 꽃대가 올라온게 있다
동물들 챙겨 주었다
닭장에서 알품고 있던 암탉이 나와 버렸다
들여다 보니 알이 7-8개 있다
세 개를 품고 있었는데 다른 닭이 알을 계속 낳아 버려 알을 품을 수 없었나 보다
알을 모두 꺼내 버리고 더 이상 품지 못하게 해야겠다
꺼낸 알을 뻥이에게 주었더니 잘 먹는다
그래 너도 포식하렴
마늘 쫑이 많이 올라와 있다
쫑을 뽑아 주어야 마늘밑이 든다
바구니를 가지고 내려가 마늘 쫑을 뽑았다
양이 꽤나 많다
허리숙여 뽑으려니 허리가 무척 아프다
그러면서 고관절에도 영향이 오는지 아프려고 한다
이거참
그래도 참고 마늘쫑을 다 뽑았다
무려 한시간 이상 걸렸다
집사람은 열무를 씻어 간해 두었다
아침 한술 하라며 밥을 데워 주고 난 굶기로
배가 벙벙하니까 한두끼 굶어 보아야겠다
열무 김치 담을 때 감자 죽 쑨다기에 하지감자를 깎아 주고 양파도 다듬어 주었다
허리가 넘 아프고 고관절도 아파 온다
안되겠다 쉬는 게 상책
침대에 누우니 그대로 잠속으로
일어나니 10시 반이 넘었다
아이구 많이도 잤다
집사람은 그 사이 열무김치를 담았단다
몸도 아픈데 고생했다
안개비가 내린다
서울 아짐집에서 단호박 모종을 얻어 왔다
모종을 뒷밭과 아래 은행나무 옆에 모두 심었다
단호박은 덕장을 만들어 주면 좋단다
시간나면 덕장을 만들어 주어야겠다
고사리밭에 고사리가 올라와 있길래 꺾었다
한주먹 정도 된다
죽순도 4개 꺾었다
고사리와 죽순을 냄비에 넣어 가스렌지에 올려 삶았다
삶는 사이 연못에서 미나리를 베어와 다듬었다
미나리가 세어졌지만 푹 삶아 무치면 괜찮겠다
삶은 고사리와 죽순은 찬물에 담가 두었다
그도 일이라고 다리를 못쓰겠다
좀 괜찮아 지나 했더니 다시 아프다
이거 일을 전혀 못하겠다
서울 아짐이 놀러 오셨다
닭죽을 데워 점심으로 같이 드시라하고 난 점심 생략
뱃속을 비워 두는게 좋겠다
바둑 모임 단톡 방에 비오는 날 수담 나누자고 올렸다
전총무가 두시에 나오겠단다
비내리니까 바둑이나 한수 두고 와야겠다
집사람은 노래교실 가고
난 바둑 휴게실로
읍내 김회장 재봉동생 조사장이 나왔다
편바둑 한판 두잔다
난 재봉동생과
중반 전투에서 실수를 몇 번
내 돌을 버릴 줄 알아야하는데 아직도 살려 나오려다 형세를 그르쳤다
결국 3집반을 졌다
끝내기에서 뒤집을 수 있었던 바둑이었는데 선수를 뺏긴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전총무가 나왔길래 한수
곤마를 모는 방향이 틀려 살려주며 큰 모양을 주게 되었다
보통 때 같으면 던졌을 건데
큰모양에 파고 든 수를 흑이 잘못 받아 살려 나오며 형세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같아 끝까지 두었다
끝내기 들어가면서 큰 곳을 내가 두고 보니 우세하다
계가 해보니 무려 10여집을 남겼다
흑이 큰 모양에 뛰어든 백돌을 응징하지 못해 내가 이겼다
복기해주며 몇가지 잘못 둔 수에 대해 말해주었다
상대의 급소를 잘 찾아 때리라고
둘 때마다 내가 약한 곳 급한 곳이 어디인지 판전체를 살펴 보라고
판을 보는 방법은 시계바늘 방향으로 흝어가라고
날마다 같이 두니까 아는 걸 하나라도 말해주면 좋겠지
모두들 막걸리나 한잔 하잔다
난 아직도 배가 벙벙
막걸리 맛이 나질 않아 반잔으로 만족
술을 안마시니 안주 맛도 별로
오늘만 참으면 입맛 다시 돌아올까?
다시 편바둑 한판 하잔다
난 장사장과 두었다
나에게 두점 바둑
흑의 곤마를 몰면서 외세를 쌓으며 그걸 집으로 굳혀가버리니 중후반에 우세
잡을 수 있는 돌도 잡지 않고 집을 굳혀 버렸다
계가해보니 10여집 넘게 이겼다
내 바둑이 좀 괜찮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크고 작은 곳 대세점을 빨리 찾아 내질 못한다
다른팀은 이제 중반전
내일은 집사람 전대병원 예약일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야한다
일찍 집에 들어가 쉬는게 낫겠다
미안하다며 먼저 일어섰다
집에 오니 피곤하다
왜 자꾸 몸이 처지러 할까?
잠이나 자야겠다
노적봉이 희끄므레 보인다
안개비 내리는지 낙숫물 소리 똑똑똑
님이여!
오늘은 어버이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마음 더듬어 보며
따뜻한 전화 한통이라도 드렸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가슴 따뜻한 일들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