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x 라....
저승으로 들어가는 영혼이 통과하는 강(江)이 여러개 있다지.
비통의 강(江), 시름의 강(江), 망각의 강(江)
온갖 이승의 일을 잊게 되어 다시는 추억으로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레테강(江)지나면
Styx, 증오의 강(江)
여기에 맹세를 하면 신(神)들 조차 번복하지 못한다는 데.
미련이 남은 영혼들은 넘어가면서도 증오를 한겐가.
이 강을 넘으면 이내 저승의 궁전으로 들어가게 되니 그런겐가.
두서없는 생각은 이미 제 뜻을 벗어나 성미껏 휘젓고 돌아다니고 있다.
주위를 보던 참이었다.
그것이 눈에 띈 것은.
온 산과 들을 덮고 있는 푸르름이 어느결에 곳곳으로 띠두르듯 있는 것.
마른 땅에서 솟아나 푸르름으로 나오니
생명의 환호가 드높이 울려 대지(大地)의 신과 더불어 온 천지(天地)
무성한 기쁨으로 가득하리라.
저승의 신은 하데스 이면서 플루토스
무시무시한 냉혹한 죽음의 신을 생각하라.
영혼을 거두어 삶과 죽음을 제 손에 쥐어흔드는 가차없는 신.
하나 플루투스는 재물이라 않던가.
땅 속 깊이 파묻혀 드러나지 않는 재물들의 주인이며 곡식의 생산을 돕지 않던가.
냉혹하고 잔인하며 또 매정하기 짝이 없는 저승 세계의 지배자는
그와 동시에 넉넉한 먹거리까지 우리에게 주지않던가.
저승 땅을 내려가는 것이
이렇듯 씨앗 뿌려 열매맺게 해주는 풍요로운 대지의 품안으로 간다는 말이라면
삶과 죽음은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는 이름 다른 자매일 뿐....
Styx 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눈돌려 산을 보고
땅에서 뿜듯이 나오는 초록물감들 생각에
그리고 플루투스와 하데스의 동질감(同質感)까지.
꿈인 듯
삶도 죽음도 노래따라 지나가고
마지막 구절이 방 안에 오래 되풀이 되고 있었다.
" Babe,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