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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여자가 야무지든 아니든 디폴트가 한남이니 당연한거 아니겠어요?"라고 생각하시겠지만 ㄴㄴ 그 얘기가 아닙니다.
절대 흉자 마인드 아니고 오히려 메갈워마드불꽃페미 마인드에 가깝고 주변에서 쟨 진짜 쎄다;; 여자들조차도 쎄다;;할 정도로 강단있고 똑소리나고 스펙도 좋고 보통 남자들 상대로 할 말 다 하는 다부진 신여성이었는데? 정작 한남 디폴트보다도 못한 줘도 안가질 씹치남과 결혼해서 강제 개념녀로 평생을 고통받으며 사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결혼을 하는 여성들에게 공통적 함정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 주변 기준입니다.
그리고 물론 똑똑하고 야무진데다 결혼까지 잘한 여성분들은 이 글에 해당이 안됩니다. 따라서 님들 주변의 능력녀들은 모두 제대로 된 남자 만나서 잘 먹고 잘만 산다며 공감 안된다는 댓글은 사양하겠습니다. 또 저는 "의외로 많은 경우"이기 때문에 글을 쓴 것이지, 그런 여성분들이 모두 핵폐기물한남과 결혼하더라는 소리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 경우는 쌍코에서조차 자주 보는 형태의 가슴 아픈 푸념인지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이 함정을 피해가셨으면 하고 부리는 오지랖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똑똑하고 야무진 여성들 즉, 대부분 아 저런 여자들이 골드미스가 되는구나 싶은 스펙에, 본인 앞가림 잘하고, 남자들 생리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한남들의 좆같음에 대한 이성적 판단력도 꽤 있는 편이라 그냥 쿨한 독신으로 살거나, 외국물 먹은 매너남 혹은 귀엽고 다정다감한 연하남이랑 결혼할 줄 알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줘도 안 먹을 거같은 남자랑 결혼해서 남자는 셔터맨처럼, 본인은 엄마 세대처럼 허리 휘며 사는 거.. 한두명 정도의 케이스가 아니라서 충격을 받았는데요. 저는 제 주변 기준만으로의 공통점이라고 할만한 걸 발견했습니다.
1. 결혼 타이밍
똑똑하고 야무진 30대 여자들 상당수가 오래 사귄 남자와 흔히 그렇듯 정 때문에 질질 끌다가 어영부영 결혼하는게 아니라 좀 늦었다 싶은 나이에 존나 뜬금포로 별로 오래 만나지도 않은 남자랑 콩볶듯 스피드하게 결혼한 후 평생 후회하더란 겁니다.
확고한 독신주의가 아니라서 하면 하고 말면 말고 하지만 되도록 좋은 남자 만났으면 하는 바람은 있고, 이런 좀 유연한 비혼주의로 절박함 없이 삼십대 초를 보내다가 주변 친구들 다 결혼하고 본인이 생각한 결혼+출산의 마지노선 앞에서 충동적으로 다급해진 경우
사실 이런 다급함은 지름신처럼 주기적으로 오는 거라 지나가면 가라앉고 제 자신도 살면서 여러번 겪어본 감정인데,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서부터는 실감이 달라서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기회일 것 같은 겁니다.
예를 들자면 외장하드 별로 필요없어서 중고나라에 5,6만원 하는 거 보고도 싸지만 필요없는 건 안 사ㅋ 하면서 잘 참아왔는데? 갑자기 내 컴퓨터가 오늘이라도 고장나면 어떡해 덜덜덜.... 외장하드 사야해 덜덜덜..... 하면서 10만원에 정가보다 비싸게 질러버리는 그런 거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균적으로 33~35살에 가장 많이 겪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친구들에게 항상 내가 저 나이를 거칠 때 어디서 좆같은 한남 주워다가 "나 급해! 당장 시집갈꺼야!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ㅎ" 하고 지랄떨면 주저없이 제 머리 밀고 어디 가둬버리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그럴 마음이 1도 안들지만 저 충동이라는 걸 겪게되면 장동민이 원빈 정도는 못되도 박서준 정도로는 보이더라는(;;) 정도의 파괴적인 미화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보니 그렇더군요.
그리고 이 때 많은 경우가 "사귄건 아니지만 오래 알고 지낸 남사친 혹은 남자 지인과 갑자기 연인관계로 발전"해서 속사포처럼 빠르게 결혼하는 사례입니다. 이런 여성분들은 신중한 타입이 많기 때문에 다급해도 여전히 불안함이 앞섭니다. 그 불안감과 신중함으로 지금까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다급함을 눌러왔으나, 이게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마치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내면에서 소용돌이 칠 때 갑자기
"어라? 내가 주변에 왜 이런 원석을 두고 몰라봤지?" 하면서 눈이 번쩍 뜨인다면
그건 원석이 아니라 돌이 보석처럼 보이는 일시적 환상이니까 제발 주의합시다. 냉정히 생각하면 멀쩡한 내 눈이 뭐에 가려져 있어서 다이아를 돌 보듯 그냥 지나친게 아니라 이제까지 남편감으로 아예 인식도 안할만큼 후보군에서조차 탈락했던 한남을 마치 마지막 바겐세일에 늦게 가서 "아 뭐든 사야하는데, 이것은 얼룩은 있지만 빨면 입을만하겠지? 계속 보니 이쁜데?(자기 최면)" 하면서 필요도 없고 취향도 아닌 스카프 따윌 집어들듯 억지로 당위성을 찾아내고 뜯어맞추는 중일 가능성이 훨씬 훨씬 큽니다.
"아 내가 이런 남자를 주변에 두고도 그동안 왜 몰랐다가 이제야 깨달았을까" 라는 느낌에 운명처럼 기뻐하지 말고 "그런데 내가 왜 그동안 얘랑 안사귀었을까?(얘가 괜찮은 남자였으면 진작 사귀었겠지)"에 냉정히 집중하셔야 합니다. 신중한 여성분들조차 아니, 오히려 자신의 신중함을 믿기에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함정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남자 입장에서 지 엄마는 안그렇지만 여자 입장에서 내 시어머니는 그럴 거고, 내 오빠는 여동생 입장에서 참 다정하지만, 내 새언니에게는 개좆같은 남편일 수 있는 것처럼 친구로서 좋았던 남자와 연인, 부부로서 좋은 남자 사이에는 꽤나 큰 변수가 존재합니다. 지인으로서 오래 봐왔다고 짧게 연애한 것으로 내가 그 남자를 잘 안다고 단정지을 수는 절대로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2. 성격 콤플렉스
강하고 야무진 한국 여자분들이 한국 사회에서 받는 상처와 견제와 욕설과 조롱은 참으로 어마어마하지요. 이를 알기에 야무진 여성분들은 더더욱 가시를 세우지만 저런 대접을 받으며 치이다보니 대부분 자긍심과 자존감, 자기애와는 별개로 컴플렉스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컴플렉스를 넘어 죄책감에 가까운 자기 비하의식마저 가진 경우도 꽤 넘쳐납니다.
이러다보니 강한 여성들의 마인드 내부에는 "난 내 성격이 좋아♡" + "이런 강한 성격을 이해하고 좋아해줄 남자가 적은건 사실이지..." 이 두 가지의 생각이 공존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강하고 쎈 여자인) 자신과 부딪치지 않고 오랜 만남을 지속할 수 있는 남자 성격을 다른 스펙보다 우선시하고 고평가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대로 "남자를 힘들게 하는 기 쎄고 강한 여자"라고 스스로 비하하다보니, 나같은 여자와 트러블을 만들지 않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 "이 남자는 이런 나를 참아준다"라고 여기게 됩니다. 나를 감당해주는(?) 남자에게 일종의 고마움을 넘어선 채무감까지 들게 되어 웬만한 단점을 눈 감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연애기간이 최소 5년 이상 넘어가는 장기연애가 아니고 그냥 과거에 사귀었던/스쳐지나갔던 남자들과 만났던 기간보다만 길게 만나도 "와~ 이렇게 나랑 오래 사귀면서 날 참아주는 남자가 흔할까? 이 남자는 한번 놓치면 되돌아오지 않는 굉장한 레어템이 아닐까?(상편 1번 바겐세일 예시 참고)" 하고 생각합니다. 스펙 좋은 남자는 흔해도(?) 성격 좋은 남자는 흔치 않더라면서 이 남자를 잡아야하는 이유를 합리화합니다.
간단히 말해 30대 중반 전에 연애할 때는 아무리 잘난 놈 만나더라도 내 불같은 성격 못참으면 전쟁같이 싸우고 헤어졌지만, 30대 중후반을 넘어가면서 불안함을 참지 못해 그냥 내 성격 받아주는 남자, 그거 하나를 장점으로 보고 나머지 단점을 눈감고 넘어가다 평생을 후회하게 되는 레파토리라는 겁니다.
이런 경우 결혼을 고민할 때, 혹은 결혼 후에 100% 단골로 하는 멘트가 있습니다.
1위 - "그래도 (우리 오빠는) 내 성격 다 받아줘"
2위 - "사람 좋은 거 하나 보고 결혼한 거라서"
단점들 넘치고 넘치지만 다 떠안고 결혼 결심한 이유라는게 하나같이
>그래도 한국에서 내 성격 받아줄 남자는 얘 뿐이었고 앞으로도 얘 뿐일 것 같아서 더 잘난 남자도 있지만 이 남자를 선택하였다< 라는 병신팔푼이 같은 거라는게 한국의 야무진 30대 여성의 비극입니다.
사실 이런 여자분들이 고른 남자새끼들이라는게 착하고 여자분을 사랑해서 성격을 받아주는건 아닙니다. 그냥 남자 성향 자체가 타인과의 대외적 트러블 싫어하는 회피형인 겁니다. 근데 이런 남자 케이스는 대부분 결혼해서 자신이 가장이 되면 태도가 변합니다. 대외적 트러블을 싫어하서 자기 속에 눌러담는다는 소린데 그걸 어디다 풀까요?
까놓고 말해 사귀는 사이에 한쪽이 한쪽을 참아주고... 이런건 애초에 건강한 관계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런 회피형 남자는 백이면 백, 남자 서열 최하위에 속하는 무능하고 약해빠진 병신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회피형 남자 본인이 사회적으로 잘난 여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걸 알기에 말 그대로 참아주는 것입니다.
가장 위험한건 회피형에 플러스로 잘난 여자친구를 보면서 열등감까지 품고 있는 남자입니다. 열등감 때문에 연애 때는 찍소리도 못하고 참아줬던 남자친구가 결혼 후에는 부인이 나보다 서열 낮은 내 부속품이라는 확신을 갖고 그동안 쌓여온 열등감을 폭력으로 푸는 남편이 됩니다.
자기 성격을 받아줘서 지금 남자친구와 관계를 지속 중인 성격 강한 여성분들은 곰곰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남자친구가 대범한 인격자라서 나를 포용하는건지, 천성이 순하고 낙천적이고 다정다감해서 크게 신경을 안쓰는 건지, 그냥 속으로 외상처럼 달아놓으며 싸우기 싫어서 회피하는 건지를 말입니다.
슬픈 건 이런 여자분들이 대부분 자존심도 강하고 남들한테보다 자기 자신한테 엄격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패를 잘 인정하지도 않고, 실패에 대한 책임도 결국 자기 자신이 다 떠안습니다. 결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여자분들은 결혼 후 제 발등 찍었다는 걸 깨닫고 후회해도 억지로 합리화하거나, 그런 남자를 선택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책망하며 그 결혼을 감수하고 사는 경우가 의외로 정말 많습니다.
제가 이런 결혼을 한 여성분들을 옆에서 보면서 느낀 점은 본인과 안맞는 남자와 사는 것도, 사랑이 식어버린 남자와 사는 것도 모두 힘들지만, 내가 경멸하는 남자와 사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라는 것입니다. 존경은 커녕 존중하기도 힘든 남자, 인격적으로도 능력적으로도 모든 면에서 나보다 열등한 남자, 결혼 전에 있(다고 착각했)던 메리트조차도 사라진 남자.. 이런 남편에 대한 여성들의 감정은 대부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재수 없으면 마주치는 1호선광인한남을 볼 때처럼 반사적, 생리적, 본능적 혐오에 가깝습니다.
그런 남자를 남편으로, 내 아이의 아버지로 두고 산다는 건 이혼 소송보다 더 한 전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차라리 애초에 자기애가 별로 없는 사람이었거나, 파워흉자였다면 그럭저럭 가끔은 행복해하며 살았겠으나.. 이런 자긍심 강하고 야무진 여성들은 도저히 그런 남자랑은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다른 실패한 결혼보다 눈에 띄고 마음에 걸려서 이렇게 긴 글까지 적게 되었습니다.
만약 비슷하게 고민하는 30대 중후반을 넘어선 여성분들이 있으시면 자신의 연애와 결혼관을 진심으로 되짚어 고민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믿을만하고 날 정말 사랑해주는 주변인들의 평가에도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맹신은 하지 마시길. 반대로 저정도면 됐다고 후려치는 소리에도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당신은 어떠한 나이에도 귀하고 존중받을 존재라는 걸 언제나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1차 출처: 쌍화차코코아
2차 출처: mykpoint.tistory.com
첫댓글 진짜 주기적으로 읽어야될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