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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대성(文殊大聖)
문수보살(文殊菩薩)의 큰 지혜와 덕
文 : 글월 문(文/0)
殊 : 다를 수(歹/6)
大 : 클 대(大/0)
聖 : 성인 성(耳/7)
출전 : 삼국유사(三國遺事), 삼국사기(三國史記), 한국의 야사(韓國의 野史)
신라 원성왕(元聖王) 때의 유명한 고승인 연회법사는 세상사 모두와 일체 인연을 끊고 영취산(靈鷲山) 암자에 숨어 오로지 불법을 공부하고 수도 정진하는 데에만 온 힘을 쏟았다.
세상에는 초야에 묻힌 옥(玉)일수록 그 빛이 더욱 영롱하고, 진흙에 피는 연꽃일 수록 그 자태가 더욱 아름답다고 했듯이 연회법사가 영취산에 깊숙이 은둔하고 있을수록 그 덕망은 세인들의 입을 통해 날로 높아져만 갔다.
마침 나라의 국사(國師)자리가 비어 마땅히 인물을 물색하고 있던 원성왕은 연희법사의 소문을 듣고는 연회법사를 국사로 삼으려고 신하를 보냈다. 자신을 국사에 제수한다는 어명을 받든 신하가 온다는 말을 들은 연회법사는 서둘러 영취산을 떠났다.
'일생을 수도에 정진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쫓는 것만으로도 한평생이 부족하거늘 그깟 국사가 되어 무엇 하겠는가!' 그렇게 생각한 연회법사는 등에 멘 바랑 하나를 벗 삼아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도록 영취산에 숨어만 지냈으니 이 참에 세상 돌아가는 일을 구경하는 것도 그리 나쁠 것 같지만은 않았다.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을 하던 연회법사가 문수암이라는 어느 작은 고갯마루에 이르러 땀도 식힐 겸 잠시 쉬어가려고 길가의 바위에 않아 있을 때였다.
밭일을 끝내고 소를 몰고 지나가던 늙은 농부가 불쑥 연회법사를 향해 말했다. "이름을 팔려거든 제대로 팔아야지 그렇게 도망을 가서 이름 값을 올릴 것은 또 무언가?"
연회법사는 농부의 말이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 자기 외에 또 누가 있나싶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름 값을 올리려고 도망치는 이가 여기 자네 말고 또 누가 있나?"
농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하며 지나치려 하자 연회법사는 그제야 그 말이 자기에게 한 말이었음을 깨닫고는 농부를 불러 세웠다. "여보시오. 초면에 무슨 말을 그리하오?"
연회법사가 말을 걸어오자 농부는 걸음을 멈추더니 이렇게 대꾸했다. "이름을 파는 것도 장사라면 장사일 텐데 장사를 하려면 똑바로 해야지 그렇게 도망을 쳐서 값을 올릴 게 또 무엇이란 말이오?"
연회법사는 기가 막혔다. "이름을 팔다니 누가 이름을 판다는 것이요?"
농부는 연회법사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제 한 몸 잘 되자고 입산수도를 할 요량이면 부처는 세상에 불법을 퍼뜨리지도 않았을 것을… 쯧 쯧."
연회법사가 뭐라 미쳐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농부는 그 말을 끝으로 소를 몰고 제 갈 길을 가 버렸다. 그 말을 들은 연회법사는 속에서 치솟아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끙끙거렸다.
'세상에 부귀공명(富貴功名)이 싫어서 도망가는 나에게 저런 시골 농부가 무엇을 안다고 수작을 부린다 말인가? 이름을 팔 것이면 국사가 되어 한세상 잘 먹고 편히 살다 가면 될 것을 내 그것을 피해 이리 종종 걸음을 치는 것인데….'
연회법사는 바위에서 일어나 화풀이 하듯 장삼 자락을 툭툭 털고 다시 길을 떠났다. 그날 저녁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근처 작은 절에 당도한 연회법사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하룻밤을 묵어 갈 것을 청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연회법사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챈 절의 주지는 지극정성으로 대접하고 저녁 공양이 끝난 후에는 손수 차를 끓여 내왔다.
그리하여 두 사람 사이에는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게 되었는데 주지가 문득 연회법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곳에 오실 때 혹 문수암이란 곳을 지나치지 않으셨습니까?"
연회법사는 낮의 일이 다시 떠올라 기분이 언짢아지는 듯해서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지나쳐 오기는 왔습니다만…" 연회법사가 말끝을 흐리는데도 주지는 재차 물었다. "그곳에서 소를 모는 늙은 농부 한 사람을 못 보셨는지요?"
소를 모는 늙은 농부라는 말에 연회법사는 주지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보았긴 보았습니다만…" 연회법사가 또 말끝을 흐렸다. 주지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 농부가 아무 말도 없었습니까?"
연회법사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농부와의 일을 얘기하면 자신의 신분이 탄로 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 늙은 농부가 겉보기에는 그래도 범상치 않은 인물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모두 꿰고 있지요. 이 근방 여러 마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이지요. 모두들 그 늙은 농부를 일러 문수암(文殊庵)의 성인(聖人)이라 하여 문수대성(文殊大聖)이라고 부릅니다."
주지의 말을 들으면서 연회법사는 조심스럽게 깨닫는 것이 있었다. 주지가 돌아가고 빈방에 홀로 남게 된 연회법사는 조용히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을 반추해 보았다. 밝히지 않았는데도 첫눈에 자기의 신분을 알아본 것과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왜 먼 길을 떠나게 되었는지를 알아맞춘 것만 보더라도 주지의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름을 판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연회법사는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깊은 삼매경(三昧境)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농부의 말을 화두로 삼아 그 속뜻을 이해하고자 애썼다. 그럴수록 연회법사의 삼매경은 깊어 갔고, 어느 순간 혜안(慧眼)이 열리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내가 국사의 자리에 오를 만큼 이름이 났다면 그 이름 또한 내가 낸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 이름을 피해 도망을 치는 것은 그 이름을 더욱 고매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나는 너무나 자신만을 위해 불법을 공부해 온 것이다. 내가 국사의 자리를 마다하고 영취산을 떠난 것도 결국은 중생들을 구제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수도와 정진에만 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일체중생을 위해 스스로를 버리셨다. 내가 국사의 자리에 오른다고 해서 부귀와 공명을 쫓는 것인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내 본심에 있는 것이다. 취할 것만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된다. 돌아가자… 돌아가자!'
연회법사는 바랑을 메고 밖으로 나왔다. 새벽빛이 비추려면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그는 법당을 향해 합장을 한 뒤 문수암이 있는 쪽을 향해 또 한 번 합장을 올렸다. 그리하여 연회법사는 원성왕의 명을 받아들여 국사의 자리에 올라 성심을 다해 중생을 구제하는데 남은 생애를 보냈다.
모든 것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달렸다. 부귀와 명예도 술수와 거짓도 자기 하기 나름이다. 곧 자기가 한 일에 구차한 변명은 버리고 당당하게 책임을 지면되는 것이다. 성인이 되지 못할진대 사람이 짐승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되겠는가!
노파의 가르침
"도력은 무슨 도력, 매일 먹고 자는 일 아니면 하산하여 탁발이나 하는 것이 고작인 스님을 바라보고 3년씩이나 기다린 내가 어리석었지."
'법화경' 강의로 신통자재하다는 스님을 찾아 영취산 토굴에 가서 삭발한 연회 스님은 이제나 저제나 하고 법화경 강설을 기다리다 결국은 떠나기로 결심했다. 3년이 되도록 나무하고 밥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연회 스님이 걸망을 지고 막 토굴을 나서려는데 준수하게 생긴 낯선 스님 한 분이 찾아왔다. "누구신지요?" "예, 낭자 스님의 법제자가 되려고 찾아온 지통이라 합니다."
연회 스님은 내심 놀랐다. "아니 지통 스님같이 고명하신 분이 우리 스님의 법제자가 되려 하다니…"
연회 스님은 마음의 의문을 풀기 위해 다시 물었다. "스님께선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됐는지요?" "어느 날 절 앞마당에 까마귀가 와서 영축산에 가서 낭지 스님의 제자가 되라고 일러주기에 예사로운 일이 아닌 듯하여 찾아왔습니다."
이때 마을에 내려갔던 낭지 스님이 돌아왔다. 지통 스님이 인사를 올리자 낭지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서 오게. 기다리고 있었네. 신령스런 까마귀가 자네를 깨우쳐 내게 오게 하고, 또 내게 알려서 자네를 맞게 하니 이 어찌 상서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지통은 감읍하여 눈물을 흘리며 낭지 스님에게 귀의했다.
이를 지켜본 연회 스님은 그제서야 자기 스님 법명이 낭지며 법이 높으신 분임을 짐작했다. 연회는 걸망을 풀고 지통과 함께 낭지 스님 문하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법제자 지통스님에게도 가르치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낭지 스님은 드디어 지통 스님에게 '법화경' 강설을 시작했다. 참으로 심심미묘한 법문이었다. 하루 종일 먹고 자고 쌀이나 탁발해 오던 스님에게서 어떻게 저런 법문이 나올 수 있을까.
연회 스님은 불현듯 궁금증이 일어 낭지 스님 뒤를 몰래 밟았다. 산 정상에 오른 낭지 스님이 무슨 주문을 외우자 구름이 스님 곁으로 다가왔다. 낭지 스님은 그 구름을 타고 어디론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다음날 연회 스님은 스승 앞에 나아가 어제 일을 고백하고 용서를 빈 뒤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구름을 타고 어디를 다녀오시는 것입니까?"
낭지 스님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이 그렇게 궁금하냐? 그렇담 일러주마. 나는 구름을 타고 청량산에 가서 문수보살 설법을 듣고 오느니라."
연회 스님은 날이 갈수록 스승이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도력을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러 낭지법사는 제자 연회에게 '법화경' 강술을 끝마쳐 주고 보현관행 닦는 법을 일러준 뒤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스승이 떠나자 연회 스님은 토굴 앞뜰에 연못을 파기 시작했다. "저 스님 연못 파놓은 것 보려면 내 해골이나 볼 수 있을까?"
하루에 열 삼태기씩 파는 스님을 보고 나무꾼이나 일반 스님들은 빈정댔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연못은 완성됐고 계곡물이 모여 연못물이 깊어지자 연꽃이 피어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연꽃은 겨울이 되어도 시들지 않고 사시사철 피어 있으면서 온 산에 그윽한 향기를 풍겼다. 연회 스님은 30년 동안 '법화경'을 읽어 얻은 영험을 기뻐하며 보현관행에 더욱 주력했다.
'영축산에 이상한 연못이 생겨 춘하추동 지지 않는 연꽃이 피어 있답니다.'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처처에서 구경꾼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연회스님의 준수하고 인자한 풍모에 저절로 합장을 하고 미묘한 향기의 연꽃에 환희심을 냈다.
어느 날 눈병으로 앞을 못 보는 아들을 업고 온 여인을 측은하게 여긴 연회 스님은 연꽃 한 송이를 꺾어 아이의 눈에 비비면서 '법화경'을 읽어 주니 아이는 그만 눈을 떠 광명세계를 얻었다.
이 영험의 현장을 본 참배객들은 영축산 연꽃을 만병통치 영약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뒤 영축산 연못에는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병을 고친 환자들은 스님이 토굴에서 사시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대불전을 세워 연회사라 절 이름을 붙인 뒤, 연회 스님은 당황했다.
"내가 국사가 되다니…. 자격도 없지만 명예와 부귀란 혼탁한 급류에 몸을 던짐과 같으니 이 길을 피해야겠구나. 내가 없더라도 연꽃은 피어날 터이니까."
연회법사는 국사 초빙을 하려는 대신들이 오기 전에 몸을 피하기 위해 급히 길을 떠났다. 스님이 산등성이를 넘어 남면으로 향하는데 초라한 노인이 나타나 물었다.
"스님, 어딜 그렇게 바삐 가십니까?"
"뜻밖의 소문에 어쩔 수 없이 암자를 버리고 조용한 토굴을 찾아가는 중이오."
"그렇다면 스님이 연회법사시군요. 스님, 영축산에서 연꽃 장사를 하나 권력과 부가 있는 국왕 옆에서 연꽃 장사를 하나 연꽃 장사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노인장, 그런 속된 말로 사람을 속물로 만들지 마시오."
기분이 상한 연회법사가 다시 발길을 옮기자 노인은 스님 등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멍텅구리 같은 스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서 무슨 도를 닦는다고!"
참으로 높은 법문이라고 생각했으나 스님은 빠른 걸음으로 고갯길을 내려왔다. 이때 스님은 노파와 마주쳤다.
"스님, 오시는 길에 노인을 못 보셨어요?"
"봤는데 아주 나를 불쾌하게 했어요."
"아이고 이런 답답한 스님 봤나. 그분은 문수보살의 화현이십니다."
"예?… 그럼 할머니는 누구신가요?"
"나는 문수보살을 모시는 변재천녀라오."
"예?… 이 거룩한 두 분을 만난 인연을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이 말이 끝나자 노파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리하여 스님은 국사가 되어 왕과 조정대신을 제도하고 낭지법사 일대기를 정리한 후 자취를 보이지 않았다.
문수보살(文殊菩薩)
요약
문수보살은 불교에서 많은 복덕과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문수는 문수사리의 준말로 훌륭한 복덕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부처 사후 인도에서 태어나 반야의 도리를 선양한 이로서 항상 반야지혜의 상징으로 표현되어 왔다. 보현보살과 더불어 비로자나불의 양 협시보살로 등장하거나 대웅전 좌측에 봉안하는데, 대체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다. 643년 신라의 고승 자장이 황룡사에 9층탑을 세우고 오대산 중대에 적멸보궁을 건립하여 이곳을 문수신앙의 중심도량으로 만들면서 문수신앙이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내용
우리나라에서는 이 보살에 대한 신앙이 삼국시대 이래 널리 전승되었다. 문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또는 문수시리(文殊尸利)의 준말로, 범어 원어는 만주슈리(Manjushri)이다. '만주'는 달다(甘), 묘하다, 훌륭하다는 뜻이고, '슈리'는 복덕(福德)이 많다, 길상(吉祥)하다는 뜻으로, 합하여 훌륭한 복덕을 지녔다는 뜻이 된다.
문수보살은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 인도에서 태어나 반야(般若)의 도리를 선양한 이로서, 항상 반야지혜의 상징으로 표현되어 왔다. 그는 '반야경'을 결집, 편찬한 이로 알려져 있고, 또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요 부모라고 표현되어 왔다. 이는 '반야경'이 지혜를 중심으로 취급한 경전이고, 지혜가 부처를 이루는 근본이 되는 데서 유래된 표현이다.
일설에는 이 문수보살이 석가의 교화(敎化)를 돕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몸을 바꾸어 보살의 지위에 머물고 있으나, 오랜 옛적에 이미 성불하여 용존상불(龍尊上佛), 대신불(大身佛), 신선불(神仙佛)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또 미래에 성불하여 보견여래(普見如來)로 불릴 것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일설에는, 현재 북방의 상희세계(常喜世界)에 있는 환회장마니보적불이 곧 문수보살로,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사중죄(四重罪)가 없어진다고 하였다.
이 문수보살의 상주처(常住處)는 신라의 고승 자장(慈藏)이 문수보살을 만나기 위해서 기도를 드렸던 중국 산시성(山西省) 청량산(淸凉山: 일명 五臺山)으로, 현재 1만 명의 보살과 함께 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의 오대산을 문수보살의 상주도량으로 믿고 신봉한다.
'화엄경' 속에서 문수보살은 보현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불의 양쪽 협시보살(夾侍菩薩)이 되어 삼존불의 일원을 이루고 있다. 보현보살이 세상 속에서 실천적 구도자의 모습을 띠고 행동할 때 문수보살은 사람들의 지혜의 좌표가 되었다. 이 두 보살은 항상 서로의 지혜와 실천행을 주시하고 사랑하면서 스스로의 소임을 다한다.
문수보살은 일반적으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다. 그러나 때때로 위엄과 용맹을 상징하는 사자를 타고 있기도 하고, 경권(經卷)을 손에 든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많다. 문수보살은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화신(化身)이다. 지혜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곧 마음에 아무런 분별심, 차별의식, 우열관념 등이 없는 한없는 고요 속의 밝음이다.
이 문수보살에게도 다른 불보살처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십대원(十大願)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①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성취하게 하고 갖가지 방편으로 불도에 들게 한다.
② 문수를 비방하고 미워하고 죽음을 주는 중생이라도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③ 문수를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깨끗한 행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하거나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④ 문수를 속이거나 업신여기거나 삼보(三寶)를 비방하며 교만한 자들이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⑤ 문수를 천대하고 방해하며 구하지 않는 자까지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⑥ 살생을 업으로 하는 자나 재물에 욕심이 많은 자까지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⑦ 모든 복덕을 부처님의 보리도에 회향하고 중생이 모두 복을 받게 하며, 모든 수행자에게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⑧ 육도(六途)의 중생과 함께 나서 중생을 교화하며 그들이 보리심을 내게 한다.
⑨ 삼보를 비방하고 악업을 일삼는 중생들이 모두 보리심을 내어 위없는 도를 구하게 한다.
⑩ 자비희사(慈悲喜捨)와 허공같이 넓은 마음으로 중생을 끊임없이 제도하여 보리를 깨닫고 정각을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래 이 문수보살에 대한 신앙이 성행하였다. 우리 나라에 문수신앙을 최초로 이식한 이는 자장이며, 이 밖에도 신라의 경흥대덕(憬興大德)이 문수의 경책을 받은 일이나 연회국사(緣會國師)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이야기, 신라의 태자 보천(寶川)과 효명(孝明)이 오대산에 문수보살을 중심으로 한 오방위신앙을 정립시킨 기록이 있다.
또 경순왕이 문수보살의 화신인 줄 모르고 공양 올리기를 꺼린 설화, 문수보살과 함께 수도했던 고려 고승 3인에 얽힌 설화, 세조의 병을 고쳐 준 문수동자의 설화, 문수동자의 경책을 들은 환우화상 이야기, 땡추로 변화한 문수보살, 하동 칠불암의 문수동자 설화 등 많은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다.
문수보살을 본존으로 하고 닦는 기도법으로는 문수팔자법(文殊八字法)이 있는데, 이는 천변 · 일식 · 월식 · 병란 등을 피하는 수행법(修行法)이다.
우리나라의 문수신앙은 신라의 고승 자장에 의해서 정착되었다. '화엄경'에 의하면 중국의 청량산을 문수보살의 상주처(常住處)라고 하였는데, 이 청량산에서 수행한 자장이 청량산의 태화지(太和池)에 있는 문수보살 석상 앞에서 7일 동안 기도하여 보살로부터 범어로 된 사구게(四句偈)를 받았다. 이어서 한 노승으로부터 범어 게송에 대한 해석을 듣고 부처님의 가사(袈裟)와 발우를 받았으며, 신라에 구층탑을 세워 나라를 편안하게 할 것을 부탁받았다.
이때 그 노승에게서 우리나라의 오대산이 문수보살의 상주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자장은 643년(선덕여왕 12) 귀국하여 황룡사에 구층탑을 세우고 오대산 중대(中臺)에 적멸보궁(寂滅寶宮)을 건립하여 오대산을 문수신앙의 중심 도량으로 만들었다. 그 뒤 강릉 수다사(水多寺), 태백산 석남원(石南院) 등지에서 문수보살과 관련된 이적들을 남겼다.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의 고승 보천은 오대산의 중대가 1만의 문수보살이 머무는 도량임을 강조하여, 이후 향화(香華)가 끊이지 않게 하였다. 특히, 조선 세조가 등창병으로 고생할 때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문수동자의 감응을 받아 병이 낫게 된 뒤부터 문수신앙은 더욱 성행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수도량으로는 오대산을 비롯하여 춘천시 청평사(淸平寺)를 들 수 있으며, 이 밖에 삼각산 문수암, 김포 문수암, 평창군 문수사, 옥천군 문수사, 서산시 문수사, 구미시(선산) 문수사, 고성군 문수암, 울산광역시(울주) 문수암, 김제시 문수사, 익산시 문수사, 고창군 문수사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사찰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측에 문수보살을 봉안하는 경우가 많고, 대적광전(大寂光殿)에도 비로자나불 좌측에 문수보살을 봉안하며, 특별히 문수신앙이 강한 사찰에는 문수보살상만을 모신 문수전(文殊殿)을 따로 두기도 한다.
▶️ 文(글월 문)은 ❶상형문자로 攵(문)의 본자(本字)이다. 사람 몸에 ×모양이나 心(심)자 꼴의 문신(文身)을 한 모양이다. 살갗에 바늘로 찔러 먹물이나 물감 등으로 글씨나 그림이나 무늬를 들이는 것을 문신이라 하고, 형벌로서 하는 수도 있지만 축하(祝賀)하는 표로도 하였다. 나중에 '무늬', '글자', '학문', '문화' 따위의 뜻에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文자는 '글'이나 '문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文자는 양팔을 크게 벌린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文자의 갑골문을 보면 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의 가슴에 어떠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몸에 새긴 '문신'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文자의 본래 의미는 '몸에 새기다'였다. 그러나 文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문서'나 '서적'과 같이 글을 새겨 넣은 것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文자가 이렇게 글자나 서적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糸(실 사)자를 더한 紋(무늬 문)자가 '무늬'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文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그래서 文(문)은 (1)문장(文章) (2)무(武)에 대하여 학문, 학예, 문학, 예술 등을 이르는 말 (3)어떤 명사 아래에 쓰이어 문서, 문장(글)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4)신발의 치수의 단위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글월, 문장(文章) ②어구(語句; 말의 마디나 구절), 글 ③글자 ④문서(文書) ⑤서적(書籍), 책 ⑥문체(文體)의 한 가지 ⑦채색(彩色), 빛깔 ⑧무늬 ⑨학문(學問)이나 예술(藝術) ⑩법도(法道), 예의(禮義) ⑪조리(條理) ⑫현상(現狀) ⑬산문(散文) ⑭결, 나뭇결 ⑮얼룩, 반점(半點) ⑯돈의 한 가지, 그 돈의 개수를 나타내는 말 ⑰신발의 치수의 단위 ⑱아름다운 외관(外觀) ⑲주문왕의 약칭(略稱) ⑳빛나다, 화려하다 ㉑아름답다, 선미(鮮美)하다 ㉒몸에 새기다 ㉓꾸미다 ㉔입묵(入墨)하다, 자자(刺字)하다 ㉕어지러워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 서(書), 글 장(章), 문서 적(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호반 무(武), 말씀 언(言)이다. 용례로는 생각이나 느낌이나 사상 등을 글로 표현한 것을 문장(文章), 글자나 숫자 따위로 일정한 뜻을 나타낸 것을 문서(文書), 공적인 성격을 띤 문서나 서류를 문건(文件), 좋은 글을 가려서 뽑음을 문선(文選), 옛날의 제도나 문물을 아는 데에 증거로 되는 기록이나 서적을 문헌(文獻), 글의 성분들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를 문맥(文脈), 글의 구절을 문구(文句), 글을 짜고 꾸미는 법칙을 문법(文法), 글을 볼 줄도 쓸 줄도 모름을 문맹(文盲), 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이나 다른 물색을 넣음 또는 그렇게 만든 몸을 문신(文身), 한 사람의 시문을 모아서 엮은 책을 문집(文集), 서재에 꼭 있어야 할 네 벗 즉 종이와 붓과 벼루와 먹을 일컫는 말을 문방사우(文房四友), 전문식과 무략을 다 갖추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문무겸전(文武兼全), 문화의 모든 산물이 서로 오고 감을 일컫는 말을 문물교류(文物交流), 남의 글이나 저술을 베껴 마치 제가 지은 것처럼 써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문필도적(文筆盜賊), 허물도 꾸미고 잘못도 꾸민다는 뜻으로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침도 없이 숨길 뿐 아니라 도리어 외면하고 도리어 잘난 체함을 일컫는 말을 문과식비(文過飾非), 까막눈인 사람들을 가르쳐 글 모르는 이가 없도록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문맹퇴치(文盲退治), 문장이 썩 잘 되어서 한 점도 가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문불가점(文不加點), 문도 번거롭고 예도 번거롭다는 뜻으로 규칙이나 예절이나 절차 따위가 번거롭고 까다로움을 일컫는 말을 번문욕례(繁文縟禮),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유교를 어지럽히는 도적이라는 뜻으로 교리에 어긋나는 언동으로 유교를 어지럽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사문난적(斯文亂賊), 어떤 일을 시작하기는 쉬우나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창업수문(創業守文),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殊(다를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朱(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殊자는 ‘다르다’나 ‘뛰어나다’, ‘거의 죽다’, ‘유달리’와 같이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殊자는 歹(뼈 알)자와 朱(붉을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朱자는 속이 붉은 나무를 뜻하는 글자로 ‘붉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殊자는 본래 ‘참수(斬首)’나 ‘죽다’, ‘끊어지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붉다’라는 뜻의 朱자와 ‘죽음’을 의미하는 歹자를 결합해 피를 흘리며 거의 죽어가는 사람을 뜻했었다. 그러나 후에 ‘거의 죽다’나 ‘다르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유달리’나 ‘특히’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殊(수)는 ①다르다 ②뛰어나다 ③거의 죽다 ④결심하다 ⑤끊어지다 ⑥죽이다 ⑦지나다 ⑧특히 ⑨유달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타(他), 다를 별(別), 다를 차(差), 다를 리(異)이다. 용례로는 행동이나 사람이 좋지 않은 점에서 의심이 가는 상태에 있음을 수상(殊常), 다른 나라를 수방(殊邦), 다른 곳을 수향(殊鄕), 익숙하여 솜씨가 좋음을 수련(殊鍊), 특별한 은혜를 수은(殊恩), 특출한 공로나 특별히 뛰어난 공훈을 수공(殊功), 뛰어난 힘을 수력(殊力), 유별나게 심함을 수심(殊甚), 남달리 뛰어나게 훌륭함을 수절(殊絶), 멀리 떨어진 지방을 수역(殊域), 특수한 공훈이나 빼어난 공훈을 수훈(殊勳), 특수하고 큼을 수무(殊懋), 특별한 보답을 수보(殊報), 특수한 인연을 수인(殊因), 특수한 은택을 수택(殊澤), 뛰어난 기술 또는 기능을 달리함을 수기(殊技), 목을 베어 죽임 또는 어떤 뜻을 이루기 위하여 죽음을 각오함을 수사(殊死), 여자들의 뛰어난 용모를 수색(殊色), 보통과 다른 특이한 풍속을 수속(殊俗), 특별히 뛰어남을 수승(殊勝), 특히 훌륭함을 수우(殊尤), 특별한 대우를 수우(殊遇), 가락이 특수한 음을 수음(殊音), 특별하게 색다름을 수이(殊異), 뛰어난 재주를 수재(殊才), 훌륭한 물품을 수품(殊品), 수상하고 괴이함을 수괴(殊怪), 딴 것과 다른 특수한 종류를 수류(殊類), 상서로운 조짐을 수상(殊祥), 빼어난 공적을 수적(殊績), 필사의 각오로 싸움을 수투(殊鬪), 오랑캐가 사는 먼 나라를 수황(殊荒), 특별히 권장하여 도움을 수장(殊奬), 특별히 귀여워함을 수총(殊寵), 특별히 다름 또는 그 모양을 특수(特殊), 특별히 뛰어남을 우수(優殊), 현격하게 다름을 현수(懸殊), 모든 것이 여러 가지로 다 다름을 만수(萬殊), 뛰어나게 훌륭함을 괴수(魁殊), 귀착점은 같으나 경로가 다름을 이르는 말을 동귀수도(同歸殊塗)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聖(성인 성)은 ❶형성문자로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呈(정, 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呈(정, 성)은 가리켜 보다, 똑똑히 나타나다, 또 壬(정; 바로 나가다)이나 程(정; 근거)의 뜻과 통한다. 귀가 잘 들리다, 사리(事理)에 잘 통하고 있다, 뭐든지 다알고 있는 사람, 등으로 전하여 성인을 일컬는다. ❷회의문자로 聖자는 '성인'이나 '임금', '거룩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聖자는 耳(귀 이)자와 口(입 구)자, 壬(천간 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聖자는 본래 '총명한 사람'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聖자의 갑골문을 보면 큰 귀를 가진 사람 옆에 口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聖자는 타인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나 '총명한 사람'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성인'이나 '거룩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聖(성)은 (1)종교적 사물이나 종교의 본질을 규정하는 독자적인 성질 또는 가치. 곧 초월적(超越的) 존재로서의 신(神), 또는 신성(神性)의 숭엄(崇嚴), 능력(能力) 및 접근(接近) 불능(不能)을 나타냄 (2)신성(神聖) (3)성인(聖人) (4)큰 공로자(功勞者)의 이름 위에 덧붙여 존경(尊敬)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성인(聖人) ②임금, 천자(天子)의 존칭(尊稱) ③걸출(傑出)한 인물(人物) ④신선(神仙) ⑤슬기, 기술(技術) ⑥맑은 술 ⑦거룩하다, 신성하다(神聖--) ⑧성스럽다(聖---), 존엄하다(尊嚴--) ⑨뛰어나다 ⑩슬기롭다, 총명하다(聰明--) ⑪약다, 약삭빠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성인의 지위 또는 거룩한 지역을 성역(聖域), 사리에 통달하고 덕과 지혜가 뛰어나 길이 길이 우러러 받들어지고 만인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성인(聖人), 성인과 현인을 성현(聖賢),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성인이 쓴 고귀한 책 또는 성인의 언행을 기록한 책을 성전(聖典), 거룩한 사업 또는 임금의 업적을 성업(聖業), 거룩한 도시 또는 성스러운 도시를 성도(聖都), 훌륭한 아버지 또는 그 존칭 또는 삼위일체의 제1위로서 개신교에서는 하나님 카톨릭교에서는 천주를 이르는 말을 성부(聖父), 성인의 지은 서적 또는 교리를 기록한 경전을 성서(聖書), 임금의 크고 높은 은혜 또는 하나님의 성스러운 은혜를 성은(聖恩), 거룩한 땅으로 종교적인 유적이 있는 곳 또는 종교의 발상지를 성지(聖地), 신 앞에 피우는 신성한 불 또는 예수님이 재림함으로써 나타나는 불을 성화(聖火),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를 성가(聖架), 거룩한 신도나 순교자를 이르는 말을 성자(聖子),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성의(聖意), 하나님에게 공물을 바치고 의식을 행하던 거룩한 곳을 성소(聖所), 거룩하고 깨끗함을 성결(聖潔), 뛰어난 임금이 다스리는 세상 또는 그 시대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성세(聖世), 신과 같이 성스러운 일이나 거룩하고 존엄하여 더럽힐 수 없는 일을 신성(神聖), 역사상에 뛰어난 위대한 시인을 시성(詩聖), 가장 뛰어난 성인을 현성(玄聖), 뛰어나게 슬기로움 또는 그런 사람을 혜성(慧聖), 성인 다음가는 현인을 아성(亞聖),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는 성인을 고성(孤聖), 걸출한 바둑의 명수를 기성(棋聖), 부처에게 공양했으나 아무런 공덕이 없다는 뜻으로 남을 위하여 노력만 하고 얻은 것이 없다는 말을 성공무덕(聖供無德), 지식과 인격이 함께 뛰어난 훌륭한 사람 또는 덕망이 있어 세상에 모범으로 우러름을 받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성인군자(聖人君子), 성인은 인애를 모르는 불인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백성을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성인의 대인大仁을 이르는 말을 성인불인(聖人不仁), 성덕이 있는 사람은 심신이 편안하여 번민이 없으므로 꿈을 꾸지 않는다는 말을 성인무몽(聖人無夢), 성인의 언행을 잘 생각하여 수양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성인이 됨을 이르는 말을 극념작성(克念作聖), 사람은 마음을 먹기에 따라 광인도 될 수 있고 성인도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작광작성(作狂作聖), 안으로는 성인이고 밖으로는 임금의 덕을 갖춘 사람 곧 학식과 덕행을 겸비함을 이르는 말을 내성외왕(內聖外王), 범인과 성인의 구별은 있지만 본성은 일체 평등하다는 말을 범성불이(凡聖不二),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을 일컫는 말을 태평성대(太平聖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