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이면서도 북한대표팀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인 정대세(맨오른쪽). 정대세는 자신의 모국인 한국대표팀을 2008동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10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상대해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놓여 있다. ⓒKFA | |
일본 영화 ‘기묘한 이야기’를 아시나요?
서로 다른 소재를 기묘하게 엮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코믹, 공포, 판타지, 멜로 등 연관 없어 보이는 주제를 한 데 묶어 독특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현재와 오늘 그리고 미래라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기발했던 문제작이기도 했습니다.
2월17일 북한과 일본의 2008동아시아선수권 경기를 보다 문득 영화 ‘기묘한 이야기’가 스쳤습니다.
객관 전력이 우위라던 일본이 북한에 힘겨운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북한은 수비를 두텁게 하다 역습을 시도하는 전형적인 카운트어택 전술을 효과적으로 전개했습니다. 북한의 역습 전략의 정점에는 정대세(鄭大世․23)가 있었습니다. 북한 선제골의 주인공인 정대세는 힘과 스피드의 저돌적인 돌파에 양발을 가리지 않고 쏘아대는 슈팅 등 퍽이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공을 소유하려는 악착같은 근성과 악조건에도 슈팅을 연결하는 집중력에 일본 수비진이 진땀을 뺐습니다.
이틀 뒤 동아시아선수권(20일 오후 9시45분)과 다음달 26일 2010남아공월드컵 3차예선(평양 예정)에서 북한을 연이어 상대해야 하는 한국대표팀에 긴장감을 안긴 정대세이기도 했습니다.
2월17일 동아시아선수권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선제골로 이어진 슈팅을 하고 있는 정대세. ⓒKFA |
한국 국적의 북한대표 골잡이
정대세는 북한대표팀 변화의 아이콘입니다. 2006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고배를 들이킨 북한은 월드컵 본선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3가지의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스트라이커의 발굴, 골키퍼의 강화, 국제대회의 경험 축적입니다.
국제적 감각을 갖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대표팀이 심혈을 기울인 대목이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입니다. 김영준 서혁철 김명철 등이 중국 프로팀인 옌벤에서 뛰었고 북한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최명호는 러시아 크릴리야 소베토프 사마라에서 활약 중입니다. 더불어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J리그파 량용기(베갈타 센다이․2부)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 K리그 출신 안영학(수원삼성)이 현 동아시아선수권 멤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중에서도 해외에서 뛰고 있는 데다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담당하는 정대세의 발굴은 북한대표팀의 두 가지 아킬레스건을 치유할 수 있는 카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정대세는 지난해 6월 마카오에서 열린 2008동아시아선수권 몽골 마카오 홍콩과의 예선전서 8골을 뽑아내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기대에 화답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대세의 국적입니다. 제일교포 3세인 정대세의 본적은 경북 의성입니다. 부모 모두 한국 국적으로 아이치현 나고야 태생입니다. 한국대표로 뛰는 것이 맞지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봅니다.
고향 그리고 모국과 맞서다
정대세의 운명이 뒤바뀐 것은 10여 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정대세는 고향인 아이치현에 위치한 조총련계열의 아이치 제2 조선 초급학교에 입학해 4학년 때부터 공을 찼습니다. 이때의 인연으로 정대세는 조총련계의 동춘 조선 초급학교-아이치 조선 중고급학교(이상 아이치현)-조선대(도쿄)에 진학하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자연스레 북한을 접한 것이지요. 그러다 대학 시절이던 2005년 2월 북한이 사이타마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일본에 아쉽게 패한 2006월드컵 예선을 지켜보다 북한대표팀 입성을 목표했습니다.
정대세는 북한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국내법상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정대세의 국가대표 합류를 절실히 희망한 재일조선인축구협회가 발 벗고 나섰고 FIFA(국제축구연맹)가 남북한의 특수성을 인정해 정대세의 북한대표 발탁을 허용하는 유석해석을 내렸다고 합니다.
국적은 한국이면서 북한대표로 뛰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지요.
정대세의 기묘하면서도 얄궂은 인연은 이제부터일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나고 자란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었고 북한이 2010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오른다면 본선행을 놓고 또다시 일본과 맞서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또 정대세는 자신의 국적인 한국대표팀을 동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10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상대해야 합니다. 정대세는 지난해 4월, 태어나 처음으로 모국 한국을 방문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전남드래곤즈전서 2골을 넣으며 가와사키의 승리를 이끈 바 있습니다.
남북한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은 가능할까. 북한 미드필더 김영준(가운데)의 활약 모습. ⓒKFA |
사상 첫 남북한 월드컵 본선 동반진출
2000년 박강조(비셀고베)가 제일교포 최초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고 2007년엔 제일교포 3세 이충성(가시와 레이솔)이 일본 국적을 취득해 올림픽대표로 활약했지만 정대세의 경우처럼 남북한과 일본이 이토록 얽히고 설키진 았습니다.
국적이 한국인만큼 정대세를 한국대표로 발탁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기존 소속 축구협회의 국가대표(A팀)로 뛴 선수는 소속 축구협회를 바꾸더라도 새로운 축구협회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없다」는 FIFA의 규정에 따라 여의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귀화가 아닌 터라 유권해석이 필요하지만 전례가 없어 해법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정대세가 한국과 맞서거나 대표팀을 바꾸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정대세의 기묘하면서도 얄궂은 인연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되는 것이겠지요. 그것은 아마도 남북한이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월드컵 본선에 동반진출 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북한의 1966잉글랜드월드컵 8강과 한국의 2002월드컵 ‘어게인 1966’. 2010남아공월드컵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sid1=001&oid=208&aid=000000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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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북한 대표팀에 대한 기사인데 선수는 대한민국 국적...
고민하다 해외 정보방에 올렸는데 맞는건지 모르겠군요^^a
첫댓글 진짜 잘함...
박문성 역시 글 잘쓴다... 그나저나 정대세 졸 잘하던데... 아깝다...ㅠ
와 난 우리나라 선수가 수미앞에 있고 그뒤에 포백밀집되어있는데 돌파하면서 슛때리고 골까지 와나 .. 정대세 아깝다 왜 북한을 간거니 ..
경북 의성이 고향이어도, 조총련계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우리대표팀으로 오지 아 축협뭐했나
축협 느려터진거 보면 답답하다~ 북한보다 못하냐..
플레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