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돌 때가
가장 찬란하단 것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 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행복을 주는 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8T4zkewkyfA
모처럼 해 났는데 서늘
미세먼지 사라져 좋다마는
추워서 서리라도 내리면 안되는데...
어젯밤 11시부터 오늘 아침까지 화장실 들락날락
무얼 잘못 먹었을까?
생각해보니 배가 벙벙한데다 변비있어 변비약을 이틀간 먹었더니 설사로 변해 버린 것 같다
이거 참 밤새 잠을 설치니 몸이 말할 수 없이 다운된다
그래도 일어나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냈다
오늘은 집사람 전대 병원 가는날
채혈하고 그 결과가 나온 뒤 지료를 받아야하니까 집에서 늦어도 일곱시엔 나서야한다
얼른 나가 동물 챙겨 주기
알품는 기러기와 닭이 부화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감감
내가 날짜를 잘못 짚고 있는 걸까?
뭐 태어날 때까지 지켜보아야겠지
뱃속이 좋지 않아 아침을 생략
그래도 밥 생각이 없다
그 좋았던 입맛이 사라진건
어디가 고장나려는 징조일까?
일곱시 못되어 집에서 출발
내가 운전해야하는데 힘들어 못하겠다며 집사람에게 하라고
설사하고 잠을 설쳐서인지 몸이 무척 고단하다
아직도 뱃속은 부글거리고
이른 아침인데도 출근 차량이 도로를 메웠다
해가 빨리 드니 출근도 빨라지는가 보다
큰애와 작은애가 집사람에게 전화해 어버이날 축하한다고
미리 와 보지 못해 미안하단다
내 생일날엔 식당에서 하는게 어떻겠냐니 집사람이 그러지 말고 집에서 하잔다
그래야 손주들도 편하게 뛰놀 수 있을 거라고
그날 작은아빠와 오후에 볼치러 갈 수 있으니 점심을 일찍 먹자고
동생이 담양 파크장 예약을 해 두었단다
그럼 준비해 집으로 일찍 오겠단다
전대 병원에 도착하니 여덟시가 살짝 넘었다
수납하고 채혈실에 가니 벌써 대만원
아마 일곱시 반부터서나 시작한 것같다
병원 오면 아픈 사람도 참 많다
8시 30분 가까이 되어 채혈을 했다
오늘은 초음파도 하기로 했는데 파업으로 인해 하지 못하고 피검사 결과로만 본다고
검사 결과가 두시간 후에 나오니 10시 넘어 진료실 앞에 대기하란다
아침 식사를 안 해 병원 앞 분식집에 가서 떡 만두국 한그릇
내가 참 좋아하는데 얼른 당기질 않는다
그래도 꽤 먹었다
입맛이 돌아와야하는데 이거참
다시 병원에 오니 아홉시
적어도 시간 반을 기다려야한다
집사람은 진료 대기실 앞에서 다른 분과 서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
복도를 좀 걸었더니 그도 힘들어 안되겠다
복도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존 듯 만 듯 시간을 때웠다
시간이 된 것 같아 진료실에 가보니 이미 진료받고 나와 간호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내년이 갑상선암 수술 받은지 5년이라며
완치 판정을 받으면 의료수가가 높아진단다
내년 4월 21일에 나와 진료 받으라고 예약해준다
그날은 채혈과 초음파도 받으라고
의료수가가 올라가더라도 완치 판정을 받으면 좋겠지
진료 끝나니 이제 11시
집사람이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길래 진월동 친절한 신경외과에 들렀다 가자고
잘하면 오전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같다
오전 진료를 못받으면 점심 먹고 오후 일찍 진료 받고 가야겠다
집사람이 주차하는 사이 내가 먼저 병원에 들어서니 11시 40분
다행히 대기하는 분이 한분
접수하고 집사람이 올라오니 부른다
진료받고 무릎과 허리에 주사를 맞았다고
오늘 오전에 병원 두 군데를 다 들릴 수 있어 다행이다
집사람이 관휘어머님과 전화했더니 장성댐 수변길 걷고 있다고 해서 같이 점심 하자했다고
잘 되었다
오면서 전화해 보니 수변길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고 있단다
그럼 우리가 주차장으로 갈테니 만나서 같이 가자고 했다
오랜만에 뵈었다
건강해 보이시니 좋다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려다가 김가네 가서 삼겹이나 먹자고
평일엔 손주들 돌보느라 시간이 없는데 오늘은 웬일?이제 손주들 돌보는 일에서 해방되어 평일에도 시간이 나신단다
아이구 다행이다
할머니되어 손주들에게 묶이면 노년의 아까운 시간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젠 자주 얼굴 보자고 했다
삼겹에 난 막걸리 한잔
어? 아직도 입맛이 나질 않는다
막걸리 맛도 마찬가지
이럴 수가 있나?
며칠째 입맛이 나지 않다니...
그래도 막걸리 두어잔과 삼겹살 몇점을 먹었다
집에 오자마자 넘 피곤해 그대로 떨어져 버렸다
언제 몸이 정상으로 돌아올까?
일어나니 세시가 넘었다
뒷 대밭에 들어가 보니 죽순이 서너개 나왔다
죽순을 꺾어 와 관휘어머님께 드렸다
어제 삶은 고사리도 조기찌개해 먹으라고 같이
집사람은 열무 뽑은 자리를 골라 또 열무 씨를 뿌린다
여름엔 열무김치 담아 국수 말아 먹으면 맛있단다
택배가 왔다
뜯어 보니 여름 티
색깔도 시원해 보이고 몸에 딱 맞는다
동생이 사 보냈다
곧 생일 닥친다고 보내온 것 같다
참 고맙기도 하지
관휘어머님이 가신다기에 자주 놀러 오시라고
난 나가서 바둑이나 한수 두고 와야겠다
집사람은 마을 회관에 가서 놀다 오겠단다
바둑 휴게실에 가니 장사장과 전총무가 바둑을 두고 있다
호용동생이 왔길래 한수
넉점바둑인데 오늘은 넘 못둔다
대마를 잡아 이겼다
몇 수 복기해주며 두는 방법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해주었다
어려운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자주 들어보면서 하나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좀 나아지겠지
그래도 이거 내가 넘 아는체를 하는 것 아닐까?
상대가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마지 못해 말해주어야하는데...
아직도 선생티를 벗지 못했나보다
전총무와 한판
중반 전투에서 판단을 잘못해 중앙을 살려주며 더 이상 해 볼데가 없다
그래도 끝내기 전까지 두어가다가 대마를 잡히며 돌을 거두었다
저녁식사하고 막걸리 한잔 하고 가란다
몸도 피곤하고 술맛이 나지 않아 먼저 들어 가겠다고
술맛이 떨어지니 모든게 귀찮다
그래도 술을 좀 참아 보아야할까 보다
집사람이 서울 처형과 전화
오빠 막내딸이 넘 아프단다
어찌 될지 알 수 없다고
몇 년째 암투병을 하는데 뇌까지 전이된 것 같다고
그렇게 되었담 어찌해야할까?
명랑하고 긍정적이며 가정에도 부모님께도 주변사람들에게도 그리 잘 했는데...
어쩌다 암이 찾아 들어 생사를 넘나들까?
제발 제발 회복되기를 간절하게 기도해 본다
처형들에게 생일날 우리집에 와서 같이 식사하자고
그렇게 해보자고 하신다
애들이 준비해 온다니 처형들도 함께 와서 식사하면 좋겠다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보니 여덟시
일찍 자는게 좋겠다
노적봉이 불그레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오늘도 밝고 맑은 마음으로
희망찬 하루 열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