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외전
셰익스피어 원작 고선웅 연출 <리어왕 외전>이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정하나 님 주선으로 아름다운 동행 회원들이 함께 관람했다.
극장이 원형으로 되어있어서
마치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떠올리게 했는데,
무대가 열리면서 리어왕의 셋째 딸 코델리어가
오프닝 성격의 멘트를 했다.
이건 극 전체의 흐름을 내다보게 하는 건데
아쉽게도 대사 전달이 미흡했던 것 같았다.
셰익스피어 원작은 왕국을 딸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에서
딸들에게 충성 시험을 잘못한 결과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번 외전에서는 왕국이 아니라 재산을 나눠주는 문제로
파멸로 몰아간다는 데에 방점을 두었다.
원작의 현대적 해석이었던 것이다.
이와 대칭적으로 글로스터 백작에겐 딸이 아니라
아들이 둘 있는데
적자인 에드거와 서자인 에드먼드가
아버지의 차별적 사랑을 핑게로 갈등이 생겨
아버지가 이런 자식들에 의해 파멸하고 만다.
대칭을 이루는 두 가정 모두 거짓사랑과 차별된 사랑,
이로 인한 갈등으로 가족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는 건데
그 토픽은 권력, 재산, 사랑, 진실, 질투, 효도와 불효였다.
비극은 인간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운명의 구조적 결함에서 온다고 한다.
권력이나 재산이 보이면 탐하지 않던가?
인간사회에서 그건 예외가 없는 것 같다.
사랑이나 효도도 마찬가지인데
그게 권력이나 재산 앞에선 무색해지고 마는 게 비극이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 했다.
허나, 그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황금거북이를 놓고 사이좋게 나눠갖는 걸 보았는가...?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현대에도 없다.
그래서 그게 비극이요
이런 비극은 시대의 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흔히 망하면 쪽박 찬다고 한다.
리어왕이 쪽박은 아니지만 리어카를 끄는 건
쪽박 찬 것에 다름 아니었다.
리어킹이 리어카를...
절묘한 풍자였다.
셰익스피어 극엔 광대가 나오고 코러스도 나온다.
이번 리어왕 외전에선 흔히 불려지는 현대 가요를 삽입해
어버이 세대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었다.
나는 자식세대를 벌써 졸업했기에
효도할 대상도 없어져 한스려운데
나보다 내 자식들이 이 연극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들이 효도할 대상이 있어서 좋다고 할까?
연극은 연극일 뿐이니
나에게만은 비극이 아니길 바란다.
.
* 극단 마방진의 선방을 축하하고
* 관람을 주선해준 정하나 님에게 감사하며
함께 한 회원님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첫댓글 도반님
함께 연극 관람하게 되어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까페 선배님이신데 숫기가 없어서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건강하셔서 자주 연극방에서 뵙기를 희망하면서
완벽하게 정리해 주신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기회되면 또 뵈어요.
도반선배님
관람평까지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사모님과 좋은시간 되셨죠?
보기좋으세요
발걸음 쉽지 않으셨을텐데
또
다른 공지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공연 관람 주선해줘서 고마웠어요.
기억력 뛰어나십니다. 학생시절 대충 건성 페이지 슬쩍넘기기등 겨우 읽어보고 말았는데.
이렇듯 꼼꼼 세밀히 이어나가주심이 글벗님 과연 최고이시네요 .
잘보고 가며 감사드립니다.
아이구우.
그래도 저와 연배가 비슷한 선배님이시라
늘 건강하게 어울리시는 게 반갑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