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 특위', 엉뚱한 판례 인용, 일각 "무슨 죄인지 몰라 AI로 썼나"
朴 "조사 없이 각하돼야 할 사건" ,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한 박상용 검사 경찰 조사
고발장에는 엉뚱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판례, 국회에선 선서거부권 인정하는 헌재 판단 있어
2022~2023년 수원지검 근무 시절,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27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공소취소를 위해 꾸린 국회 조작 기소 특위가 지난 5월 박 검사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 피의자로 첫 조사를 받은 것이다.
2026년 8월 27일 오전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혐의 등으로 고발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지난 4월 국회에 나와 정당한 이유 없이 두 차례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국회를 모욕해 국회증언감정법상 증언 거부, 국회 모욕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검사는 선서 거부 사유를 밝히려 했지만, 민주당 서영교는 “선서하지 않는데 마이크를 줄 이유가 없다”며 박 검사를 퇴장시켰다.
그런데 특위는 박 검사 고발장에 이번 사건과 전혀 무관한 판례를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위는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을 적시하며 “형사소송법에서 증언거부권은 선서를 마친 후 개별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권리인 만큼, 선서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판결은 한 건설제조업체 대표가 퇴직자 임금 9330여 만원을 체불해 벌금 1500만원형을 선고받은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었다. 증인이 법정에서 선서나 증언을 거부한 것과 전혀 상관없는 판결이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2015년 9월 국회증언감정법 관련 헌법소원 사건에서 “형사소송법과 달리 국회증언감정법은 선서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헌재는 당시 “증인이 일단 선서를 거부할 경우, 개별 질문에 대한 증언 거부는 위증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선서 거부 자체가 잘못됐다는 특위 주장과 상반된 판결이다.
박 검사가 전날 소셜미디어 ‘X’에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특위의 고발장 일부.
이와 관련해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한 사람도 박 검사에게 무슨 죄가 있는지 찾지 못하다가 결국 인공지능(AI) 할루시네이션(환각)에 속은 것 아니냐”고 했다. AI가 추천한 잘못된 판례를 아무런 검증 없이 갖다 썼다는 것이다.
민주당 서영교는 이날 고발장에 판례가 잘못 적힌 부분에 대해 “그런 엉뚱한 소리는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특위가 주장한 박 검사의 국회 모욕 혐의도 죄가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특위는 박 검사가 서영교의 퇴장 명령에도 소란을 피우다가 임의의 장소에서 큰 소리로 기자들에게 본인 입장을 말한 게 “국회를 무시한 ‘행동에 의한 모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현직 차장검사는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거나, 양쪽 눈을 찢는 인종 비하 행위 등이 행동에 의한 모욕에 해당하지만, 박 검사는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자 언론에 자기 입장을 얘기했을 뿐인데 그게 모욕죄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회 모욕죄는 폭행·협박, 모욕적인 언행으로 국회의 권위를 훼손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5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박 검사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조사 없이 각하돼야 할 사건”이라며 “경찰은 수사권을 남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