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기 청학육만수 장학생 상주여고 차미경 도쿄 2박 3일 기행문>
장학재단의 배려 덕분에 도쿄로 2박 3일의 짧지만 특별한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짧은 일정 속에서도 도쿄라는 도시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일본과는 또 다른,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 가득한 여행이었다.
첫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오다이바였다. 푸른 바다와 탁 트인 풍경을 배경으로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는 모습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다리를 지나며 보이는 도심의 스카이라인은 일본의 현대적인 도시미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어 만난 거대한 건담 모형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비록 우리가 간 날에 작동하지 않는 날이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그 거대한 규모와 정교한 디테일은 그대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이후 샤부샤부로 저녁 식사를 하며 첫날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저녁 식사 후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전철을 타고 도쿄의 밤을 걸으며 도시의 활기를 직접 체감했다. 도쿄의 거리와 상점들, 그리고 그곳을 채운 사람들의 모습은 나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다.
둘째 날은 보다 학문적이고 문화적인 여정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와세다 대학이었다. 그곳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둘러보며 그의 작품 세계와 삶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었다. 도서관의 아치형 천장을 보며 학교 기술 수업 시간에 배운 건축 양식이 떠올랐고, 이를 실제로 보니 새로운 감회가 들었다. 대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은 나 역시 학업에 대한 의지를 더 굳히게 해 주었다. 특히 대학 앞 버스 정류장에서 휠체어를 탄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버스 기사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을 위한 시설과 정책이 비교적 잘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배려가 더욱 보편화되기를 바랐다.
다음으로 이동한 하라주쿠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거리는 활기차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가득했으며, 그곳의 상점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또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했다. 저녁에는 신주쿠로 이동하여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즐겼다. 다양한 상품이 진열된 대형 매장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간식을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고깃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도쿄의 화려한 밤거리를 배경으로 함께한 식사는 이번 여행의 가장 따뜻한 추억 중 하나로 남았다.
마지막 날 아침, 아사쿠사 신사로 향했다. 일본의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은 현대적인 도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신사에서 운세를 뽑으며 웃고 떠드는 친구들의 모습은 여행 내내 진지했던 우리에게 작은 쉼표 같은 순간을 선사했다. 신사를 둘러싼 상점들도 흥미로웠다. 전통 공예품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도쿄에서 경험한 것들을 곱씹어 보았다. 일본은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작은 배려와 세심함이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특히 버스 기사와 같이 장애인을 돕는 모습이나 거리를 걸어다니며 본 사람들의 질서 정연함은 나에게 있어 가장 일본다운 특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도쿄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을 잃지 않고, 효율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이 도시에서 배운 모든 경험은 앞으로의 내 삶에 있어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도쿄의 따뜻한 풍경과 사람들을 떠올리며 나는 새로운 꿈과 목표를 품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