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인 체벌만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폭력일까요? 가정 내에서 무심코 던진 모욕과 비하, 즉 '언어폭력'이 아이들을 극단적인 생각으로 몰아넣는 가장 강력한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Q. 선생님, 너무 두렵고 참담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올해 대학교 신입생이 된 제 여동생이 며칠 전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저희 남매에게 끔찍한 폭언과 모욕적인 말을 일상처럼 퍼부으셨습니다. 저는 오빠로서 어떻게든 귀를 닫고 버텼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동생은 늘 부모님의 말에 난도질을 당하며 괴로워했습니다. 최근 들어 동생이 담배를 피우고 엇나가는 것 같더니, 결국 이런 자살 시도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동생이 대학에 가서 '나쁜 친구들'을 사귀어 담배와 약물에 빠졌고, 그 탈선 때문에 자살 시도를 한 거라며 동생 탓만 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평생 동생의 영혼을 갉아먹은 부모님의 '말'이 진짜 원인 같습니다. 부모님의 모욕적인 폭언이 동생을 끔찍한 선으로, 그리고 약물로 몰고 간 게 아닐까요? 제가 동생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안녕하세요, 동생분의 극단적인 시도로 인해 얼마나 큰 충격과 공포를 느끼셨을지, 그리고 부모님의 태도에 얼마나 깊은 절망감을 느끼고 계실지 오빠분의 참담한 심정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동생의 고통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계신 오빠분의 예리한 통찰이 동생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희망입니다.
부모님께서는 동생의 흡연과 약물 사용을 자살 시도의 원인으로 지목하시지만, 실제 임상적 관점에서 보면 오빠분의 생각이 정확히 맞습니다.
대학생의 자살 충동 및 자살 시도는 신체적, 언어적, 성적 가정폭력과 매우 강한 연관성이 있으며, 특히 이러한 자살 행동과 가정폭력 피해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현저하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훈육을 가장한 가정 내의 모욕이나 굴욕감 등의 '언어 폭력'은 자살 행동의 위험을 9.28배나 폭발적으로 높이는 매우 치명적인 요인입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다변량 회귀 분석 결과 '언어 폭력'은 자살 행동과 독립적이고 직접적으로 연관된 핵심 원인인 반면, 흡연이나 약물 사용, 심지어 신체적 폭력조차도 이 언어 폭력에 종속적인 영향을 받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즉, 동생분의 흡연과 약물 사용은 자살의 원인이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 폭력의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하고 파괴적인 대처 방식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정 내 언어 폭력은 결코 가벼운 잔소리가 아니라 신체적 폭력 이상으로 내면을 파괴하는 끔찍한 학대입니다. 동생분은 엇나간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다 한계에 다다른 것입니다.
지금 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해 환경으로부터의 분리와, 자신의 고통을 온전히 믿어주는 오빠분의 지지입니다. 부모님을 당장 설득하려 에너지를 소모하시기보다는, 동생분이 퇴원하는 대로 즉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연결해 주셔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에 새겨진 언어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위험합니다. 극단적인 선택의 위기에 놓인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가정과 사회가 실천해야 할 3가지 방안을 소개합니다."
1. 훈육을 가장한 '언어폭력'의 심각성 인지하고 멈추기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거친 비난이나 모욕적인 언사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아이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자살 충동을 부추기는 명백한 '폭력'입니다. 부모는 자신의 대화 방식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적 학대를 즉시 멈추어야 합니다.
2.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 특히 '여학생'에게 각별한 주의 기울이기
통계적으로 여학생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고, 그로 인한 자살 생각 및 시도로 이어질 취약성이 큽니다. 가정 내 폭력이나 학대 정황이 의심되거나 아이가 우울감, 약물(흡연, 음주 등) 의존을 보인다면 이를 자살의 강력한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세심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3. '비폭력적 양육'을 위한 부모 교육 및 예방 프로그램 참여하기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어떠한 형태의 폭력(신체적, 언어적 모두)도 배제된 건강한 훈육 방식을 배워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나 가족 상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폭력 없는 안전한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이의 극단적 선택을 막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Espinoza-Gómez, F., Zepeda-Pamplona, V., Bautista-Hernández, V., Hernández-Suárez, C. M., Newton-Sánchez, O. A., & Plasencia-García, G. R. (2010). Domestic violence and risk of suicidal behavior among university students. Salud Publica de Mexico, 52(3), 213-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