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야곱과 이스라엘에게,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
그들의 구원자시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으며, 그는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 너의 구원자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1,13-20
13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14 두려워하지 마라, 벌레 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
15 보라, 내가 너를 날카로운 타작기로, 날이 많은 새 타작기로 만들
리니, 너는 산들을 타작하여 잘게 바수고, 언덕들을 지푸라기처럼 만
들리라. 16 네가 그것들을 까부르면 바람이 쓸어 가고, 폭풍이 그것
들을 흩날려 버리리라. 그러나 너는 주님 안에서 기뻐 뛰놀고, 이스
라엘의 거룩한 분 안에서 자랑스러워하리라.
17 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 나 주님이 그들에게 응답하고, 나 이스라엘의 하
느님이 그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18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19 나는 광야에 향백나무와 아카시아, 도금양나무와 소나무를 갖다
놓고, 사막에 방백나무와, 사철가막살나무와 젓나무를 함께 심으리라.
20 이는 주님께서 그것을 손수 이루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
서 그것을 창조하셨음을, 모든 이가 보아 알고, 살펴 깨닫게 하시려
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1-15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
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12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
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13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
하였다. 14 너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 15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도 하늘 나라와 회개를 선포합니다. 그런데 마
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 때부터 하늘 나라가 폭행
당하고 있고,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라
고 하셨다고 전합니다.
헤로데 임금은 하늘 나라를 선포하는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자기들의 율법 해석으로 하느님의 통치에
다가가는 길을 열었다고 하지만, 실상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려 그들 스스로도 들어가지 않을 뿐더러 들어가려는 사람
들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마태 23,13 참조).
이렇게 세례자 요한은 고통을 받음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하늘 나라
를 거절하였음을 증언하고, 예수님과 제자들도 이와 비슷하게 하늘
나라 때문에 고통을 받으리라는 것을 말합니다. 하늘 나라가 폭행을
당한다는 말씀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복음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는 세대의 불순종과, 하늘 나라의 온전한 도래의 방해를 나타냅니
다(박영식, 『마태오 복음 해설』, 95면 참조).
하늘 나라는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입니다. 어떤 힘 있는 사람
이 다스리는 세상이 아니라 사랑이신, 올바름이신 하느님께서 다스리
시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떤 영토나 체제가 아닙니다. 하느
님의 사랑과 올바름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입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아픔은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데서 옵니다. 사람
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힘과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오직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세상은 다른 세상입니다.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세상은 하느님을 품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
게 위로가 되고, 사랑이 되고, 희망이 되고, 구원이 되는 새로운 세
상입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하느님의 사랑과 올바름을 가슴에 품고 따
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거기서 하느님 나라는 시작됩니다’(홍승의,
『푸른 물고기』, 40면 참조). (서철 바오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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