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이란 드라마는 보다 안 보다 하지만
어젠 끝 무렵에 TV를 켜니 한 간호사의 과거 회상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드라마의 등장 인물은 온통 신태환의 복수를 위해 사는 사람들 같아요.
[킬 빌]의 우마 서먼은 빌을 죽이기 위해 혼자 난공불락 고군분투 하는데
여럿이서 한 사람을 당장 어쩌지 못 하니 제가 나서 회합을 주도하고 싶어지더랍니다.
이렇게 산만하게 드라마를 전개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어요.
자, 신태환의 복수를 원하는 사람 다 모여봐.
각자 개별행동하지 말고 합심해서 작전을 짜면 쉬울 걸
왜 그리 어려운 길들을 가지?
이렇게 제가 그들의 보스가 되어 작전 지시를 하고 싶어지더래니까요.
그 여자 거물도 간호사 시절 신태환의 애인이었던 모양인데
신생아를 바꾸는 장면이 있는 걸로 보아
동욱이 신태환 아들이고 신태환 아들이 동욱이란 암시를 하고 끝나더군요.
이 쯤이면 결말이 너무 뻔해지죠.
우리나라 드라마는 버림받거나 비운의 여자들은 죄다 거물로 성공하는 것도 재밌어요.
여기선 제니스란 여자도 그렇고 간호사 했던 여자도 그렇고
이미숙도 부동산 재벌이 될 소지가 보이니 말이에요.
이런 확실한 장래 보장만 있다면 날 좀 제발 버려줘.
까짓꺼 한 번 쎄게 밟히고 말지....하지 않을까요?
이건 또 뭐야?
또 출생의 비밀야?
재벌, 출생의 비밀, 불치병, 기억상실....우리 나라 드라마 룰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잖아!
무엇보다 제가 젊은 주인공들과 함께 그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사람이라
대사나 말투 정황이 거슬리는 부분이 은연 중 많이 드러나 보입니다.
나연숙 작가 연세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김수현 작가가 세대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에 비해
나연숙 작가는 당신 20대에 머물러 계신 게 아닌가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는 80년대 초인데 젊은 주인공들의 말투는 왜정 때 인물들 처럼 신파적이에요.
아마 제가 작가였다면 김수현 선생 못지않게 배우들 닥달했을 거에요.^^
분명 덜 하진 않았을 겁니다.
스탭, 분장, 소품, 세트장까지....
첫댓글 ㅎㅎㅎㅎㅎㅎ선생님....출생의 비밀은 벌써 나왔던 얘기여요.....그래도 저는 거지아저씨라 부르는 이연희가 귀여워 봅니다..ㅎㅎ
보다 안 보다 한다니까. 출생의 비밀은 이미 깔린 거였군. 나도 이연희 귀엽고 이쁘더라구. 연기 어쩌구 저쩌구 해도 오히려 어설픈 게 귀여워. 그 나이엔 실제 말투도 어설픈데 너무 연기 잘 하면 [연기]하는 거 티 나지. 우리 실제 말투가 드라마적이진 않잖아. 그걸 자연스럽게 만드는 게 김수현 선생이야. 실생활의 언어 그대로.
김수현 선생님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죠.
ㅋㅋㅋ 이미숙인뎅...ㅋㅋㅋ
수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