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거나,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자퇴를 고민하는 아이. 이 위기의 기저에는 단순한 학업 스트레스가 아닌 또래 관계에서의 '사회성'과 '심리적 건강'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습니다."
Q. 선생님, 학교를 그만둔 아이의 끝없는 우울증 때문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저희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오랜 고민 끝에 고등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처음에는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알바도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는데, 밖을 나갈 때마다 마주치는 주변 사람들의 색안경 낀 시선과 "자퇴생"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고 "어차피 난 실패자야"라며 무너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있어도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나는 긍정적인 아이였는데, 지금은 작은 일에도 깊은 우울감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네요. 자퇴생이라는 낙인이 아이의 원래 밝았던 회복력마저 다 갉아먹고 우울증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너무 두렵습니다. 부모로서 제가 어떻게 도와줘야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자퇴 후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상처받고 우울해하는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시며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지 부모님의 무거운 심정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아이가 예전의 긍정적인 회복력을 잃어가고 우울감의 늪에 빠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부모님께서 정확히 짚어주신 것처럼, 아이의 우울증은 단순히 자퇴라는 '사건'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이후 겪게 되는 '사회적 낙인'과 고갈되어 버린 '자아탄력성'에서 비롯된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의 학교 밖 청소년(자퇴생)들을 4년간 추적 관찰한 패널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과 우울 증상은 자퇴 직후에만 반짝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나 역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딛고 일어서는 마음의 근력인 '자아탄력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감소합니다.
즉, "자퇴생"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사회적 낙인)이 아이의 자아탄력성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고, 이렇게 낮아진 자아탄력성이 결국 깊은 우울 증상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매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예전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마음의 방어막이 따가운 사회적 시선에 의해 무너져 내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아이에게 "검정고시 공부는 언제 할 거냐", "언제까지 누워만 있을 거냐"는 식의 조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선 가정에서만큼은 아이가 '자퇴생'이나 '문제아'가 아닌 온전하고 소중한 한 명의 존재로서, 타인의 부정적인 평가나 편견 없이 지지받고 이해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방어막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역경을 이겨내는 힘인 자아탄력성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적절한 개입과 훈련을 통해 충분히 회복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낙인감을 극복하고 우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체하지 마시고 청소년 심리 상담 전문가를 찾아 아이의 자아탄력성을 키워주고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 맞춤형 개입을 시작하시기를 간곡히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자퇴를 막기 위해서는 억지로 학교에 밀어 넣는 것보다, 아이가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고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1. 조건 없는 지지로 '자아존중감' 높여주기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학교라는 사회적 환경에 흥미를 잃고 겉돌며 자퇴를 선택하기 쉽습니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안전하다는 느낌은 아이의 자존감을 안정적으로 발달시킵니다. 아이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가정에서 먼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마세요.
2. 또래 압력에 휩쓸리지 않도록 '정신 건강' 살피기
청소년들은 친구들을 무작정 따라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심리사회적 문제나 중독에 빠져 자퇴에 이르기도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갑자기 변하거나 친구 관계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하다면 학교 상담사나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의 조기 개입을 통해 건강한 교우관계를 맺고 위험 행동을 피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3. 든든한 사회적 울타리인 '안정적인 가족 환경' 제공하기
결손된 가족 구조나 가족 간의 갈등은 자퇴를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입니다. 아이가 친구들의 부정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학업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족 내에 조화롭고 지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아이를 지켜주는 든든한 사회적 방어막이 되어주세요.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Lawrence, K. C., & Adebowale, T. A. (2023). Adolescence dropout risk predictors: Family structure, mental health, and self-esteem. Journal of Community Psychology, 51, 12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