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원장 인터뷰 , 이석연, 1년 만에 대통령 경질로 사퇴
이재명 언어 일관성 결여·신뢰 상실 지적, 국민 신뢰 하락·국정 난맥상 우려 확산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3일 입장문에서 “제가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지 이재명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이재명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가 그간 때로는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말했던 직언을 국정 운영 과정에서 그 편린이나마 반영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저에게 기대와 관심을 기울여 주신 국민 여러분께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위원장에 임명된 후 이재명과 민주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왔다. 작년 12월 언론사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내란전담재판부 신설, 법 왜곡죄 등에 대한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고, 지난 5월엔 이재명과의 간담회에서 “이재명의 일거수일투족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여러 차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이재명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이후 이 위원장은 국민소통비서관실을 지목해 “사사건건 국민통합위와 위원장 본인의 행보에 관여하고 불필요한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서러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었다.
최근에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제 민주당 당대표 선거도 끝이 났고,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이재명을 향해 민주당 탈당을 요구했었다. 당시 민주당 김민석 등 민주당 사람들은 “수용 못 할 논리”라고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다음은 이날 이 위원장 사퇴 직후 언론사와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임기 1년 만에 그만두게 된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나.
“사실상 이재명에게 경질된 것이다. 내 직언이 이재명과 측근들이 보기에 일사불란하게 국정을 추진해 밀고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는가. 날 걸림돌로 생각하는 것에 자괴감을 갖고 서럽긴 하다. 작년 언론사 인터뷰를 한 후 이재명과 통화에서 ‘정권을 잡기 전 약속한 말을 다 기억하고 있고, 그렇게 나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 그런 게 사라져 가는 게 권력에 도취해서 그런 건지, 너무 자신감과 자만에 차서 그런 건지, 주변 지지자들 눈치를 보며 그쪽에만 얽매여서 그런 건지 참 안타깝다.”
-최근 발표한 2기 내각 어떻게 보나.
“이번에 개각을 전면적으로 했어야 한다. 장관은 물론 이재명 측 수석도 전체를 거의 바꾸다시피 했어야 한다. 특히 이재명 사건 공소취소 모임 대표를 지낸 사람(친명계 민주당 김승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일은 피했어야 했다.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는가.”
-지난 1년간 이재명에게 아쉬웠던 점은 뭔가.
“언어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라 본다. 이재명도 ‘나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민 생활뿐 아니라 국민 통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는데, 계속 언어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재명의 말은 무게감이 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 역시 이재명이 초반에 필요성을 언급했었는데, 민주당에 이끌려가지 않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를 했으면 상당 부분 신뢰가 회복됐을 거라 본다.”
-이재명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이재명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전반적으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고, 국민은 이재명이 실용주의 정책으로 나가리라 기대했는데, 1년 3~4개월 지켜보니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나 유시민 씨 발언 등 민주당권 내 불협화음 문제는 지엽적인 이유라고 본다.”
-공소 취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꺼낼수록 국민적 괴리감만 멀어진다. 이재명에 대한 사실관계가 왜곡돼 조작 기소가 됐다는 전제하에, 이재명이 향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나중에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나서 그때 취소하면 될 일이다.”
-개헌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헌은 반드시 해야 하고, 성공하면 이 정부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 연임 문제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 현행 헌법을 파괴하거나 헌정 쿠데타에 의하지 않는 한 이재명은 개정된 헌법 하에선 출마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재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두 가지다. 첫째,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것. 둘째, 전직 대통령의 흑역사가 되풀이되면 안 된다는 것. 전직 대통령들의 흑역사는 국가적으로, 국민 정서상으로 창피한 일이다. 내가 직언하고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모두 그것 때문이라는 것을 이재명이 알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