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선민의식으로 천 년 단위를 뛰어넘어 예수살렘으로 돌아온 이스라엘이다. 물론, 그들이 정말 선택받은 종족일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는 걸 뭐라 할 생각도 없다. 문제는 그들이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저지른 짓이 너무 끔찍하다는 점이다.
영화 <뮌헨>을 보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재능이 감탄했던 적이 있다. 어느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은 태도와 놀라운 완성도. 이 양반은 정말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8년이 지나 지금의 이스라엘을 보고 나니, <뮌헨>을 다시 볼 용기가 사라졌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저지르는 끔찍한 살육. 어린아이, 임산부 가릴 것 없이 죽인 뒤 그 모습을 보며 웃을 수 있는 그들의 표정에서 악마의 모습을 보곤 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스필버그는 소년을 죽이고 오열하는 미군 병사의 모습을 그렸다. 전쟁 상황에서도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 임산부를 죽이는 건 죄악이다. 약자들을 죽이고 나서 그 죄책감에 정신 질환을 앓게 된 병사에 대한 이야기야 널리고 널렸다. 비이성적인 전쟁 상황에서 드물게 지키려 노력하는 불문율이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스라엘은 어떤가. 어린아이나 임산부이기에 더 집중해서 죽이는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이스라엘에 테러를 가할 싹을 자르기 위함이라 말한다. 그들의 모습에선 죄책감이 아니라 즐거움만 가득하다.
이미 백린탄을 비롯한 국제법으로 금지된 무기들이 사용된 것에서 '평화'는 깨졌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구하기 위해 참여한 UN 구호기구도 공격했고, 어린아이들을 모아서 치료하던 의사까지 저격해서 죽였다. 그들은 이미 악마다. 유럽의 힘을 빌려 팔레스타인을 장악한 뒤 나라를 세웠다. 그런 이스라엘에 '평화롭게 지냅시다.'라고제의한 팔레스타인의 슬픔조차 묵살하고 죽이고 또 죽이고 죽였다. 심지어 팔레스타인에 도움을 주려는 이들까지 죽이려 들었다.
이제 <뮌헨>도무의미해졌다.
갤 가돗은 여군 출신이다. 물론, 여군이라고 해봤자, 일종의 홍보 모델에 가까웠을 테지만, 여성도 병역의무를 지니는 이스라엘이기에 그녀 역시 악마들의 행군에 동참했을 거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설사 동참하지 않았더라도 '이스라엘의'여군 출신이라는 것에서 그저 섬뜩함을 느끼고 만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팬이 되었고, 여군 출신이란 정보엔 섹시함을 느꼈던 자신이 더럽게 느껴진다. 뭐가 어쨌든 이스라엘이란 있을 수 없는 나라 출신이 아니던가. 악마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
나탈리 포트만의 오랜 팬이다.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을 보면서 팬이 되어 지금도 팬이다. 그녀가 오드리 햅번을 롤모델로 삼았을 때, 의식도 훌륭한 배우구나 하면서 감탄했었다. 그러나 얼마 전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연예인 목록에 나탈리 포트만이 있었던 것. 그럴 리 없다고 여기면서 여러 정보를 찾아봤다. 본래 루머라는 건 거짓과 과장이 잔뜩 섞이는 법이지만, 나탈리 포트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여러 루머 가운데 10%만 사실이 있어도 그녀는 악마 중 한 사람이다. 오드리 햅번을 입에 담았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악마. 더는 그녀의 팬이라 말할 수 없다.
부디 갤 가돗이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대했다던 일부 이스라엘 시민이었길 바란다. 나탈리 포트만은 대학 시절 이스라엘의 정책을 비판한 하버드 대학교 교지를 보고 항의했던 것이 철없는 행동이었음을 밝힐 필요가 있다. 물론, 꿈 같은 이야기다. 지금 미국에서 이스라엘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간 일하던 분야에서 매장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더는 두 여배우의 팬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 <뮌헨>으로 유대인 각성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한 생각 역시 유보한다. 아니. 유대인 출신의 연예인들이 그냥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