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28일에는 남동생 가족과 우리가족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경남 사천의 우주 항공박물관, 삼천포항에 가서 싱싱한 회와
매운탕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고성군 해변에 변산 채석강과 흡
사하고 공룡발자국이 있는 아름다운 상족암을 관광하고 남해를
경유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와 남원으로 돌아왔었다.
무계획이었던 휴가를 28일 오전에 관광회사를 하는 선배님한테
전화하여 다음날 제주도 비행기표 좀 구해 달라고 했더니 약
10분후에 표를 구해 놓았다고 전화가 와서 7월 29일부터 3박 4일
로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군용헬기 1회, 소방헬기 1회, 제주도 단일 출장때 1회만 타
보았던 나는 집사람과 단둘이서 제주도로 처음 여행을 가게되니까
신혼여행 가는 기분이었다.
제주도에는 나의 막내 여동생이 살고 있어서 숙박할 곳이 없으면
여동생 집에서라도 잘 수 있겠다는 믿음 때문에 무조건 출발하여
갔던 것이고, 첫날은 제주공항에서 동생을 잠깐 만나고 바쁜 동생
한테 신세를 지지 않으려고 1일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제주도!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런데 볼만한 곳은 소인국 테마파크 등 4군데 밖에 가지 않았으나
나의 매제와 여동생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소인국 테마파크와 소인국
미니월드에 설치하여 놓은 국보 제1호인 남대문과 세계 유명한 건축
물등을 축소한 작품들을 모두 만들어 납품하여 그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에 설레었다.
서귀포항에서 문섬을 돌아보는 유람선을 타고 섬 한쪽 모퉁이를 돌
고 있을 때였다. 문섬에서 낚시를 하던 남자 한분이 유람선을 향하여
등을 보이더니 갑자기 약 0.1초 사이에 하얀색 추리닝을 엉덩이가 보일
때까지 내렸다 올리는 것이었다. 그 분은 순간적으로 그렇게 용기 있
는 모습으로 유람선에 타고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유람선에서 그 모습을 본 관광객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유람선 안내를 하는 분은 마이크를 잡고 있으면서 "저 양반
은 성이 백씨고 이름이 수입니다"하고 말하여 다시 한번 크게 웃었
다. 지금 생각해도 그분은 정말 멋쟁이 아저씨가 분명한 것 같다.
7월 30일에도 나는 전날 이용했던 관광차를 타고 관광할 수 있게 여
동생한테 태워다 달라고 하였더니 제주 시내방면으로 가다가 운전수
맘이라며 제주도 일주를 시켜주었다.
역시 나의 동생이어서 그런지 내가 감성적인 것을 알고 영화박물관도
가고 동생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에 대하여 모 신문사 기자님과 취재
인터뷰를 할 때 만난 사진 작가님 이라며 내가 사진을 좋아 하니까
전시회 하는 데를 안내하겠다며 서울에서 제주에 여행 왔다가 필름에
미쳐 사랑하는 여인도 멀리하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서 20여년 동안
제주에서 작가 생활을 하며 폐교한 초등학교 교실을 전시실로 만들어
사진 전시회를 하고 있는 김영갑 갤러리로 나를 안내했다.
약간 긴 머리를 여자처럼 뒤로 묶고 건강이 다소 좋지 않다고 하는 김
영갑 선생님은 도시의 전시실 못지 않게 깨끗하게 전시실을 꾸며놓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하면서도 혼신의 힘으로
만든 작품 수천 점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정말 무서운 작가의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았다.
내가 전시실을 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인사를 하자 김영갑 선생님은 작품 3개를 1장에 담은 포스터 사진 12장을 넣은 것을 통째로 주시는 것이었다.
조그마한 작품 1개라도 남을 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몸둘 바를 모
를 정도로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그곳에서 나와서 동생은 중산간부 목장지대로 차를 몰았다. 막히지도 않고
확 트인 곳에 가면 오빠가 좋아하는 사진도 찍어보고 기분도 좋을 것이라
며 서부의 목장지대 같은 곳으로 갔는데 비포장 길을 가다 보니까 길이
막히고 소똥이 목초지 입구에 널려있고 파리가 득실거리는 곳까지도 갔었다.
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휴양림이고 국립공원이었고 확트인 바다를 보고 파
도 소리를 들을 때도 좋았고, 그런 곳에서 통키타 라이브 음악을 들으니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더 좋았다.
.
제주도 여행 3일째는 성산포 쪽을 갔었다. 드라마 "올인" 촬영지에는 주차
장에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었다.
그곳 촬영 현장의 교회건물 세트장은 화려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아름다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것 같
았다. 그것은 그곳 환경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나리오를 쓴 작가, 연출
자, 출연진 등 많은 관계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타
난 아름다운 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집사람과 다정하게 손도 자주 잡고 다니며 편안한 여행을 하고
돌아와 8월 2일 토요일엔 소리 선배와 고흥반도 끝자락까지 스케치 여행
을하고 돌아옴으로써 하루도 집에 머물지 않고 시원한 외출을 다녀 왔
었다. 또 가고싶다. 그 바닷가...
첫댓글 소중하고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참으로 부럽고..좋은 여행을 하고 오셨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선묘님 저는 아직도 제주도 하면 그 밤의 어영서치라이트의 바닷가가 생각이 나요 ㅎㅎㅎ^^] 우리 언제나 또 가서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까요?
빈지게님^^정말 알찬 휴가를 보내셨군요... 제주 여행도 멋진 분도 만나고..보너스로 엉덩이도 보고^^...글구..청솔님 어영바닷가의 파도소리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미소 잃지 마시길..^^*
청솔님! 선묘님! 제주도 참 좋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