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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면사무소 앞에서 곧장 11구간을 시작합니다...
먼저 좌측으로 비스듬히 난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산자락 아래 평화롭게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입니다...
그곳에서 찾아낸 너와집...돌담집...황토집...
장작을 때는 듯한데, 내부구조가 궁금해집니다...ㅎㅎ
길을 건너 노은마을로 들어섭니다...
마을 중간에 있는 성황나무...그 아래에 조금전 같이 올라오셨던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서 이야기를 거십니다...
대추나무 묘목을 손에 곡 쥐고 계신데, 진안장날이라 한개에 8,000원이란 거금을 주고 사셨다고...
흠...청도같이 대추나무가 흔한 곳에서는 좀 더 쌀텐데...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을 곳곳에는 벽화들이 남아있었는데, 많이 바래졌습니다...
용담호에 관한 시도 남아 있어서 눈길을 끄네요...
마을을 벗어나 나오니 제법 너른 뜰이 나타납니다...
멀리 산에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멀리 드디어 용담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른 이 들의 이름이 정두뜰이라고 하네요...
댐 부근에 이르니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체련시설들입니다...
여기저기 수몰비와 망향비들이 보입니다...
트랙을 따라 죽 걸어가니 점점 댐이 다가섭니다...
체련시설을 나오니 도로도 3각지, 그리고 11구간과 11-1구간인 감동벼루길 분기점입니다...
가보고는 싶으나, 오늘의 일정이 너무 힘들고 빡빡해서 패쓰...
도로 건너 댐 아래쪽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좌측길로 올라가면 댐 옆으로 해서 댐 상부로 이어지는 진안고원길입니다...
우측에는 위령비가 서 있는데, 너무 외진데다 뭔지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
그런데, 여기는 뱀이 많다고 조심하라네요...헉...!!! 물론 지금은 아직 없겟지만...
댐을 따라 올라갑니다...
그리고 댐 맨 위쪽에 이르면 좌측으로 길이 꺾어져...
댐위를 이렇게 걸어서 지나갈 수 있게 해뒀습니다...다만, 5시까지 시간제한이 있으니 모두들 유의!!!
댐 위에는 벽면에 아이들이 정성들여 그리고 구워낸 도자기들이 붙어있고 작가들이 헌 쇠붙이로 만든 여러 환경관련 작품들을 전시해두고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의 햇살에 반짝이는 용담호의 반대쪽으로는...
금강의 물길이 위세도 힘도 없이 그저 조금씩 흐르고 있을 따름입니다...
물론, 필요한 만큼의 물도 필요하고 조절용으로도 필요하다지만 강도 죽어버리고 수몰민들의 애환도 낳고...
섬진강물이 옥정호와 운암댐을 거치며 실줄기처럼 변해버린 그 모습에 힘들어하기도 하였는데...
여기도 시원하게 강물이 흐르면 참 좋을텐데...
이렇게 철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목적지 물문화관에 도착, 차를 찾아 진안읍으로 가서 숙소에 체크인 하고 바로 제일피순대국밥집으로...
오늘은 힘이 들었는지 어쩐지 듬뿍 먹고 싶어져서 수육도 작은 거 하나를 따로 시켜봅니다.
씁쓸한 마음을 습쓸한 소주로 달래며 이렇게 19.7km의 기나긴 장정을 마무리해봅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씻고 정리하고 안천으로 가서 다목적운동시설 부근에 차를 대고서 11구간 남은 길을 역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어제 물문화관에는 차를 한 대 미리 대두고 와서 오늘은 그곳까지 이어갑니다...
안천마을도 역시 큰 수몰민들의 이주지역입니다...
오늘의 시작도 잔뜩 흐린 날씨처럼 조금은 무겁고 아픈 마음을 가지고서 망향의 동산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작년 11월에 망향제를 지냈군요...
이젠 왠만하면 플래카드는 뗐으면 좋겠는데...어쩐지 미련이 남는 것일까요...?
망향의 동산에 서서 안천면 소재지를 내려다봅니다...
이 많은 분들이 저 용담호속에 집을, 고향을 묻고 나오신 것이겠지요...
망향의 동산에서 오솔길을 따라 갑니다...
저 큰 소나무 아래 비석도 망향비입니다...
곳곳에 존재하는 망향비를 보니 아직도 이분들의 마음속에는 잃어버린 고향을 여전히 생각하시는 마음들이 있구나...싶네요...
안천면 소재지 안쪽으로 들어가니 언덕을 넘어 가는 길이 이어집니다...우측 소롯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젠 산속으로 길이 이어지고...
옆으로는 은사시나무가 우리들을 반겨줍니다...
어이쿠...!
애주가분이 계신가 보네요...
저 병 이젠 팔아도 제법 돈이 되것습니다요...ㅎㅎㅎ
잠시 이렇게 분위기있는 오솔길을 아침부터 푹신하게 밟고 지나가봅니다...
도로를 건너니 배실마을이 보입니다...
앞에 보이는 마을이 하배실, 위쪽으로는 중배실, 저 위는 상배실 마을이랍니다...
하배실 마을에는 당산나무가 우람하게 서있습니다...
중배실 마을로 올라가는 길목에 본 폐허같은 학사와 묘역...
앞의 돌에는 통고문이 새겨져 있었는데, '혜공 김선생'이란 구절이 나오고 임란때 홀로 그들과 맞섰다는 이야기와 이곳에서 유학을 가르친 이야기도 나옵니다...
좀 더 자세히 찾아봤습니다...
원래 배실마을에는 장수 황씨들이 살았는데, 하배실에 낙안 김씨들이 입향하여 서로 라이벌같이 이곳 마을을 발전시켜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배실의 양혜공 죽강 김빈길이란 분이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조선 태종때 병조판서까지 지냈으며, 세자를 가르치는 사부였다고 합니다...그분이 낙향하여 이곳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그 명성이 자자하여 순조때부터 위패와 영정을 이곳 화천사 사당에 모시고 옆으로는 학당인 명륜당을 지어 춘추로 향사를 모셔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쩌다가 이렇게 심하게 피폐해져 버렸는데, 우리들의 가치관 혼란과 전도현상이 이농현상과 맞물려 이렇게 되어버려 안타깝네요...
다시 도로를 건너면 중배실 마을입니다...여기서부터 상배실마을까지 고샅길을 따라 올라가게 될 듯합니다...
어느 집 대문앞에 걸린 글...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모습...
그렇게 마을 위쪽을 돌아 빠져나가게 됩니다...
도로를 따라 한참 올라가면 이렇게 쌍교봉 아래 가장 마지막 마을이자 묵방골이 되는 곳에 도라마을이 위치합니다...
도라마을은 정말 옛 산골의 마을이 가지고 있는 정취를 지금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그런 동네입니다...
개들이 집어대면 온 골짜기로 울려퍼지는 막다른 곳의 끝마을입니다...
그래도 하루에 서너 번 버스가 들어오네요...지금 마을회관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 커브를 틀어 내려가면 버스종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버스종점 앞에서 난 임도를 따라 도라곡을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멧돼지 발자국과 배설물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한 흔적, 그리고 산으로 오르내린 흔적들을 보며 길을 내려갑니다...
산에는 이들을 막기 위한 펜스가 길게길게 둘러쳐져 있어서 제법 피해가 많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임도를 빠져나오면 도로를 만나서 약 4.8km를 거의 도로로 걷게 됩니다...
7km를 통과하고 있군요...
남은 구간이 총 5.3km정도란 이야기입니다...
장등마을 입구 버스 정류소에서 잠시 물 한 잔 먹고 쉬어갑니다...
저 버스정류소의 자리에는 따뜻한 열선이 들어가있어서 잠시 얼덩이를 지지고 가기에 좋습니다...
도로에서 잠시 벗어나 묵은 길을 따라 갑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산쪽에서 멧돼지 울음소리를 들었는데, 잠시 기다리다 뒤를 돌아보니 산으로 작은 멧돼지 한 마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ㅎㄷㄷㄷ...
중간에 더덕을 캐는 부부의 모습도 보고...
구곡마을 입구로 빠져나가는 길이 참 예쁩니다...
구곡마을회관 앞에서 다시 도로를 만나 걸어갑니다...
이제 다시 용담호의 끝자락을 만나게 됩니다...
물위에는 오리들이 한가롭게 헤엄을 치고 있고 그 파문이 곱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날이 점차 개기 시작하니 오늘도 조용한 호수는 푸르른 코발트 빛으로 조용히 침잠해있습니다...
지나친 약재가게 앞에서 말리고 있는 겨우살이...요즘 참 귀한 것이죠...
드디어 저기 용담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길은 구비구비 돌아가야만 합니다...
지장산 등산로 입구입니다...여기까지도 구곡마을이군요...
요기 못미처 우측의 산자락에서 돌이 떨어지길래 뭔가 해서 보니 고라니 한 마리가 후닥닥 튀어갑니다...
드디어 댐 공원 입구입니다...
조~기 도로교통표지판 부근에 살짝 낮은 담장이 바로 진안고원길의 진출입로랍니다...ㅎㅎㅎ
안으로 들어가서 펜스를 따라 걸어갑니다...
여기에도 곳곳에 폐고철로 만든 환경관련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문화관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12.3km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진안고원길은 1구간에서부터 12구간까지 모두 연결되었습니다...
이제 4월 초 13-14구간만 걷고 나면 모두 끝나게 되네요...
보지 않았더라면 용담댐과 용담호를 어찌 생각하며 걸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현실적 필요성과 자연의 법칙이 상충되는, 그리고 그 와중에 인간의 애환이 스며드는 댐건설은 참으로 여러가지로 생각해야할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점심은 화심으로 가서 화심각 물짜장과 홍합짬뽕으로 먹고 헤어져서 집으로...
길이 밀리지 않아 5시 조금 지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첫댓글 님의 후기글에 감사드립니다
매번 감사함을 드립니다
어제 11코스 완주했읍니다
내일 12코스도 참조하면서 정처없이걸어볼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날씨가 좋아서...
또 바람이 불어서...
참 좋은 길을 걸으셨겠군요...
저의 글이 도움이 됙고 있다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신명나게 걸어가시길...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