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스마트폰’ 없이 생활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만큼, 스마트폰은 이미 일상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2007년 스티브 잡스로 인해 세상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은 세상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그 후, 지구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스마트폰의 행성’(Planet of the phones)이 되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에서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내용을 지난 2월 발표했다. (원문링크)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기계에 속하는 스마트폰은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80퍼센트(%)가 소유할 것으로 보인다. 즉, 스마트폰은 앞으로 더욱더 깊숙하게 생활에 침투할 것임을 의미한다.
직접회로 발전으로 기기의 소형화가 가능해졌고, 데이터 전송의 비용이 하락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가능하게 됐다. 마차에 엔진을 장착하고 등장했던 자동차, 시간을 계량한 장치인 시계가 삶에 영향을 준 것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역시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 없는 일상 생활은 더이상 상상하기 어렵다. 일부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초조하고 불안을 느낀다. ‘노모포비아’ 증상이다. ⓒ ScienceTimes
그래서 종종 스마트폰이 없을 때, 초조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를 두고 바로 ‘노모포비아’(nomophobia)라고 한다.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로, 스마트폰 중독이나 금단현상을 뜻한다. (관련링크)
만약 스마트폰을 수시로 만지작거리거나 손에서 떨어진 상태로 5분도 채 버티지 못한다면, 노모포비아 증후군이라고 해도 무방한다. 강제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당했을 경우,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면 역시 노모포비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노모포비아는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2012년 2월 영국의 보안업체인 시큐엔보이(securenvoy)는 영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6퍼센트(%)는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감을 느끼는 노모포비아로 고통받고 있음이 밝혀졌다. (원문링크)
이는 4년 전 조사했던 수치보다 11퍼센트(%) 증가한 수치이다. 문제는 노모포비아를 겪는 사람 중 25퍼센트(%)는 휴대전화 사용 도중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으며, 20퍼센트(%)는 과도한 메시지로 손가락 통증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정신적 불안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스마트폰 이용자 3명 중 1명 꼴로 나타나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뜻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도 별 반 다를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 3명 중 1명 꼴로 노모포비아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한국인 4000명을 대상으로 2011년 11월 조사한 결과이다. (원문링크)
12~59세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는데, 응답자 중 77.4퍼센트(%)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전년도 조사 때보다 10퍼센트(%) 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갈수록 노모포비아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이 없거나 찾지 못해 불안감을 느끼는 비율도 35.2퍼센트(%)에 달하면서, 상당수가 노모포비아 증세를 경험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35.2퍼센트(%)는 친구나 가족과 있을 때에도 스마트폰만 계속 이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대화 단절의 한 원인이 된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폰과 동침하지 말라”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디지털 기술을 더 스마트하고 유익하게 즐길 수 있다.
보다 똑똑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노모포비아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간단한 수칙 몇 가지만 지키면 된다. 먼저, 스마트폰과 동침하지 말아야 한다. 침실이나 이불 속으로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바구니 같은 것을 마련하여 심야에 스마트폰이 있어야 할 자리를 지정해두는 것이다.
산책이나 조깅을 통해 뇌와 스마트폰이 휴식할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중하고 싶은 시간이나 심야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하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을 잠재우고, 스마트폰에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중독 증상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10대의 경우, 게임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인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생활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