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갈밭에 행운을 걸어놓고 우렁찬 목소리 두루루루 뚜루루루 북서풍 불면 바다에 놀고 바다물 차면 논에서 놀지 갯벌에 고개 떨구어 놓고 선비처럼 걷는 멋진 흑두루미 새 따뜻한 남쪽이 좋다며 가을을 물어다 둥지 틀어놓고 행운을 전해 주려나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새야
흑두루미 사랑 2
순천만 좋고 날씨도 좋은데 누가 날아 오려나 보나마나 빨간 모자 쓰고 긴 다리 가진 흑두루미 겠지 부리에 갯벌 묻은 미꾸라지 물고 갈대밭 위를 날겠지 뚜루 뚜루 뚜루 뚜루 뚜루 뚜루 흑두루미 노래 하면 사랑을 부르고 순천만 가을빛 번진다
흑두루미 사랑 3
두루미가 운다 갈꽃 빛깔로
일부일처 님을 애타게 부르며
갈숲에 깃털모아 알을 숨겨 놓고 갈꽃 같은 울음만 보인다
흑두루미 사랑 4
늦 가을 오후 였다 한 쌍 두루미가 날아와 정원에 서서 두루미 언어로 노래한다 꽃밭을 돌고 왔는가 은목서 먹고 왔는가 꽃 향내를 풍기며 검은 눈망울 굴리는 흑두루미 새 한쌍의 두루미가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를 노래하는 춤을 추었다 두루미의 사랑춤 라틴댄스 일까 얼마나 고귀하고 신비로운 일인가 그 멋진 모습을 오래 오래 보고 싶었지만 무지개 처럼 하늘을 향하여 soar 했다 자유를 노래하던 두루미 2월28일 흑두루미 날 기억하겠지
가을이 떠나네요
가을이 너무 좋은데 바람결에 흔들리더니 떠나네요 가을이 너무 좋아서 오색 단풍 따다가 책 안에 넣어놓고 들국화 따다가 차 만들고 겨울에 먹으려 감 말랭이 해두었는데 낙엽 한 장 남겨두고 떠나네요
가지말라고 , 가면 안된다고 붙잡고 싶었는데 소리없이 말없이 학처럼 훨 훨 날아가네요 무엇이 그렇게 힘들게 했나요 천명에 따라서 가는줄 알지만 조금만 더 함께 있었더라면 지리산 처럼 멋진 모습으로 남았을 것을
숲에서
벌과 꽃 그들의 노래 삶의 헌시 깨어나라 오 자리에서 일어나라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아라 숲의 말이 귓전에 들린다 불타는 바다가 내 갈증의 화음에 젖게하고 내가 내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길은 악기가 되어 달콤한 아픔의 곡조 소리 내지 않은가 세상 기쁨과 온갖 슬픔의 곡조로 숲의 생명을 사랑으로 깨워주리라
쌀이 되기까지
3월부터 싹을 틔워 못자리 하고 초파일 쯤에 모내기 한다 여름 태풍 잘 보내야지 풍요릅고 가을 장마가 오면 흉년인데 먼 가을 장마가 이리도 길다냐 서민들이 배불러야지 겨울이 따숩고 세상살이 편할텐데
사람의 사랑도 일생에 한 번 흔들어 깨우듯 기쁨에 넘쳐 풍요로운 벼농사 사람의 손이 88번 어루만져야지 쌀이 된다는데 가을 장마 긴 탓에 서민들 배고프고 세상 사람 시끄럽겠구나 배가 불러야 안싸우고 일도 잘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