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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다고 몸부림치기엔
아직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럭저럭 살망하다고 하기엔
이별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요.
처음부터 만나지 말걸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고
우리가 정말 헤어지는구나 인정하기엔 아직 이르죠.
이럴 거면 왜 처음부터 잘해주었냐고 원망하기엔
내가 누린 행복이 컸고
그 행복을 감사하기엔 지금 내게 닥친 불행이 너무 커요.
아무데서나 흑흑거리고 울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고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면서 웃어버리기엔 아직 어리고
사랑한다고 말하려니 곧 버림받게 생겼고
사랑했다고 말하려니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을 이렇게나 사랑해요.
눈물이 나지 않으니 울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울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엔 목구멍이 너무 아파요.
이미나 <I love you>
나는 사람들이 웃는 게 너무 웃겼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고 다니나 싶었거든.
그 때 나한테는 온통 세상이 그래 보였어.
즐거울 일도 없고 깜짝 놀랄 일도 없고 화낼 일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맛없어서 못 먹을 것도 없고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우중충한 회색처럼.
그렇게 살던 내 옆에 네가 있었어.
너는 컬러풀하잖아.
좋아하는 것도 엄청나게 많고 싫어하는 것도 엄청나게 많고
맛있는 걸 먹으면 행복해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한 번 삐딱해지면 온 세상이 싫어진 못된 얼굴을 하고.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움직이더라.
방 안에 늘어져서는 며칠씩 꼼짝도 하지 않다가도
네 전화가 오면 몸을 벌떡 일으켜 5분 만에 집에서 나가더라고.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직도 누워만 있었을 거야.
너는 나한테 그런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는 이미 그걸로 나한테 해줄 거 다 해준 거나 마찬가지야.
원래 더 좋아하는 사람이 더 행복한 거잖아.
이미나 <Everyone say I love you>
올 겨울도 많이 추웠지만, 가끔 따스했고
자주 우울했지만, 어쩌다 행복하기도 했다.
올 겨울의 희망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봄이고
봄을 믿을 수 있는 건 여기저기서 달콤하게 속삭이는
봄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
하늘의 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박완서 <봄에 대한 믿음>
기억은 공기 중의 습도와 일조량의 바람의 속도를
프레임 속에 넣고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과 나의 기억을 가두어 버리지.
함께 했던 사람은 사라지고,
풍경은 늘 그 자리에 남는 거야.
가장 마지막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황경신 <풍경은 가장 마지막에 남는다>
추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추상화를 보면서 즐거워 할 수는 있다.
작품의 의도 같은 건 몰라도 작품을 사랑 할 수 있다.
그 사람을 다 알아야 그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황경신 <그림 같은 세상>
계절은 가고 계절은 또 오고
바람은 가고 바람은 또 불어오고
비는 멈추고 비는 또 내리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생각하고 있는 나는
아픔인 것과 아픔이 아닌 것의 차이는
원태연 <소녀와 비>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즐겁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쁘다.
하지만, 그 기쁨은 언젠가는 슬픔으로 변한다.
좋아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사라지니까.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슬픔도 많다.
에쿠니 가오리 <차가운 밤에>
그렇다면 사랑이란 일종의 병이 아닌가?
그 것도 가장 아름다운 병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 중 가장 끔찍한 병.
그 것도 아니라면 혹은 사랑은 독이 아닐까?
양이 얼마냐에 따라 가장 큰 축복이 되기도 하고,
재앙이 되기도 하는 그런 독 말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사랑을 생각하다>
자기 이해에 따라 상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원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하는 것이 그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에,
사랑은 바로 그런 이유로 내 곁에 머물러야 한다.
에단 호크 <웬즈데이>
간단하고, 예견 할 수 있고,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시간을 죽이기만 할 뿐 생활의 중심은 될 수 없는.
왕원화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
그런 때에서야 나는 깨닫는다.
정말 마음에 든 사람끼리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술래잡기를 한다.
타이밍은 영원히 맞지 않는다.
그러는 편이 낫겠다.
둘이서 운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둘이서 웃는다면 몰라도.
요시모토 바나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서로 사랑하며 사랑 속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두 사람이
왜 용감하게 떨치고 일어나 모든 사회적 관계를
끊어버리지 못하는 가,
왜 모든 굴욕을 달게 받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여 가장 큰 행복을
저버리게 하는가, 이다.
사랑의 빛은 누구나 날마다 보고 듣고 있으며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가슴 속에 그 빛을 지니고 있다.
쇼펜하우어 <사라지지 않는 빛, 사랑>
좋아하는 마음은 있으면서
그 것을 표현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다가가는 미숙한 사랑.
마음은 온종일 개울물 소리를 내며 출렁이건만
그 출렁거리는 소리의 십분의 일, 이십분의 일도
전달하지 못하는 서투름.
그래서 풋풋하고 순순하면서도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첫사랑이 아닌가 싶다.
도종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사랑은 구걸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강요해서도 안 되는 거구요.
사랑은 자기 내부에서 확신에 이르는 힘을
가져야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사랑은 끌려오는 게 아니라
끌어당겨지게 되는 거지요.
헤르만 헤세 <데미안>
좋은 옷보면 생각나는 거, 그게 사랑이야.
맛있는 거 보면 같이 먹고 싶고
좋은 경치 보면 같이 보고 싶은 거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거 있을 때
여기 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거.
그게 사랑인거야.
그건 누가 많이 가지고
누가 적게 가지고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닌 거야.
공지영 <착한 여자>
먼 세월 흘러 너를 우연히 다시 만나니
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너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러니 우리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겠구나.
사랑을 하여도 금세 이별이겠구나.
수천 번의 봄이 되풀이 되고 수억의 꽃봉오리 되고 져도
내가 있는 풍경 속에서 너는 늘 그렇게 슬플 거구나.
황경신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사랑의 비극은
그 것이 시간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현재의 애인과 함께 있을 때,
과거의 사랑을 대하는 무관심에는
특별히 잔인한 면이 있다.
오늘은 이 사람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희생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몇 달 후에는 그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길을 건넌다는 것은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창밖으로 불어가는 바람소리가 휘익 하고 들리더니
창문이 덜컥거렸다. 바람이 거세지는 모양이었다.
창밖의 플라타너스 이파리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사람도 나무처럼 일 년에 한 번씩,
죽음 같은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깨어나 연둣빛 새 이파리와 분홍 꽃들을 피우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는 누구나 여행자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여행을 온 것이다.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
이 여행을 마치고 떠나갈 때
나는 신 앞에 서서 이 것 하나만은 말 할 수 있다.
나는 여행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노라고,
그래서 늘 길 위에 서있고자 노력했노라고.
내 배움은 학교가 아니라 길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잘 가라, 내 사랑.
내가 너를 단단한 땅에 묻는다.
갈라진 땅에라도 튼튼한 뿌리를 내려라.
너에게 이제 슬픔은 없다. 슬픔은 지상에 남아있는 나의 몫.
너는 편안히 깊은 잠 속에 빠져야 한다.
스쳐가는 이들의 즐거운 발자국 소리가 너를 깨워도
눈 뜨지 마라, 다시는 지상으로 오르지 마라.
투명한 나의 눈물이 너의 마음을 두드려도 믿지 마라.
그 날, 너를 남겨둔 채 내가 서둘러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너를 버렸단다.
내 사랑, 잘 가라.
내가 너를 캄캄한 땅에 묻는다.
황경신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는 걸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사람이 마음 속의 어둠을 드러낸 흔치 않은 순간
눈을 돌려버리기는 쉽지만,
더욱 깊은 곳에는 갓난아기처럼 사랑스러운 것이 숨어있다.
내 자양분이 될 쓸쓸한 빛이 빛나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불륜과 남미>
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 버렸잖아요.
이병률 <끌림>
만나는 것하고, 죽어서 못 만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그도 나처럼 걸어 다니고
감기에 걸리고 옷을 갈아입고 목욕탕엘 간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누그러졌다.
애써서 달라진 건 없어, 내가 내게 속삭였다.
이젠 나와 함께가 아니고 다른 사람과 함께인 것뿐이야, 라고.
신경숙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 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당신은 어떻게 해요?
당신도 슬플 때는 울겠지요?
은희경 <그것은 꿈이었을까>
사랑은 말이야.
그리 쉽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진 않잖아.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보기에 누군가를 좋아 한다는 건,
자기 뜻대로 꿈을 이뤄내는 것처럼, 정말 대단한일인 것 같아.
뭐랄까,
내 마음인데도 누군가가 스위치를 켜지 않으면 on이 되지 않고
누군가가 그 스위치를 끄지 않으면 off가 되지 않는 거지.
좋아하기로 마음먹는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기로 작정한다고 싫어지는 것도 아니고.
요이다 슈이치 <동경 만경>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와
우리가 모르는 미래 사이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그래서 언제나 불안한 것이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중간.
그래서 나는 말했어.
"반이라도 알고 있으니 다행이야."
황경신 <모두에게 해피엔딩>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보고 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의 사랑이 깊어도 이유 없는 헤어짐은 있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어도 받아들어야만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무 노력 없이도 움직일 수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움직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 속에 있을 때, 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사람도 기억도 이렇게 흘러가는 것임을.
공지영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울지 마라,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앞으로 설명 할 수조차 없는 이별이 많아.
헤어져야 할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보다 더 많아.
다시는 못 만나는 것인 줄도 모르고 떠나게 될 때도 있을 텐데...
울지 마라.
신경숙 <J 이야기>
+시티홀 명대사
(참고로 조국 제꺼)
질투는 부끄러운게 아니에요
좀 쪽팔릴 뿐이지...
역사에서요
승리자의 기록이 역사거든요
어떻게 매번 다 이겨요
옳은 일엔 승리자가, 그른 일엔 패배자가
난 그럴거에요
바람은 피해갈 수 있지만
태풍 앞에선 속수무책이라는 걸...
몰랐던거죠
++ 쓰실 분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올려보는 자작글귀
좀 영악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난 차라리 멍청한 것이 낫다
아직은 청춘이 아깝잖아
불확신하기에 시끄러운 잡음에 흔들리는 것일테지
아무리 적막하고 황량해도 틈새에는 아직 네가 살고 있으니 도망가지 않아
진부한 몇 개의 단어들로 사람들을 증명하려 하기보단
그것이 있는 그 상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증명에서 벗어나도 어떠한 상처도 받을 수 없게
왜 단 한 번도 그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는가
완벽히 나만을 사랑한다는 생각을
어째서 의심하지 않았는가
착각은 언제나 망각을 만든다
화려함에 눈이 멀먼 정작 중요한 그 안의 다른 것은 보이지 않거든
너의 일생에 가장 따뜻한 한 점을 찍을 수 있다는
감히 내가 가졌던 오만한
자신감
무던히 애를 쓸 필요가 없었구나
결국 원점은 또 다시 당신이기에
덮을 수는 있지만 뒤집을 순 없다
지나간 것들은 그 자리에 두자
평범한 내 일상의 한 페이지를 찢고 들어온거야, 당신은
지나친 외로움, 턱없는 사랑들
부질없는 잔정, 돌아오지 않는 마음
알량한
기대심, 극단적인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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