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16년 7월 3일 일요일
*** 목적지; 한강변 (반포한강공원 - 여의도 한강공원 - 선유도)
*** 소요시간 ; 5시간 20분 ( 휴식, 중식 시간 포함)
*** 참석자; 이시관, 이형재, 유재윤, 이재호, 이혜연 (이상 5명)
*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다.
전에는 비가 와도 일단 모여서 출발했는데 비를 맞고 걷기도 싫고, 최근 집안일로 체력이 바닥을 치고 있어서 쉬고 싶었다.
하지만 약속을 했으니 어쩐다?
고민을 하다가 조금 편하게 일정을 바꾸면 어떨까 싶어 참석 의사를 밝힌 분들 의견을 들으니 다들 내가 제안한 한강변 트레킹에 찬동해 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 오전 10시에 고속터미널역 8-2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버스를 바로 타는 바람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심심해서 혼자 셀카를 찍으며 논다.
* 오전 10시 정각에 오신 이자문님, 그리고 아파트 건너편 마트 앞에서 기다리신다는 고문님까지 모두 5명이 만나 한강변으로 나가는 토끼굴을 지났다.
오늘 일정은 여기서부터 여의도를 거쳐 선유도까지 가는 일정이다.
대략 15km쯤 되겠지.
평지이니 그다지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날씨가 흐리고 강바람이 불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테고.
* 오늘 오신 분들 대부분 이렇게 걸어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
나는 여의도까지는 마라톤 연습 삼아 달려본 적이 있다.
어디든 그렇지만 계절에 따라 풍경이 많이 달라지기는 하지.
* 강변에는 운동 삼아 걷는 사람에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 가족끼리 놀러 나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오간다.
우리처럼 배낭을 둘러메고 걷는 사람은 없구만.
* 말 많던 세빛둥둥섬을 지나고 천사 날개를 만들어 놓은 곳에서는 천사가 된 양 사진도 찍고, 룰루랄라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볍게 걷는다.
*오랜만에 나오신 이자문님께서 커피와 와인 운운 하실 무렵 서래섬에 도착했다.
어차피 실실 걸을 예정이니 먹고 마시자고요.
우리를 힐끗거리며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무슨 상관인가?
*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주변을 돌아보며 걷는다.
메꽃, 애기똥풀, 금계국, 부처꽃 등등 장마철 비를 맞고 신이 났는지 환한 얼굴을 들이댄다.
산에서보다 더 많은 꽃을 만나며 걷는 길이다.
* 흑석동을 지난다.
흑석동 주변에도 쉴 곳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작은 공원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에게 여유를 만들어 주겠지.
* 한강 철교 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기차가 지나간다.
벌써 몇 개의 한강 다리를 지났더라?
손가락으로 꼽아본다.
* 12시쯤 여의도에 도착했다.
시간적으로는 점심시간이지만 간식을 먹어서 배는 아직 '빵빵'하다.
그런데도 잔디밭에 널린 중국집 광고지를 보시더니만 세트메뉴가 좋다며 자리를 펴고 싶어하신다.
이런 개미가 너무 많군.
* 개미 덕분에 조금 더 걷다가 편의점 앞에 도착했다.
편의점에서 2000원짜리 끓이는 신라면 - 여강길 걸을 때도 이렇게 먹었음 -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거기에 맥주가 빠지면 섭섭하지.
특별히 술에 대한 취향은 없지만 더울 때는 그저 맥주가 최고 아닌가.
* 천천히 점심을 즐긴 후 다시 배낭을 둘러멘다.
오늘 참석하지 않은 박총무는 카톡에서 사진을 보더니만 선유도까지 못 갈 것 같다는 부정적인 예측을 하지만 우리는 한번 발을 내딛으면 제대로 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한 고집 소리를 듣기는 하지요.
*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물놀이하는 아이들에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들, 그리고 강바람을 쐬는 어르신들까지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이 펼쳐진다.
그런 이야기를 하자 한강변을 공원으로 만든 것이 전두환정권 시절인데 그건 참 잘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와 유람선...
평화로운 풍경이다.
* 주된 임무가 무엇인지 망각하고 세금을 축내며 싸움만 잘 하는 국회의사당 건물을 지나니 요트장도 나온다.
여의도 끝자락에 요트장도 있었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요트 가진 분 안 계신가요?
덕분에 요트 한번 타보고 싶은데요.
* 영등포생태순환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이런 길도 있었군.
기생초, 개망초, 꼬리조팝나무 등등 아는 풀과 나무 이름을 중얼거려 본다.
몇 개 안 되네.
억지로 기억했다 또 잊고 다시 찾아보고...
그렇게 서너 번 하고 나야 겨우 머리에 입력이 되는 거지.
* 드디어 여의도를 지나 양화지구로 들어선다.
선유도가 멀지 않다.
하늘이 흐리고 간간이 바람이 불지만 장마철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다.
가볍게 생각하고 칠부바지를 입었더니만 한창 성이 난 풀에 쓸린 다리 부분이 가렵고, 쓰리고, 붓고...
뭐, 어쩌겠나. 내 잘못인걸.
* 양화대교에서 선유도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나 왈가왈부 하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으니 강력하게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선유교까지 갔는데 알고 보니 멀쩡히 있었는데...
* 정수장을 최대한 살려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선유도공원에도 사람들이 많다.
정수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에는 연꽃을 심어 놓았고 곳곳에 미루나무, 자작나무 등등 큰키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었다.
강 건너편을 볼 수 있도록 북쪽으로는 仙遊亭이라는 정자도 만들어 놓았고.
* 한번 휘익 돌아보고 잠깐 쉰다.
아무 말씀이 없으신데 모두들 얼른 시원한 맥주집으로 가시고 싶은 표정이다.
그럼 그래야지요.
선유도역 방향으로 걷다가 깐부치킨집을 발견했다.
다른 곳은 아직 문을 안 열었는데 다행이네.
* 그곳에서 5명이 닭 한 마리 시켜 놓고 500cc 맥주를 9개쯤 마셨나?
그래도 다들 안 해 보던 강변 트레킹에 만족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선유도 공원을 방문한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말씀.
기분좋게 트레킹과 뒤풀이를 마치고 선유도역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제 비가 와도 되겠네.
첫댓글 해내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색다른 트레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