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大德山)의 대덕(大德)은 큰 덕(德)을 베푼다는 뜻이다.
미약한 능력의 인간은 아무데고 기댈려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산이 우리에게 큰 덕을 베풀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이러한 작명을 하게된 게 아닐까?
그래선지 한국전쟁 때 수리밭골에서 국군과 빨치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사망자가 한 명도 없어 대덕산이 덕을 베푼 게 틀림없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기대의 대덕산은 우리나라에 참 많다.
가장 높은 강원도 태백의 대덕산(1,307m)과 백두대간의 무주 대덕산(1,290m)을 포함하여 크고작은 대덕산이 많이 있다.
바로 인접한 천반산 앞 죽도 남북에도 두 개의 대덕산이 또 있다.
마을 사람들은 죽도 북쪽에 있는 산줄기 전체를 대덕산이라 부르고, 대덕산의 정상은 지도에 ‘고산’으로 표기된 고산봉(鼓山峰 875m)으로,
또 서쪽에 솟은 봉우리는 감투봉(838m,탕건 형상)으로 불러야 옳다고 한다.
고산봉은 옛날 이 산에 있었던 사찰에서 북(고鼓)소리를 들었다는 의미이며, 깃대봉은 일제강점기때 깃대를 꼽고 측량을 했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산줄기는 백두대간 백암봉에서 덕유산 향적봉으로 뻗어 나온 덕유지맥이 두문산~봉화산을 거쳐 북으로 뻗어나가고,
남서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산줄기가 국사봉을 지나 대덕산 고산봉을 솟구친 뒤 용담호로 숨어든다.
물줄기는 금강의 원류인 진안천과 덕유산에서 발원한 구량천이 죽도에서 합류하여 금강을 이루어 서해로 흘러든다.
극심한 가뭄으로 물줄기가 약한 고산골 계곡은 그래도 맑은 계류를 간직하고 있었고,인적없는 등로에 맺혀있는 새콤한 산딸기가 지천이다.
고산골의 여염집같은 대덕사는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70년 창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한다.
한마음산악회는 용담호 인근의 지장산과 천반산을 답사한 바가 있다.
천반산과 죽도는 정여립과 관련한 전설이 스며있는 곳.
산릉에서 내려다 보는 구량천의 태극 물줄기와,차로 귀환하면서 바라본 용을 닮은 용담호의 풍광은 낮은 저수량과 궂은 일기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기만하다.
덕유지맥(德裕枝脈)은 백두대간 덕유산 백암봉에서 산줄기가 분기하여 덕유산 향적봉(1614m), 두문산(1051m). 탕건바위(669m), 어둔산(679m), 봉화산(885m), 버드산(511m), 구리골산(658m), 멀봉(651m), 마향산(730m)을 거처 무주군 무주읍 무주 남대천에서 맥을 다하는 금강, 남대천 남쪽 32km 산줄기다.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와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익산포항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진안IC'에서 빠져나간다.
마땅한 지형지물이 없어 네비의 주소창에 '전북 진안군 진안읍 가막리 산2-3'을 입력하여 들머리인 '죽도고개'에 멈춘다.
들머리는 50여m 아래의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곳.
우리 버스는 왕복 2차선에서 U턴 할 수 있는 공터(승용차 서너대를 댈 수 있는 공간)에 차를 댔다.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날머리인 세동마을(전북 진안군 상전면 구룡리 산124-23)에서 대기할 것이다.
천반산 방향으로 휴양림과 천반산 등산로 2km안내판이 붙어 있고...
우리 차 뒤로 휘도는 지점에 들머리인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알 수 없는 이유로 사진꼬라지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
등산로 푯말
죽도고개를 올라서자 산길은 산사면을 비스듬히 돌더니...
능선에 올라 붙는다.(이정표에 깃대봉 정상이 4.6km)
도중에 만난 이정표에서 깃대봉 정상까지의 거리가 5km임을 확인한다.
진행방향으로 능선의 휘어진 등줄기 끄트머리에 살짝 고개를 내민 봉우리가 정상일 것.
바로 아래의 흰 바위덩어리는 병풍바위라 불리는 암벽지대.
다시 우리가 타고가야 할 깃대봉 능선.
비탈진 가파른 구간에 언제 놓았는지 썩은 나무계단이 놓여져 있어 조심조심.
좌측 바위밑으론 낭떠러지.
시야가 트이면서 좌측 구량천 죽도유원지 건너로 또하나의 대덕산(602m)이 불끈 솟아 있다.
구량천 너머 우측으로 천반산이 보이고...
그 왼쪽으론 굵직한 산맥이 희미한 공제선(空際線)을 긋는다.
가뭄이 너무 심하여 구량천도 겨우 실핏줄같은 물줄기만 힘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부터 일기예보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하였지만 애먼 예약할 일일회원들만 떨쿠었을 뿐 뿌연 개스만 가득하다.
이왕 늦게 시작할 양이면 산행을 마친 후에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병풍바위에서 돌아보니 우리가 올라온 능선 끄트머리로 천반산이 보인다..
밧줄을 잡고 올라서서...
이제는 완전 트인 조망을 누린다.
중앙의 천반산을 좌에서 우로 빙 둘러 산행한 적은 불과 2년 전이였다.
우리가 올라왔던 능선 우측 계곡이 빨치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사망자가 없었다는 수리골이고,그 너머 봉우리가 602m의 대덕산.
멀리 진안군 너머 부귀산인가?
천반산 우측으론 덕태 선각산 라인인가?
뿌연 개스를 애서 걷어내며 좌측 끄트머리쯤 대간과 남덕유의 윤곽이 드러날만도 한데...
빗방울이 돋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기 싫을 참이면 조금만 참아주면 될 것을...
점심자리에서 막걸리도 한 잔 곁들인 뒤...
정상에 올랐다.
좌로 꺽어 고산골 방향으로...
5분쯤 진행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곧 '고산골1갈림길'을 만나지만 패스다. 우리는 두번째 '고산골2갈림길'에서 내려설 계획이기 때문.
'고산골1갈림길' 이정표의 다른 각도.
그리곤 수더분한 숲길을 따라 걷노라니...
누가 이렇게 분재를 가꾸어 놓았나? 베어진 나무 그루터기의 복판에 어린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 베어진 나무의 자손인지,아님 다른 수종의 씨앗이 떨어져 자라는 다른 나무인지...
돌아보니 정상은 이제 제법 멀어졌다.
두번째 갈림길인 '고산골2갈림길'이다.
이 두 번째 '고산골2갈림길'에서 우리는 우틀하여 내려간다. 앞서간 일행 다섯명은 감투봉과 쉰질바위를 지나 대덕산(592m)을 향해 갔다.
가파른 내림길의 낙엽 밑엔 썩은 나무계단이 방치되어 있어 조심조심 내려간다.
나무계단은 이제 수명을 다했고 더 이상 쓸모가 없다.
산수국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하산 등로엔 이끼낀 너덜이 조심스럽다.
등로 우측으로 아까의 첫갈림길에서 내려오는 길(안내판엔 '작은 두루미'라고 적혀있다)을 만난다.
이끼 낀 계곡엔 오랜 가뭄으로 물이 완전히 말라있다.
농가월령가에서 "산중간학(山中澗壑)에 빙설(氷雪)이 남았다고 하였는데,대덕산에 둘러싸인 개울물(간澗)과 골짜기(학壑)는 오랜 가뭄으로 인하여 이끼만 잔뜩 끼여있다.
포장 임도에 내려선다. 우리 차가 대어있는 세동마을은 3km의 거리.
돌아본 내려온 길엔 간이화장실이 있다.
임도 좌측으로 이제 막 익기 시작하는 산딸기. 유난히 혈매가 작은 이 산딸기는 한웅큼 입에 털어 넣으면 단맛이 아주 강하다.
큰까치수염(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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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꼬? 흡사 산딸기를 닮았는데,자료를 확인해 보니 산딸기를 닮아 이름이 산딸나무라 한다.
따먹어 보니 맛이 달콤하다고 한다. 못먹는 열매라고 하니 '엄산'은 크웩크웩 캑캑하고 뱉아댄다.
고산골은 피서철이면 많은 피서객이 몰려들 게 분명하다.
마치 여염집 같은 대덕사.
처마 아래엔 원통전(圓通殿)이란 현판이 달려있다. 빗줄기는 내내 조금씩 내리고...
왼쪽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저 도드라진 암봉은...
쉰질바위인가?
다리가 있는 고산골 입구 이정표엔 '쉼질바위'라고 적혀있다. '쉰질바위'란 50명의 키 높이만큼 높은 바위를 말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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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밑으로 내려가 계곡수에 머리를 담근다. 달아 올랐던 열기가 급강하 한다. 그제사 명경처럼 맑은 계곡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이 맑은 물은 용담호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용담호를 휘도는 포장도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용담호를 좌측 겨드랑이에 끼고 1.5km정도를 걸어야 한다.
풀숲에 있는 이정표와...
안내판.
크게해서...
산행길잡이도 살펴 본다.
포장도로를 걸어 나오며 돌아보니 쉰질바위가 우뚝하다.
이 포장도로는 소형차들은 얼마든지 통행을 할 수 있지만 대형차들은 통행을 할 수가 없다.
당겨본 쉰질바위. (지팡이를 계곡에 두고와서 10여분 시간을 지체)
오랜 가뭄으로 저수량이 적은 용담호. 멀리 길다란 월포대교가 보인다.
살짝 당겨본 월포대교
다시 돌아본 쉰질바위.
이제 용평대교가 보인다.
꾸불꾸불 용담호가 생긴 모양대로 휘어지고 구부러진 도로를 오르막 내리막 번갈아가며 걸어야 하니 여름철 산행 후반이 제일 난점이 되겠다.
30번 도로가 지나가는 귀퉁이에 우리 차가 보인다.
우리 차가 기다리는 곳에...
또다른 등산로가 안내되어 있다.
건넘산을 지나서 대덕산 정상으로...
안내판.
대덕사는 1.8km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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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떨어지는 날 빈 농가에 자리를 잡은 우리 팀.
집뒤에는 간이 상수도시설이 아주 잘 돼 있어 씻기에도 좋다.(다만 깨끗이 사용하여 탈 없이 하는 건 기본.)
산중간학(山中澗壑)은 물론이고 용이 똬리를 틀고 있는 용담호(龍潭湖)에도 저수(貯水)량은 거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그 새 비는 멎어있고...
귀가할 채비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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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개망초와 어우러진 이 노란 꽃의 이름은 '원추천인국(루드베키아)'.
'영원한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꽃말을 가지고 있고, 북미가 원산지란다.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의 산간 오지)중에서도 오지마을인 구룡리 세동마을 (전북 진안군 상전면 구룡리 산124-23)
정학유(1768-1855)가 지었다는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유월령(六月令)을 음미한다.
-----<상 략>-----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 있구나 /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
오조 이삭 푸른 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
일로 보아 짐작하면 양식 걱정 오랠소냐 /
해진 뒤 돌아올 때 노래 끝에 웃음이라/
자욱한 저녁 때는 산촌에 잠겨 있고 /
달빛은 아스라이 발길을 비추누나
-----<후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