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연극을 보고나서도 소묘가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연극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갑자기 소묘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찾아봤더니..형태와 명암을 위주로 하여 단색으로 그리는 그림을 뜻하더군요..
이러한 의미로 연극의 제목을 생각해보니. 사랑에 관해서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한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묘의 뜻을 진작 알고 봤으면 좀 더 잘 봤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5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4번째 이야기만 다소 우울한 내용이고 모두 밝은 사랑 이야기였는데, 여러가지 있을만한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먼저 첫번째 이야기 35살인 초등학교 동창 노총각, 노처녀가 서로 티격태격거리면서 서로 마음을 여는듯한 내용이였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tv드라마에 나왔던 유행어를 섞어가면서 느끼하게 말하던 남자배우와, 정말 말많고, 잘 따지고, 흥분잘하는 여배우의 싸움아닌 싸움에서 저렇게 드는 정이 오래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여배우의 대사, 행동, 표정 등은 시선을 고정시킬수 밖에 없게 만들더군요.. 서로를 인정해주면서 자존심때문에 먼저 다가가지 못하다가, 점점 마음을 열면서 가까워지는 사랑..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박문자씨가 가장 멋있던 것 같습니다. ^^)
두번째 이야기는 두 개의 방에 서로 다른 분위기의 남자와 여자가 등장했는데, 사랑에 실패하고 자살을 할려는 여자와,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남자가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이야기였습니다. 자살을 할려는 여자에게 다소 푼수끼가 있어, 웃으면서 연극을 보긴 했지만.. 다소 우울하긴 했습니다. 사랑을 시작할때는 분명 모두들 남자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일 것인데, 그런 모습이 끝까지 가지 못하고, 그 여자처럼 자살까지 생각하는 상황이 벌어지는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듯 싶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전라도 부부 이야기였는데, 약간은 아직 철이 덜든 듯한 남편과, 그런 남편을 믿고 사랑하는 부인의 사투리 대사가 정말 정겨웠습니다. 특히 남자배우의 사투리는 예전 '목포는 항구다' 영화의 차인표씨와 비슷한 느낌이였습니다. 사고를 치고 도망을 온 남편때문에 고생하면서도 그런 남편을 믿는 부인과, 그런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는 듯한 남편의 모습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네번째 이야기는 가장 우울한 이야기였습니다. 항상 죽음이 깔린 내용은 우울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죽음을 앞둔 한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어찌보면 tv드라마에서나 많이 봤던 내용같은데, 내가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우 불안정한 정서 상황에서 때론 침착함을 유지하다가도, 툭하면 흥분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싫어지고..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헤어지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지만 어쩔수 없이 헤어지는 상황은 언제 보아도 정말 안타까운것 같습니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다른 상황의 늙은 부부는 아니고, 연인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연인이라고 하기까지는 좀 이른 느낌은 있으나, 어쨌든 사랑하는것은 나이와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건 늙은 부부 이야기에서도 그랬지만, 혼자 외롭게 살고 계시는 어른들이 새롭게 살아보겠다는데, 왜 자식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식들이 절대 반대할 입장은 못되는 것 같은데, 그리고 주위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을것 같은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아직 사회분위기가 그런데 익숙치가 않은 듯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할머니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말 나이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번째 보는 연극이었습니다. 전에 보고 이렇게 빨리 다시 연극공연을 보게 될줄은 생각을 못했는데, 어쨌든 하나 확실한 건 좋은 연극을 보는 것도 삶의 즐거움이란 생각입니다. 연극이란게 생각보다 정말 재밌고, 좋은 것 같습니다. 단지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다는 것과, 돈이 좀 비싸다는 것..이 두가지가 너무 크게 걸려 보는게 좀 힘들듯 싶은데... 연극이라는 문화를 새롭게 알게 된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맞아 돈이 좀 비싸 아무리 깍아도 우리에겐 흠
비싼 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지는 않으신지..^^; 이제 연극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할 것같애요..헤헤헤~
감사합니다...박문자 입니다... 연극 많이 사랑해 주세요...